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지리산 편지


지은이 : 정도상
출판사 : 미래 M&B (2001/08/06)
읽은날 : 2001/10/10


지리산 편지 지리산... 얼마나 반가운 이름인가...
비록 태어나지는 않았으되 묻힐 때는 그 뼛가루라도 뿌려두고 싶은 산, 내 마음 속 고향집 같은 산, 언제나 포근하고 따신 어머니 같은 산...
마음은 항상 그녀와 함께 있지만 몸은 언제나 함께 있을 수 없기에 이 책을 통해서나마 그 정취를 느껴보려 한다.


'운서'라는 대상에게 쓰는 지리산에 대한 편지 형식의 글들...
어쩌면 '운서'에게 말하는 '지리산' 이야기가 아니라 '지리산'에게 말하는 저자(정도상) 자신의 독백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음, 그리고 사회 속에서의 한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부딪혔을 자신 내면으로부터의 갈등과 고뇌. 이런 이야기들을 지리산이라는 대상을 통해 풀어놓는다.
그래서,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틀 속에 자신을 가두기보다는 자연을 통해서 지리산의 넉넉함을 배우고자 하는 지은이의 마음가짐이 좋아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앞표지 뒷면에 씌어진 지은이의 소개를 보게된다.
문장 곳곳에 자연의 냄새는 솔솔 풍겨나지만 어찌 보면 이 책은 자연 속에서 씌어졌다기 보다는 자연 밖에서 자연을 그리워하며 씌어진 글인지라 '시골' 토박이로 자연 속에서만 살아온 이들에 비해 도심지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오히려 각별히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주자주 지은이를 다시 보게 된다.
지은이 어떤 사람인지? 정도상? 어디서 태어났지? 학교는 어딜 나왔고, 어디서 살고있지? 얼굴은 어떻게 생겼지?
조금은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그 단단함 속에 자연이 숨어있을 줄이야...


하지만 어떤 부분은 지나치게 격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개인적으로 지리산을 바라본 것일까... 조금은 무거운 느낌. 물이 흐르고, 산들바람이 부는 평온하면서 고요한 모습의 지리산도 우리에겐 또 다른 기쁨인데...


"천왕봉에 서니 이상하게도 판문점이 맨 먼저 떠오릅니다..."라 이야기한다.


어쩌면 '자연' 앞에서 자학하며 늘어놓는 너무도 커다란 짐이 아닐까하는 생각...
나는 전쟁을 격은 세대도,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세대도 아니다. 굳이 말을 하자면 X세대와 컴퓨터게임으로 대변되는 세대라 말할 수 있다. 그만큼 지난 시절의 역사적 무게감을 몸소 느끼기엔 다소 시간적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갖고 있는 역사적 인식을 부풀려 포장하거나, 그 포장을 통해 '역사의식'을 남에게 보여주려 해서는 안될 일. 중요한 건... 항상, 어떤 상황에서건 '역사와 민중'을 운운하며 자신이 짊어지지도 못할 거대한 무게만을 짊어진 '척' 가식으로 세상을 이야기하는, '앙꼬없는 껍데기'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리라...
물론 민중의 고통과 기쁨이 담긴 '역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나 함부로 사용하는 건 아닌지... 너무 사물을 확대 해석하고 포장해서 그 본 의미를 왜곡하는 건 아닌지... 무엇이건 '역사성'을 부여해야만 그 사물이 가치가 있어지는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산을 산으로, 물은 물로 볼 수 있는 '사심' 없는 '동심'이 필요할 수도...


지리산 편지...
글 속에 나타난 이런저런 생각들로 인해 "편지 읽기"가 계속 늦어졌다.
하지만 그 '느림'이 좋았다. 손에 든 즉시 읽어치우는 '잘 넘어가는' 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몇 번이나 책장을 덮어야 느낄 수 있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여유와 멋이 느껴진다.
마치 지리산을 오를 때의 그 느낌처럼...

분류 :
산문
조회 수 :
3890
등록일 :
2011.04.27
00:35:21 (*.182.220.169)
엮인글 :
https://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59&act=trackback&key=1b8
게시글 주소 :
https://freeismnet.cafe24.com/xe/65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98 산문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freeism 8556   2011-05-09 2011-05-09 23:35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지은이 : 박완서 출판사 : 현대문학 (2010/08/02) 읽은날 : 2010/10/22 그녀의 글에는 전쟁의 무서움과 자연의 풋풋함,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공존해 있었다.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  
97 산문 그건 사랑이었네 - 한비야 freeism 8391   2011-05-09 2011-05-09 22:48
그건 사랑이었네 지은이 : 한비야 출판사 : 푸른숲 (2009/07/06) 읽은날 : 2010/02/20 한비야 님의 책은 처음이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 그 존재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처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었다. 눈앞에...  
96 산문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 최순우 freeism 8197   2011-05-09 2011-11-23 10:20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지은이 : 최순우 출판사 : 학고재 (2002/08/10) 읽은날 : 2010/11/29 "최순우 님의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말한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을 ...  
95 산문 카일라스 가는 길 - 박범신 freeism 8066   2011-05-09 2011-05-09 22:58
카일라스 가는 길 지은이 : 박범신 출판사 : 문이당 (2007/10/20) 읽은날 : 2010/05/25 카일라스, 그보다는 '성산 카일라스'라는 이름으로 뇌리 속에 각인되어 있는 산. 몇 해 전 방송된 다큐멘터리(SBS스페셜(2006년), <신으로...  
94 산문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한비야 freeism 8057   2011-05-09 2011-05-09 23:52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지은이 : 한비야 출판사 : 푸른숲 (1999/11/11) 읽은날 : 2010/12/20 # 1. 한비야 한비야, 그녀가 우리 땅에 섰다. 전라도 해남에서 강원도 민통선까지의 도보여행을 통해 6년간의 세계여행을 마무리...  
93 산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 파커 J. 파머(Paker J. Palmer) freeism 7984   2012-05-07 2020-03-15 15:21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지은이 : 파커 J. 파머(Paker J. Palmer) 옮긴이 : 홍윤주 출판사 : 한문화(2001/12/18) 읽은날 : 2012/05/06 오래전에 어느 블로거가 남긴 평을 보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  
92 산문 독서 - 김열규 freeism 7563   2011-05-11 2011-05-11 15:42
독서 지은이 : 김열규 출판사 : 비아북 (2008/09/05) 읽은날 : 2011/01/07 # 책과 함께한 나날 <독서>는 책읽기에 대한 깊은 사색이라기보다는 독서를 즐기게 된, 독서에 대한 작가 자신의 회고록에 가깝다. 할머니가 들려주...  
91 산문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Evocative objects : things we think with) - 셰리 터클 (Sherry Turkle) freeism 7316   2011-05-09 2011-05-09 23:10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Evocative objects : things we think with) 엮은이 : 셰리 터클 (Sherry Turkle) 옮긴이 : 정나리아, 이은경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2010/06/10) 읽은날 : 2010/07/28 <시민 케인>을 아는가...  
90 산문 파리는 깊다 - 고형욱 freeism 7196   2011-05-09 2011-05-09 23:28
파리는 깊다 지은이 : 고형욱 출판사 : 사월의책 (2010/08/15) 읽은날 : 2010/09/06 파리에 가고 싶다. 몽마르트 언덕을 가득 메운 군중 뒤를 돌아 파리의 뒷골목을 돌아보고 싶다. 모자이크처럼 깔린 블록을 밟으며 그 누가 ...  
89 산문 책 읽는 청춘에게 - 우석훈외 20인의 멘토와 20대 청춘이 함께 만들다 freeism 7160   2011-05-09 2011-05-09 23:00
책 읽는 청춘에게 지은이 : 우석훈외 20인의 멘토와 20대 청춘이 함께 만들다 출판사 : 북로그컴퍼니 (2010/05/20) 읽은날 : 2010/06/30 젊은 대학생 7명이 모여 책을 펴냈다. 다른 학생들이 토익과 취업에 목매달고 있을 때...  
88 산문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 무라카미 하루키... freeism 7134   2011-05-11 2011-05-11 00:06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지은이 :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옮긴이 : 임홍빈 출판사 : 문학사상 (2009/01/05) 읽은날 : 2010/12/31 2002년, 인근에 있...  
87 산문 선방일기 - 지허 freeism 6918   2011-05-09 2011-05-09 15:57
선방일기 지은이 : 지허 출판사 : 여시아문 (2000/07/20) 읽은날 : 2008/04/23 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외출할 일이 있어 "어디 간단하게 읽을거리 없을까" 하고 무심코 집어들었다. 옛 서책의 모양을 본 딴 단출해 보이는 얇은...  
86 산문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김원영 freeism 6849   2011-05-09 2017-01-31 22:53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지은이 : 김원영 출판사 : 푸른숲 (2010/04/05) 읽은날 : 2010/04/21 "내가 장애인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누군가 나를 대놓고 차별하거나 비아냥거리...  
85 산문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 이용한, 심병우 freeism 6845   2011-04-07 2011-04-19 00:09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지은이 : 이용한, 심병우(사진) 출판사 : 실천문학사 (1998/07/10) 읽은날 : 1998/09/23 우리나라의 산속. 깊은 산속 옹달샘... 전국에 산제되어 있는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그곳의 삶과 생활, 인정...  
84 산문 수필 - 피천득 freeism 6693   2011-04-07 2011-04-07 22:46
수필 지은이 : 피천득 출판사 : 범우사 (1976/04/20) 읽은날 : 1998/09/25 76년 범우사에서 피천득 님의 수필들을 모아 출판한 책으로 피천득 선생님의 수수한 생활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수필의 의미와 참뜻을 표현한 "수필...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