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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유럽여행기 (11/12, 이탈리아)


여행지 : 로마,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진실의 입, 판테온,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여행일 : 2003/08/10


야간열차로 이른 아침에 도착한 로마의 테르미니 역. 가방은 유인 보관소에 맡기고 콜로세움으로 향한다.


콜로세움

자동차들이 즐비한 도심 중앙에 반쪽 벽체로 버티고 선 콜로세움에 도착한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보여진 완전한 모습의 콜로세움과는 달리 무너지고 부식된 세월의 흔적들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이곳의 처절했던 ‘힘’ 때문인지 아직은 굳건해 보인다.
살이 발라져버린 생선가시 같은 아치 기둥사이로 콜로세움을 느껴본다. 지금은 뒷짐 지고 보는 저 평온한 무대에선 동네 오락기 속의 ‘적’들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으리라. 또한 경기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그 ‘피’를 즐기며 열광했으리라.
“찔러!, 죽여!”
로마의 흔적, 포로 로마로쓰러지는 로마제국의 집단적인 광기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 하다. 순간, 광기에 열광하는 나를 발견한다...


콜로세움을 빠져나와 흉가처럼 변해버린 로마의 왕궁, 포로 로마노로 간다.
시간과 함께 모든 것이 꿈처럼 사라졌다. 절대 권력과 온갖 부귀를 누리던 황제도 없고, 그 밑에서 아첨하며 빌붙었던 신하들도 없다. 모두 사라지고 돌기둥 몇 개만 남았다.
결국 태어날 때와 같은 ‘무’로 돌아갈 것을... 왜 우리는 하나라도 더 갖기 위해 찌지고 볶고, 아등바등 살아가는지... 허무주의자와 도인의 경계를 오고가지만 결론은 하나다.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현실에 충실하면서 사는 게 좋지.'


베네치아 광장을 지나 ‘로마의 휴일’에 등장했던 ‘진실의 입’으로 간다.
조그마한 교회 입구에 마련된 이 하수도 뚜껑은 영화에 등장했다는 것 이외엔 별다른 생각이 없다. 그저 묵묵히 줄을 기다리며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린다.

트레비 분수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뒤덮인 유럽이라지만 로마가 비교적 조그마한 도신지라 별다른 교통수단 없이 걸어서 이동한다. 하지만 날이 날인지라 물과 맥주는 끝없이 들어간다.
얼마 후 조카랑 나는 판테온 신전에 도착한다. 일반적인 신전 양식(코린트식 8주 전주식)인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는 거대한 돔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앙의 구멍을 통해 일직선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다시 걸어서 트레비 분수로 갔다. 역시 영화를 통해 더 유명해진 분수로 모여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더구나 로마에 다시 온다는,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에 여기저기서 동전을 던지는 모습들도 보인다.
분수 주위의 조각도 화려하지만 특히 연 하늘색으로 빛을 발하는 분수는 무작정 뛰어들고 싶을 만큼 시원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손끝으로만 느껴볼 뿐 분수 옆 수돗가에서 그 ‘물맛’을 대신한다.


오드리를 꼬시는 성마니(?)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광장 역시 사람들로 가득하다. 영화 속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꼬심’을 당했던 장소로 계단에는 수십 명의 ‘공주’들이 앉아있다. 나 역시 왕자이고 싶었기에 계단을 어정거리지만 영화 속의 헵번은 나타나질 않는다.
스페인 광장에서 간단히 목을 축인 후 광장 앞으로 이어진 명품 거리를 거닌다. 천만원 이상 되는 루이뷔통 핸드백도 보이지만, 우리네 시장통에서 파는 오천원짜리 ‘짜가’와 그리 큰 차이는 모르겠다.


저녁에는 일행들과 함께 호텔부근 한국인 민박집에 들러 감자탕을 먹었다. 한국에서도 맛보기 힘든 구수한 맛이었지만, ‘빠다’만 먹다 갑자기 들이닥친 고추장, 된장에 설사나 하지 않을까하여 조금만 먹었다.
남은 시간엔 트레비 분수와 콜로세움의 야경을 둘러 본 후 호텔로 향했다.

분류 :
외국
조회 수 :
1718
등록일 :
2011.05.12
23:24:09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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