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몽실 언니

지은이 : 권정생

그    림 : 이철수

출판사 : 창비(2001/07/25)
읽은날 : 2021/05/02


몽실 언니

  "몽실아, 어서 가자."

  몽실이는 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엄마의 손에 이끌려 노루실 마을로부터 '도망간다'. 평범하던 몽실이의 삶은 새 남자를 찾아가는, 가난을 벗어나려는 엄마의 선택으로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안정을 찾아가던 몽실의 생활도 동생 영득이가 태어나면서 찬밥신세로 밀려나게 되고, 급기야 새아빠의 폭력으로 다리까지 절게 된다.

  홀로 노루실로 쫓기듯 돌아온 몽실이는 새엄마를 맞이하게 되고, 거기서 여동생 난남이가 태어난다. 이렇게 잘 적응하는가 싶더니 한국전쟁의 발발과 함께 아빠는 전쟁터에 끌려가고 새엄마는 죽게 된다. 갑자기 고아가 된 몽실이는 난남이를 어렵게 '키워간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웃 할머니의 주선으로 몽실이는 읍내 최 씨내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게 된다. 식구처럼 대해주는 주인댁의 도움으로 먹을 걱정은 덜게 되었지만, 아버지가 돌아오고 다시 노루실로 돌아오면서 이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구걸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면서 버티는 중 아버지는 병으로 죽고 난남이마저 양녀로 '떠나간다'.


  소설의 첫 문장처럼 몽실이는 계속해서 떠돌아 다녔다. 엄마의 도망이나 새아빠의 폭력, 이복형제의 탄생과 구박과 같은 가족의 문제는 물론, 가난과 굶주림, 이념 대립과 전쟁과 같은 사회적 갈등으로부터 도망 다녀야 했다. 어린 소녀가 짊어지기에는 가혹한 현실이었기에 돌아가거나 피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는 외세의 힘에 의해 식민지가 되고, 이념이 나뉘고, 전쟁을 치룬 우리나라의 모습과 같았다. 새아빠에게 떠밀려 다리가 부러지고, 제때 치료받지 못했던 몽실이는, 일본에게 떠밀려 반 토막 나버린 우리의 모습이었다. 친일파와 매국노,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38선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몽실이의 부상은, 우리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평생을 안고 가야 할 숙명이 되었다.


  하지만 몽실이는 이 모든 고난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악착같이 달라붙어 삶을 이어나갔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하나씩 개척해나갔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가 지났다. 많은 희생이 따르긴 했어도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하며 수많은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해왔다. 물론 아직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많지만 언젠가는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몽실 언니>는 개인의 이야기가 가족의 문제로, 이웃과 사회의 이야기로, 대한민국의 근대사로 옮겨가는, 현재진행형의 우리 역사인 것이다.

분류 :
한국
조회 수 :
100
등록일 :
2021.05.03
23:15:03 (*.109.247.196)
엮인글 :
https://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4204&act=trackback&key=b97
게시글 주소 :
https://freeismnet.cafe24.com/xe/7420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날짜 최근 수정일
11 한국 파과 - 구병모 freeism 1260   2015-11-07 2016-06-13 21:28
파과 지은이 : 구병모 출판사 : 자음과모음(2013/08/05) 읽은날 : 2015/11/06 65세의 노부인, 조각은 오늘도 방역 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방역이란 쥐나 바퀴벌레를 잡는 일이 아니라 의뢰인의 요청을 받고 사람을 ...  
10 한국 보건교사 안은영 - 정세랑 freeism 48   2021-05-15 2021-05-15 14:59
보건교사 안은영 지은이 : 정세랑 출판사 : 민음사(2015/12/07) 읽은날 : 2021/05/15 스승의 날, 퇴마사 같은 안 선생의 이야기를, 침대에 뒹굴면서 읽는 나... M고 보건교사로 일하는 안은영은 4차원 소녀 같은 캐릭터로 귀신을...  
9 한국 종의 기원 - 정유정 freeism 1305   2016-06-09 2016-06-13 21:26
종의 기원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2016/05/14) 읽은날 : 2016/06/07 "유진은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59) '존속 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살인자의 손에...  
8 한국 채식주의자 - 한강 freeism 2587   2016-07-07 2016-07-07 23:57
채식주의자 지은이 : 한강 출판사 : 문학동네(2007/10/30) 읽은날 : 2016/06/29 2016년 6월,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 문학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방송에서는...  
7 한국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freeism 1437   2018-08-04 2018-08-05 10:17
오직 두 사람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2017/05/25) 읽은날 : 2018/08/04 거의 백만 년 만에 읽은 책이다. 이런 저런 핑계와 게으름으로 한번 멀어져버린 책은 쉽게 가까워지지 않았다. 마음 속 한구석에는 책을 읽어...  
6 한국 82년생 김지영 - 조남주 freeism 1398   2018-08-26 2018-08-30 16:59
82년생 김지영 지은이 : 조남주 출판사 : 민음사(2018/10/14) 읽은날 : 2018/08/26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5 한국 뜨거운 피 - 김언수 freeism 1573   2016-10-27 2016-10-27 22:54
뜨거운 피 지은이 : 김언수 출판사 : 문학동네(2016/08/20) 읽은날 : 2016/10/23 어릴 적 엄마 손을 잡고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자주 갔었다. 같은 부산이라지만 우리 집과는 정 반대 방향인 남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대...  
4 한국 아몬드 - 손원평 freeism 1425   2019-01-22 2019-02-04 00:08
아몬드 지은이 : 손원평 출판사 : 창비(2017/03/31) 읽은날 : 2019/02/21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은 1970년대 처음 보고된 정서적 장애이다.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  
» 한국 몽실 언니 - 권정생 freeism 100   2021-05-03 2021-05-03 23:15
몽실 언니 지은이 : 권정생 그 림 : 이철수 출판사 : 창비(2001/07/25) 읽은날 : 2021/05/02 "몽실아, 어서 가자." 몽실이는 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엄마의 손에 이끌려 노루실 마을로부터 '도망간다'. 평범하던 몽실이의 삶은...  
2 한국 달 너머로 달리는 말 - 김훈 freeism 643   2020-08-09 2020-08-17 11:02
달 너머로 달리는 말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파람북(2020/06/05) 읽은날 : 2020/08/08 문장은 전투와 같고, 표현은 양보할 수 없다. - <말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소설책의 날개지에 적힌 작가의 말로 이 한 문장으로 <달 ...  
1 한국 합체 - 박지리 freeism 275   2020-12-07 2020-12-07 23:00
합체 지은이 : 박지리 출판사 : 사계쩔(2020/08/27) 읽은날 : 2020/12/07 아이들의 독서목록에 있던 <합체>를 읽은 아내는 히죽히죽 웃으며 나에게 권했다. 커다란 입의 고집불통 캐릭터가 농구공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모습이 조...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