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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울릉도 트위스트 (3/4)


여행지 : 송곳봉, 천부, 나리분지, 성인봉, 도동
여행일 : 2004/07/22


일정(3/4)


아침은 간단히 우유로 때운다. 도심에서 먹을 때완 달리 싱싱하고 부드러운 향이 그대로 전이되는 느낌이다. 자연과 가까이 있어 그런가?
먼저 현포항 방파제로 가서 공암(코끼리 바위)를 본다. 어느 바위가 이보다 절묘할 수 있을까! 동해바다에 코를 박고 물을 들이키는 코끼리의 형상은 귀부분의 하얀 암석과 어울려 그 사실감을 더한다. 지난 이틀간의 여독이 채 가시질 않아서인지 그 모습이 더욱 시원해 보인다.
“코끼리 아저씨! 힘껏 들이켰다가 여기도 한번 쏴-아 하고 뿌려주세요~”


공암(코끼리 바위)

송곳바위와 추산일가공암을 감상하며 현포항의 노인봉을 돌아서자 이네 송곳바위가 눈앞을 ‘찌르며’ 가로막는다. 울릉도 관련 사진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톱 모델(?)로 지층을 뚫고 울릉도를 고정시키려는 압핀의 끄트머리처럼 빛나 보인다.
그리고 그 예각의 동쪽절벽 중턱에는 추산일가라는 숙박업소가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잔잔한 바다와 묘하게 어우러지는 송곳바위의 경관을 독점하려는 듯 위세 좋게 선 모습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하지만 저곳에서 한번 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


이렇게 울릉도를 느끼며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해군초소와 경계병들이 가끔 보인다. 어쩌면 모두 도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경계업무긴 하지만 하루 종~일 바다만 보고 있으니 말이다. 일종의 면해수도(面海修道)랄까... 나는 수많은 도인들을 무심한 척 지나친다.


천부에 다 왔을 즈음 도로변에 웬 사우나 같은 곳이 보였다. 그때 한 아주머니가 “저 짐바라... 여와서 쉬다가 가요, 숸~하니까...”하고 날 부른다. 뭔가 하고 가보니 더위에 찌든 눅눅한 옷을 시리게 할 정도의 차가운 바람이 거짓말처럼 나오고 있질 않던가!
바위틈으로 지하의 찬 공기가 새어나오는 풍혈이라는 곳인데 바깥의 폭염을 피한 잠깐의 시간이지만 여기가 바로 극락이요, 천국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았다.


울릉도의 투막집천부의 천국을 뒤로하고, 울릉도의 기원이 되는 옛 분화구, 나래분지로 향한다. 지그재그로 포장된 길에선 하늘 가득한 더위와 이제껏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느낌이지만 한발 한발 땅바닥에 찍히는 내 땀방울을 보면서 걷는다. 그렇게 제법 올라왔는가 싶었을 때 펼쳐지는 분지는 사방이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요새처럼 아늑하고 평화스러워 보였다. 단 한쪽 구석을 차치하고 있는 공군기지를 제외한다면...


울릉도 전통 주택이던 너와집과 투막집을 잠시 둘러보고 인근 수돗가에서 물을 보충한다. 크아... 대기의 온도에 비해 너무나도 시원한 물, 머리를 몇 번이고 감아본다. 그 차가움에 다리마저 얼어버린 듯 꿈쩍하질 못한다. 아니 꿈쩍하기도 싫다. ^^
성인봉을 오르기엔 약간 부족한 듯한 시간이었지만 그렇다고 나리분지에서 일박을 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다. but... Go! 하산하는 길이 야간산행이 되더라도 일단은 Go다! 우리들의 잠언(?) 중에 ‘못 먹어도 고’라 말하지 않던가!


성인봉에서평탄한 길을 따라 산보하듯 성인봉을 향했다. 성인봉은 거대한 벽처럼 다가오지만 평이한 등산로는 좀처럼 올라갈 기미가 안 보인다. 그렇게 2Km 정도 걸었을까 신령수(약수)를 지나자 갑자기 경사가 심해진다.
60도 이상의 비탈길을 쉼 없이 올랐다. 무거운 배낭에 중심을 잃을까 로프를 잡고 한발 한발... 조금씩 하늘이 보이는가 싶더니 능선길이 보이고 조금 더 걷자 성인봉이 나타났다.
아~ 성인봉(984m), 한반도의 동쪽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 그 섬에 올랐다... 북쪽으로는 좀 전에 지나왔던 나래분지와 송곳봉이, 남쪽으로는 저동항과 어선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태양은 여전히 뜨겁지만 사방이 막힘이 없으니 산행의 땀방울을 다 날려버릴 듯 시원하다.
그리고는 동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거기에는 당연히 우리들의 섬, 독도가 있다. 시야가 흐려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눈에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리라. 내 마음속에서 두개(동도, 서도)의 바위섬이 솟아나는 걸 알 수 있었다.


해가 사그라지고 있었으므로 서둘러 도동 방면으로 내려온다. 무릎에 무리가 안가도록 조심조심하면서 긴- 하산을 했다.
도동에서 민박을 잡고 땀을 대충 씻은 다음 물집과 근육통에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인근 식당으로 간다. 오징어 불고기에 소주 한 병! 그것도 혼자서... 주위의 시선을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된다.

분류 :
자연
조회 수 :
2001
등록일 :
201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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