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는...
여행 후유증
몇날며칠을 커다란 배낭을 메고 돌아다녔다. 그렇게 텐트 속에서 퉁퉁 붓고 뻐근한 다리를 주무르며, 쾨쾨한 땀 냄새에 찌들어 생활하다 얼마 전 집으로 돌아왔다.
뭉친 다리를 풀며 여독을 선풍기 아래서 풀어본다.
하지만 뭔가 아쉽고, 무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이 시간에는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도로를 걷거나 푸른 산길을 오르고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선풍기 바람의 시원함도 그때의 질퍽한 느낌을 날려 보낼 순 없는가 보다. 뭉친 다리를 풀면서 다음 여행할 곳을 천장에 그려본다...
- 2004/07, Canon A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