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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금정산행기


여행지 : 범어사, 금정산성, 금정산, 산성마을
여행일 : 1999/01/18


아~ 금정산...
아침 9시 10분 경 범어사역(부산 지하철)에 도착했어요. 지하철의 안내판을 따라가면 범어사까지는 쉽게 찾을 수 있읍죠.


한 1시간 정도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금정산 중턱에 범어사가 있거든요. 제가 부산에 사는지라 범어사는 많이 가 봤는데도 예전의 느낌보다는 무지 크더군요... 꽤나 유명한 절이다 보니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더군요. 절하러 온 사람들이랑 등산객들로 북적북적... 대웅전이랑 지장전등의 몇 건물엔 기도하는 신도들이 너무 많아 불당 밖에서까지 돗자리를 깔고 기도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더군요.
무엇이 이 많은 사람들을 이리 모여들게 했는지... IMF, 대학입시, 건강, 극락왕생... 정성에 감동이 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


범어사의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통해서 다시 산행을 계속할 수 있죠. 길도 시원하게 넓고, 험하지 않아 사람이 너무 많은 휴일만 피한다면 여유로운 가족 산행으로도 좋을 듯 하네요. 바위계곡을 타고 한 30분 정도 올라가면 넓다란 들판에 자리잡은 금정산성의 북문을 만나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각 없이 성문 구멍(?)만 덩그러니 있던데 지금은 완전한 성문 모습으로 복구를 해놨더군요.
근데 이런... 말이 성문이지 누각엔 발디딜 틈 없이 나무기둥으로 지붕을 떠받쳐 놓았더군요. 말이 복구지 순전히 날림공사... 이런 위태로운 성문을 보니까 복구 시에 역사적 검증은 제대로 했을지 의심까지 들더군요... 우리사회의 "총체적 부실"의 일면을 보는 듯한 느낌...


금정산성북문에서 남으로 산성을 따라 내려가면 동문, 남문으로 이어지는 금정산 능선길이고 북쪽으로는 고당봉과 장군봉이 있죠. 전 우선 북쪽으로 길을 잡고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으로 향했어요. 비교적 경사는 있지만 그리 험한 길은 아니죠. 정상부는 화강암의 바위산으로 이뤄져 약간 주의가 필요합니다. 금정산성 북문에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오르죠.
이렇게 금정산(801.5m) 정상(고당봉)에 올라서면... 으~ 찌리찌리... 정말 멋지죠. 금정산의 산세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는 금정산성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부산의 꾸불꾸불(?)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낙동강과 경남일대의 여러 산들이 멀리서 병풍처럼 두르고 있죠. 북으론 가지산 도립공원이 보이고 서쪽으론 무학산이 보이죠.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일 듯 합니다.
산의 위엄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멀리보이는 스모그층과 그 위로 빼꼼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산들... 산 아래 도시들, 사람들... 이 두꺼운 공해층 아래에서 조금이라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먹어 제치는 인간들... 아이러니...


다시 북문으로 내려와 계속 남쪽으로 향했죠. 원효봉(687m)을 지나 의상봉을 거쳐 제4망루, 제3망루, 금정산성 동문으로 이어진 능선이 산성을 따라 이어져 있죠. 가족끼리 온 사람들, 연인들, 친구들... 많은 사람들이 생활의 여유를 즐기려 오더군요. 몇몇 젊은 친구들은 행글라이딩 장비를 들고 열심히 오르기도 하고 한잔 술에 얼큰해진 얼굴로 쉬엄쉬엄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오르시는 어른들도 있구요...


금정산성의 동문에 이르면 얼마 전까지 '공원화'를 마쳐 지금은 깔끔해진 모습으로 정리돼 있죠. 성문도 깔끔하게 정리하고 성문 주위로 공원도 조성해 놨죠. 제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시절 소풍을 올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죠. 하지만 깔끔하게 정리 되있는 성문과 주변의 공원이 너무 인공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우리 옛 문화의 우수성 중에 하나는 '자연과 동화되어 어우러진 멋'이라 할 수 있는데 요즘의 문화재 복원사업들은 하나같이 자연 위에 군림하는,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모습이 너무 강조된 느낌이 듭니다.


동문은 산성마을로 통과하는 도심에서 뻗어 나온 도로가 나있어 차로도 바로 오실 수 있죠. 약간의 산행을 즐긴 뒤 산성마을에서 염소고기도 한 점 드시면 좋을듯...


저는 계속 성벽을 따라 남문까지 갔었죠. 북문에서 남문까지는 약 4시간 정도면 산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남문을 지나면 상계봉, 파류봉(파리봉, 파레봉)을 지나 서문으로 이어진 길이 있지만 전 시간이 모자라 남문을 통해 금강공원쪽으로 내려 왔어요. 아침 9시에 산을 올라 금정산 금강공원 아래 버스 정거장까지 오니 거의 5시가 다 되었더군요. 하산길은 금강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셔도 되고 만덕방향, 구포방향으로도 길이 있죠. 시간에 맞게 편한 길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하산 뒤 경제적 여유만 된다면 동래온천에서 따따한 물에 산행의 피로를 푸는것도 좋을 듯 하네요.


마치 지리산을 종주하고 온 느낌이었죠. 중산리(범어사)에서 로타리 산장(산성 북문)을 지나 천왕봉(고당봉)에 오르죠. 계속 해서 능선(성벽)을 따라 노고단(상계봉)까지의 일주... 지리산이 동고서저형이라면 금정산은 북고남저형의 길쭉한 능선길, 거기다 지리산 노고단 자연파괴의 주범이라 일컬어지는 성삼재(산성고개)까지 비슷하게 닮았죠. 지리산의 동남쪽 새끼산 금정산...


말로는 다하지 못하는 즐거움이 있는 산이죠. 제가 부산 살면서 금정산의 참 아름다움을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는 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분류 :
자연
조회 수 :
1770
등록일 :
2011.04.30
02:04:07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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