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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유럽여행기 (2/12, 영국)


여행지 : 런던, 내셔널 갤러리, 국회의사당, 오페라의 유령, 타워 브리지
여행일 : 2003/08/01


터키에서 영국으로 ‘날아’가는 길, 조금은 작은 비행기에 오른다.
구름을 뚫고 적정고도에 이르기까지의 흔들림이란... ^^;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팔걸이를 힘껏 움켜쥔다.


트라팔가 광장에서터키를 출발한 비행기가 영국, 그러니까 런던에 착륙할 때 창 너머로 흰색 콩코드기가 두 대 보인다.
날렵하게 생긴 삼각형의 날개가 인상적인, 마치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처럼 앙증맞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손만 뻗으면 잡힐 듯이 친근해 보인다.


다음날 아침부터 본격적인 런던관광을 시작했다.
먼저 트라팔가 광장에 도착한다. 흐린 날씨에다 아침이라지만 벌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한가로이 노니는 비둘기 모습처럼 여유롭게 보인다.
광장 중앙에는 위치한 널찍한 분수와 함께 넬슨 제독의 기념탑이 있다. 마치 서울을 지키고 선 광화문의 이순신 할아버지 동상처럼 템스강을 내려보며 런던을 수호하는 듯한 모습이다.


내셔널 갤러리우리는 트라팔가 광장 위에 위치한 내셔널 갤러리로 향한다.
건물도 무지 크거니와 전시된 그림도 상당한 분량이다. 빠른 걸음으로 둘러보는 데만도 두어 시간, 만약 그림에 남다른 식견이라도 있었으면 하루 죙-일, 감상해도 모지랄 판이다.


특히 고흐, 렘브란트의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고흐의 그림은 사진에서 볼 때와는 다른, 신경질적으로 휘갈긴 듯한 거친 필체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꿈틀거리며 올라가는 나무와 작열하는 태양, 캔버스에서 느껴지는 태양의 열기가 온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이랄까. 몇 작품 없었지만 죽음이 다가올수록 고흐의 거칠고, 투박해져가는 필치를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또한 렘브란트의 그림은 ‘렘브란트-빛과 혼의 화가’라는 렘브란트의 '예순셋의 자화상'어느 핸드북의 제목처럼 ‘빛’이라는 수식어가 딱 들어맞는 느낌이다. 어둑어둑한 공간, 그 속에 흐르는 한줄기 빛을 예리하게 찾아내어 그림에 옮겨놓았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론 어둡지만 그 중심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의 주인공처럼 언제나 빛난다.


미술관을 둘러본 뒤 국회의사당으로 발길을 돌린다. 많은 인파와 함께 우리를 맞이한 것은 의사당 북쪽에 위치한 시계탑, 빅벤이다. 책에서 많이 봐왔던, 너무 유명한 시계인지라 내가 차고 있는 전자시계 이상의 감흥으로는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의사당 외벽의 현란함은 보는 이마저 아슬하게 하게 만든다. 취객이 던진 돌맹이에 장식이라도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만큼 섬세하고 예리하게 조각된 벽면은 공관치고는 지나치게 사치스럽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사당과 템스강을 돌며 런던의 정취를 찬찬히 느끼며 도착한 곳은 왕의 대관식 같은 중요한 의식이 이뤄지는 곳이자 영국을 빛낸 수많은 명사들의 묘지와 기념비가 있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다.
중앙 홀을 제외한 대부분의 벽과 바닥이 묘지와 기념비로 이뤄져 있어 조금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또한 생전의 지위와 권세를 뽐내기라도 하듯 저마다의 장식들로 정성스럽게 꾸며져 있다. 하지만 나와는 별 관계가 없는 ‘딴나라’의 선조들인지라 별 감흥 없이 무덤덤히 지켜볼 뿐이다...


성당을 나와 버스를 타고 피카딜리 서커스, 옥스퍼드 거리를 구경한다. 거리에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들이 생활을 하고, 관광을 하며 섞여있다. 도로에는 영국의 명물인 블랙캡이라 불리는 검은색의 택시도 보이고, 붉은색으로 색칠된 2층버스도 다닌다.
사람들만 보고 있어도 세계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마치 여행 잡지의 삽화 속이라도 들어온 느낌이다. 하지만 외국이라는 이질감보다는 “너거도 우리처럼 잠자고, 똥 누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인지 동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거리를 둘러본 후 우리는 영국을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 그 유명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런던시내를 하루 종일 돌아다녀 피곤한 몸인데다 저녁 식후의 졸음도 만만찮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이 갖는 역동성은 잊을 수가 없다.


오페라의 유령

어둠 속, 지그재그로 연결된 다리를 통해 미로 같은 오페라극장 지하로 크리스틴을 납치해 도망가는 유령, 그리고 그 테마음악...
"In sleep he sang to me~ In dreams he came~"
그리고 납치된 크리스틴과 유령을 좇는 에릭. 그 긴장되고 애절한 순간에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아직도 귓가에 들려오는 듯 선명하다. 또한 이들 세 명의 연기와 노래를 받쳐주는 무대장치와 수십 명의 엑스트라들.


감동...
3층 구석자리에서 본 뮤지컬이었지만 그 감흥만은 어떤 런던여행보다 ‘찐’하게 다가온다. 책(오페라의 유령-가스통 르루)에선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상상이 눈앞에서 펼쳐졌고 감미롭고 애절한 사랑이 눈과 귀를 흥분시켰다.
또한 극장에 비치된 조그만 망원경을 통해서 본 배우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자신의 배역에 몰입해서 뮤지컬과 하나가 되어가는 그 진지함, 그 모습이 아주 인상 깊게 다가왔다.
‘오페라의 유령’에게 박수를 보낸다.


유령을 즐긴 뒤 타워 브리지의 야경을 보러갔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다리면서 부산의 옛 영도다리처럼 ‘八’자 형태로 열리기도 한다. 런던의 상징으로서 화려한 조명을 통해 밤마다 새롭게 피어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실물보다 사진빨이 더 잘 받는 다린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행한 조카가 디지털카메라까지 부셔가며 찍은 야경이 오히려 더 멋지게 보인다....


타워 브리지 야경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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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
등록일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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