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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히말라야 편지 (4/9, 티벳의 하늘)


여행지 : 노블랑카, 드레풍사원, 포탈라 궁, 조캉사원
여행일 : 2005/07/29, 30
사진첩 : 중국 티벳 icon_slr1.gif


y에게


티벳 첫 모습, 산과 하늘아, 티벳.
그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을 설레게 만드는 히말라야, 나무한그루 자라기 힘든 희뿌연 고산과 한없이 빠져들 것 같은 검푸른 하늘, 찬란한 역사를 가졌지만 이제는 중국의 자치구로 전락한 ‘달라이 라마’의 땅, 티벳에 왔다...


우린 공항으로 마중 나온 가이드와 함께 티벳의 라사로 이동했는데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역인지라 점점 ‘고산병’ 증세가 시작되더라구. 손발이 저려오고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데 어제 먹은 다이아막스(고산병에 효과가 있는 약, 이뇨제)도 별 신통치는 않은 것 같데.
암튼, 비몽사몽 두 시간을 달려 라사에 도착했다. 가이드책의 머릿글이 아니더라도 점점 도시화, 문명화 되어가고 있다는 게 바로 느껴지더라. 중국의 이주정책과 관광객의 유입으로 거리에는 현대식 백화점이 들어서고 도로에는 자동차가 씽씽 거리지만 골목길에선 걸인으로 전락한 티베탄(티벳인)들이 손을 벌리고... 히말라야로 둘러싸인 중앙아시아의 오지라는 특별함도 점점 빛을 잃어가는 것 같더라.


마니차를 돌리는 노인라사 첫날에는 고산 적응 겸 조용히 쉬었거든. 호텔에 짐을 풀고 우리보다 며칠 먼저 티벳에 도착해있던 조카의 친구들과 포탈라 궁의 입장표를 예약하러 갔다. 티벳에서 제일 유명한 곳인지라 하루 전에 표를 예약해놓지 않으면 입장이 안 된다고 하데.
궁 앞에 도착하자 책에서 봤던 마니차(불교 경전이 들어있는 원통)가 길게 도열해 있더군. 물론 소원을 빌며 마니차를 돌렸지.
"무슨 소원 빌었~게?" ^^


여행자 게시판예약을 하고 인력거로 되돌아온 우리는 네팔까지 여행하는 지프차(렌트카)를 알아봤다. 호텔 앞의 게시판을 통해 일정이 비슷한 여행자와 한 차에 동행도 하거든. 여러 나라 말로 적힌 쪽지 중에 한글도 간간이 보이데. 반갑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잉글리시’가 짧은 내가 해독할 수 있는 유일한 쪽지였다는 거지! ^^
“영어공부 열심히 합시닷!”


첫날은 별다른 일없이 마감을 하고 본격적인 여행은 둘째 날 했었거든.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처음으로 찾은 곳은 달라이 라마의 여름별장이었다는 노블랑카. 푸른 숲과 어우러진 연못이 인상적이데. 비록 50년대 말 민중봉기 때 중국의 포격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고즈넉한 분위기만큼은 여전하더라. 오리 때가 노니는 연못가에서 시원한 막걸리나 한잔 했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나더군. 너무 불경스러운 생각인가? ^^


연못에 비친 노블랑카(탁텐미규포트랑)   노브랑카에서   노블랑카의 노승


다음은 라사 외곽에 있는 드레풍사원을 갔었다. 마치 거대한 사원도시를 보는 것 같데. 산비탈에 위치한 드레풍사원은 대법당(촉첸)을 중심으로 승려들이 머무르는 하얀 집들과 네 개의 대학으로 이루어져 있어 둘러보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리더군. 거기다 날씨는 얼마나 쨍~ 한지...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등줄기를 흐르는 땀이 식을 줄을 모르겠더라.
특히 골목골목 하얀 집들이 인상적이데.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이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떠오르게 하더군~


드레풍사원   드레풍사원의 촉첸(대법당)   드레풍의 골목길


다시 라사 시내로 돌아와 포탈라 궁에 갔다. 한때 티벳의 정신적, 정치적 지도자격인 달라이 라마가 머무르던 궁이었는데 지금은 인도로 망명한 상태거든. 그러니까 주인 없이 방치된 ‘빈집’ 같은 존재랄까. 그래선지 미로 같이 엮어진 어두컴컴한 궁의 내부도 공허하게 다가오더군.
허무하데... 달라이 라마의 사진하나 마음대로 지닐 수 없게 된 티벳의 현실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하에 있었던 우리의 모습이 떠오르더군. 어쨌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우리의 해방사(독립운동사)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나마 외쳐봤지.
“Free, Tibet !"


달라이 라마가 머무르던 포탈라 궁


워낙 고산 지대가 되놔서 몇 군데 들르지도 않았건만 쉽게 피곤해지데. 뻐근한 머리와 무거운 다리로 조캉사원엘 갔지.
조캉사원 앞에는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데. 무릎을 꿇어 절을 하는 게 아니라 배를 땅바닥에 대면서 온몸으로 하는 절이거든. 보호대를 한 손과 무릎으로 일어났다 엎드렸다(^^)를 반복하더라. 과연 무엇을 저리도 빌고 있는지 보는 사람들도 숙연해지더라.
사원 안에는 승려와 티벳인, 그리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더군. 특히, 사원 회랑에 늘어선 마니차를 돌리며 경전을 중얼거리는 티베탄들이 기억에 남네. 까만 피부와 색실로 장식한 머리, 현재를 살지만 다음 삶을 기원하는 그들... “옴 마니 팟메 훔~”


바코르에서 본 조캉사원   오체투지를 하는 티벳인


하지만 하루 종일 사원을 돌며 가장 많이 체험한(?) 부분은 야크버터(야크기름)이거든. 티벳의 사원에선 야크버터램프를 많이 피우데. 신성한 의식이나 기원을 드릴 때면 꼭 이 기름을 사용하더라구. 카레의 톡 쏘는 듯한 향에 늑~끼한 기름 냄새가 뒤섞어 놓았다고 할까... 은근히 코를 피곤하게 하더니 나중에는 속까지 니글거리더라. 으~ 야크버터.


호텔로 돌아오니 피곤이 곱으로 몰려오는 것 같네. 많이도 돌아다녔는데, 오전부터 따라다니던 두통도 멈출 기미가 안보인다. 이러다 내일의 일정까지 차질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드네. 낼은 괜찮겠지? ^^
이제 내일이면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로드투어를 시작한다. 단지 히말라야가 거기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여행길이 될 것 같다.
y에게도 히말라야의 정기를 한껏 전해줄꾸마~
그럼...

티벳에서, 프리즘

분류 :
외국
조회 수 :
2316
등록일 :
2011.05.15
21:54:44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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