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커피프린스 1호점


지은이 : 이선미
출판사 : 눈과마음 (2006/08/09)
읽은날 : 2010/03/18


커피프린스 1호점 # 53.


 <커피프린스 1호점>을 읽고 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 꽤 인기를 끌었던 소설이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알아보니 2007년도에 방송된 작품이란다. 내가 이 책을 드라마가 종영될 쯤 구입했으니 먼지 낀 책장 속에서 만3년을 버텨낸 놈이었다. 물론 그 사이에 읽으려고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쉽게 손이 가지는 않았다.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구입한 소설인지라 방송이 끝나자 그 관심도 시들해졌을 뿐더러 얼핏 들었던 드라마의 분위기가 그다지 매혹적이질 못했다. 커피 가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젊은이의 사랑놀이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결혼과 함께 점점 들어가는 내 나이도 이런 청춘물을 대하기에는 조금 간지럽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책장에 처박혀있던 소설을 이제야 집어 들었다. 외출에 앞서 2~30분을 타고 가야하는 지하철에서 읽을, 머리 아프지 않고 쉽게 넘어가는 책을 고르던 중이었는데 일반크기의 책 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의 아담한 책을 발견했었다. 다름 아닌 <커피프린스 1호점>.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다지 땡기는 책은 아니었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더욱 더 읽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읽기 시작했다.


 412페이지나 되는 제법 두툼한 책인데 어제와 오늘, 53페이지까지 읽은 상황이다. 남녀 한 쌍이 창 넓은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화려하게 일러스트 된 책 표지처럼 가벼우면서 발랄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처음에 생각한 내 느낌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빠른 전개와 감각적인 문장은 아무런 고민 없이 책장을 넘기게 했고 외모와 인간성을 두루 갖춘 주인공의 이야기가 권선징악의 옛 글들과 달라 보이지 않았다.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의 모습과 오버액션은 만화책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켰고 즉흥적이고 간결하게 받아치는 대화가 소설의 깊이를 떨어뜨렸다.
 문득, 군대에서 <폴리스>라는 단행본 소설책이 생각났다. 이현세님의 인기 만화 <폴리스>가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얻자 이번에는 소설 형식으로 재출판 책으로 기억된다. 이현세가 누구던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가 아니던가. 드라마를 열성적으로 시청한 것이 아니어서 소설을 통해서나마 이현세를 만나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도 만만찮았다. 대하소설로 꾸며도 될 만큼의 풍부한 이야기꺼리를 두 권의 책으로 묶다보니 이건 뭐, 주인공의 행적을 서술한 사건일지를 보는 듯 밋밋했다. 소설이 갖고 있는 심도 깊은 묘사나 인물들 간의 미묘한 심리묘사 없이 표면적인 사건만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그림이 빠져버린 만화책 같다고나 할까.
 <커피프린스 1호점>을 아직 1/3도 읽지 않은 상황에서 주제넘은 이야기를 쏟아 부은 느낌이다. 글을 쓰는 작가의 엄청난 준비와 노력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솔직한 내 마음을 숨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나저나 이 책을 계속 읽어야 되느냐 하는 문제에 다시 직면한다. 빠르게 넘어가는 재미는 있지만 머릿속에 남는 것이 없다. 눈앞에 놓인 뻥튀기처럼 딱히 먹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손이 간다. 그렇다고 아직 한가득 남은 뻥튀기를 냉장고에 넣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안 먹자니 입이 무료하고...
 아무튼, 이율배반적인 이런 갈등 상황에서도 <커피프린스 1호점> 읽기를 계속하고 있다. 어찌할꺼나~


# 72.


 빠른 이야기 전개가 싫지만은 않다. 머리 쓰지 않아도 되는 단순함이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한다. 갑부 집 아들과 미소녀의 사랑이라는 틀에 박힌 공식, 그런 뻔한 스토리라는 걸 알면서 계속해서 읽고 있는 난 뭐지? 깊이가 없다는 둥, 만화 같다는 둥 투덜거리면서도 책을 놓지 못하는 내가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 134.


 일단 보류, 유치함을 둘째 치고 며칠 앞으로 다가온 독서토론회를 참석하기 위해 이순영님의 <워낭>을 펼쳐든다. 소 울음소리에 커피향이 묻혀버린 걸까. 귓가를 맴도는 커피왕자의 간지러움 보다는 둔탁하게 들려오는 워낭소리에 더 마음이 가는 게 사실이다. "음메~"

분류 :
한국
조회 수 :
7361
등록일 :
2011.05.09
22:49:55 (*.182.220.169)
엮인글 :
https://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1775&act=trackback&key=0ae
게시글 주소 :
https://freeismnet.cafe24.com/xe/177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10 한국 시인 동주 - 안소영 freeism 1111   2016-05-10 2016-06-13 21:27
시인 동주 지은이 : 안소영 출판사 : 창비(2015/03/06) 읽은날 : 2016/05/10 문학을 중심으로 우리 근대사를 되돌아보는 흑백 다큐멘터리 영화 같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의 우리 한반도의 모습은 물론 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스러...  
9 한국 종의 기원 - 정유정 freeism 1145   2016-06-09 2016-06-13 21:26
종의 기원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2016/05/14) 읽은날 : 2016/06/07 "유진은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59) '존속 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살인자의 손에...  
8 한국 채식주의자 - 한강 freeism 2273   2016-07-07 2016-07-07 23:57
채식주의자 지은이 : 한강 출판사 : 문학동네(2007/10/30) 읽은날 : 2016/06/29 2016년 6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 문학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송에서는...  
7 한국 뜨거운 피 - 김언수 freeism 1395   2016-10-27 2016-10-27 22:54
뜨거운 피 지은이 : 김언수 출판사 : 문학동네(2016/08/20) 읽은날 : 2016/10/23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자주 갔었다. 같은 부산이라지만 우리 집과는 정 반대 방향인 남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대...  
6 한국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freeism 1254   2018-08-04 2018-08-05 10:17
오직 두 사람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2017/05/25) 읽은날 : 2018/08/04 거의 백만 년 만에 읽은 책이다. 이런 저런 핑계와 게으름으로 한번 멀어져버린 책은 쉽게 가까워지지 않았다. 마음 속 한구석에는 책을 읽어...  
5 한국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freeism 1213   2018-08-26 2018-08-30 16:59
82년생 김지영 지은이 : 조남주 출판사 : 민음사(2018/10/14) 읽은날 : 2018/08/26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4 한국 아몬드 - 손원평 freeism 1250   2019-01-22 2019-02-04 00:08
아몬드 지은이 : 손원평 출판사 : 창비(2017/03/31) 읽은날 : 2019/02/21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이다.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  
3 한국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freeism 556   2020-08-09 2020-08-17 11:02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파람북(2020/06/05) 읽은날 : 2020/08/08 문장은 전투와 같고, 표현은 양보할 수 없다. - <말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소설책의 날개지에 적힌 작가의 말로 이 한 문장으로 <달 ...  
2 한국 합체 - 박지리 freeism 170   2020-12-07 2020-12-07 23:00
합체 지은이 : 박지리 출판사 : 사계쩔(2020/08/27) 읽은날 : 2020/12/07 아이들의 독서목록에 있던 <합체>를 읽은 아내는 히죽히죽 웃으며 나에게 권했다. 커다란 입의 고집불통 캐릭터가 농구공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모습이 조...  
1 한국 몽실 언니 - 권정생 freeism 15   2021-05-03 2021-05-03 23:15
몽실 언니 지은이 : 권정생 그 림 : 이철수 출판사 : 창비(2001/07/25) 읽은날 : 2021/05/02 "몽실아, 어서 가자." 몽실이는 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엄마의 손에 이끌려 노루실 마을로부터 '도망간다'. 평범하던 몽실이의 삶은...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