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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A Day No Pigs World Die)


지은이 : 로버트 뉴턴 펙 (Robert Newton Peck)
옮긴이 : 김옥수
출판사 : 사계절 (1994/01/25)
읽은날 : 2009/07/31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바로 아버지가 죽던 날이었다. 평생 돼지 잡는 일을 했던 아버지의 마지막 날이었기에 그날은 아버지의 동료들까지 돼지 잡는 일을 쉬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아버지(로버트 헤븐 펙)는 버몬트에서 돼지 도살장에서 일하며 농사를 짓고 소, 돼지를 키우며 살았다. 글자는 몰랐지만 세이커 교도로서 성실하고 검소하게 생활했다.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며 한평생을 버몬트의 농부로 살았다.
아버지가 죽기 몇 해 전, 이웃인 태너 아저씨에게서 송아지의 출산을 도와주고 선물 받은 돼지, 핑키를 아버지와 함께 도살했다. 내(로버트 뉴턴 펙)가 정성들여 키운 돼지인데다 가축박람회에서 '가장 예의바른 돼지에게 주는 일등상'까지 받은 녀석이었다. 덩치는 커지고 먹는 양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발정이 나질 않아 새끼를 갖지 못했기에 더 이상 그냥 놔 둘 수는 없다고 했다. 눈이 소복이 내린 다음날 아침, 슬픈 일이지만 아버지와 나는 침묵 속에서 그 일은 처리했다.
“어디든지 나를 그렇게도 따라다니던 귀엽고 깔끔한 하얀 핑키, 처음으로 나에게 주어졌던 유일한 소유물. 내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던 유일한 친구. 하지만 핑키는 더 이상 이곳에 없다. 한순간에 눈과 섞여 축축한 진흙탕이 돼 버린 피범벅뿐이었다.”


모든 것에 운명이 있듯 아버지도, 핑키도 결국 떠나버렸다. 이젠 이 농장을 가꾸고 어머님을 돌보는 일을 혼자 힘으로 해야 한다. 세월의 흔적이 짙게 베인 아버지의 연장으로 농장 일을 꾸려나가야 한다.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는 푹 주무세요. 일어나지 않으셔도 돼요. 내가 아빠 일까지 다 할게요. 더 이상 일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푹 쉬세요.”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아버지는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최고의 방법을 선물하셨다. 언젠가는 아버지가 그러했듯 나에게도 성실한 땀 냄새가 짙게 베어날 것이다.


- epilogue
학생 생일날 선물하기 위해 구입해 놓은 책이다. 매번 선물을 하지만 제대로 읽는 경우는 몇 번 없는 것 같아 내가 먼저 읽어보고 전해주고자 했다. 텔레비전 미니시리즈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화려하고 극적이진 않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잔잔함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껍데기 속에 감춰진 진실함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분류 :
외국
조회 수 :
5271
등록일 :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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