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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댕갤러리를 가다 (서울)


여행지 : 로댕갤러리
여행일 : 2005/01/02


prologue


로댕, 로댕의 손길을 느끼다.
새해의 두 번째 날, 로댕갤러리로 향한다.
뭐, 미술이나 조각에 남다른 조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얼마 전에 서현님의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된 로댕갤러리인지라 이번 서울행에서 꼭 한번 둘러보고 싶었다.


시청 앞을 지난다. 몇 해 전 시청 광장의 설계 공모에서 서현님의 ‘빛의 광장’이 당선되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잔디광장으로 변해버렸다. 탁상행정으로 왜곡된 건축가(아니 예술가다!)의 노력이 안타깝다.
태평로를 따라 걷자 저기에 남대문(숭례문)이 보인다. 사람의 마을과 동떨어져 자동차 물결에 휩싸인 외딴 섬 같다.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문을 누가 대문이라 하겠는가. 문화제보호와 도시계획의 여건상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일단은 사람들이 쉬 접근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문화여야 하지 않을까...


서현 교수의 설계안 '빛의 광장'



1. 로댕갤러리


삼성생명 본관 옆에 로댕갤러리가 보인다. 반투명 유리로 둥글게 장식된 갤러리로 로댕의 조각상을 들여오면서 만들었다.
“로댕을 담을 건물이 필요했다. 건축가가 직면한 문제는 모순된 것들이었다. 로댕을 담을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수준의 건물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로댕과 싸우겠다고 나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이 건물은 로댕을 담는 그릇이고 로댕을 보여주는 배경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심해서도 안 되고, 무신경해서도 안 된다. 거듭, 필요한 것은 로댕의 수준에 맞는 건물이기 때문이다.”
(서현님의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중에서)


로댕갤러리 내부



2. 깔레의 시민


건물을 들어서자 먼저 <깔레의 시민>이 보인다.
“로댕의 대표적인 공공기념조각인 <깔레의 시민>은 프랑스 북서부의 항구도시인 깔레시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작품으로 백년전쟁 당시 깔레시의 대표자 여섯 명이 위기의 상황에서 도시를 구하기 위해 나선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이 여섯 인물상은 각각 따로 제작하여 마지막에 결합했으며, 옷을 입히기 전에 먼저 나신상을 만들고 의상을 덧씌운 것이다.
똑바로 서서 양발에 고루 무게를 둔 장 데르의 인물의 동세를 강조하는 콘트립포스토의 전통에서 비켜나 있지만 근육질 나신상의 온몸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때문에 전혀 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로댕갤러리, <근대조각 3인전> 작품설명서에서)


한 가닥의 근섬유에서 시작된 요동은 힘줄을 타고 몸 전체로 퍼지며 청동조각을 박살낼 것 같다. 그 힘의 끝에 선 여섯 영웅은 검게 그을린 집념처럼 단단해 보인다.
빙그르 한바퀴 돌면서 깔레의 영웅담을 둘러본다. 아니 각 조각들을 나신으로 만들고 거기다 옷을 덧씌우며 작업했다는 로댕의 진지함을 느껴본다.


깔레의 시민


깔레의 시민



3. 지옥의 문


그 뒤로는 고뇌하는 철학자의 굳게 다문 ‘입’처럼 엄청난 무게감으로 무장한 <지옥의 문>이 보인다.
“1880년 로댕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신축 장식미술관 입구의 대형 청동문 제작을 의뢰받는다. 당시 단테의 신곡에 심취해 있던 로댕은 신곡의 <지옥>편을 소재로 한 수백 개의 드로잉과 인물습작을 거쳐 <지옥의 문>을 제작해내었다. <지옥의 문> 안의 인물들은 각각 독립적인 조각작품으로도 유명하며 특히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손꼽힌다. <지옥의 문> 상단 상인방 중앙에 홀로 자리잡은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구성의 중심이자 작품을 지배하는 형상으로, 로댕의 정신적인 자화상이며 동시에 사유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형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로댕갤러리, <근대조각 3인전> 작품설명서에서)


끈끈한 개펄에서 힘겹게 버둥거리는 토막 난 지렁이처럼 수많은 군상들이 검은 어둠속에서 절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 남자... 그를 중심으로 ‘T'자형으로 길게 뻗은 문틈(수직선)은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처럼 부각되어 보인다.


지옥의 문      지옥의 문



episode


그때! 지.옥.을 보았다.
굳게 닫힌 <지옥의 문>을 살짝 비켜서자 생전 처음으로 지옥의 실체와 마주한다. ...
지옥은 네모다. 하얀색의 네모... ^^


지옥의 실체      작품 설명에 열심인 가이드


계속해서 부르델, 마이욜의 조각작품을 둘러본다. 마침 가이드의 작품설명이 있어 좀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열심히 설명하던 ‘그녀’도 어느 조각상 못지않게 예뻤다.
아무튼 이것도 여행인지라 그냥 마무리할 수는 없는 일. 막걸리 한사발로 로댕을 음미한다.


친구(금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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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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