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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변산기 (4/5)


여행지 : 고사포해수욕장,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채석강, 격포항
여행일 : 2000/09/07


아침을 해결하고, 고사포 해수욕장까지는 버스로 이동했읍죠. 4km정도의 거리였지만 차를 타니 2~3분밖에 안 걸리더군요.
고사포해수욕장을 알리는 안내판도 안보이고, 또 그리 번화한 거리가 아니라서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입구를 놓쳤거든요. 그래서 국도변 사이로 난 논길(후문)로 걸어들어 갔읍죠.
도심지에서만 쭉 자라서 그런지 좌우로 펼쳐진 논을 가로지며 걷는 기분이란 편안한 고향 시골집에 돌아온 느낌이랄까...


고사포해수욕장송림이 좌우로 에워싸고 있는 고사포해수욕장, 거기다 별다른 시설이나 건물이 많이 들어서지 않아 자연스러움을 더 느낄 수 있었죠. 비교적 조용하고, 송림의 시원함에 괜찮아 다음엔 여기서 한번 노숙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단 한가지 아쉬운 건 고요한 바다와는 대조적으로 해병대 작전지역이라는 말과 함께 해수욕장을 둘러싸고 있는 철책선과 해수욕장의 주인이라도 되는 듯 서있는 원광대 수련장...
해변가의 철책이야 우리나라에선 너무 낯익은, 무감감한 광경이라 입맛만 다실 뿐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원광대 수련장은 조금 뒤쪽으로 물러나게 지었으면 좀더 자연의 선을 그대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우린 상동, 마포, 원마포를 지나 오른쪽으로 꺾인 마을길로 해서 외변산과 통하는 일주도로를 걸었지요.
해가 점점 높이 뜰수록 흐르는 땀은 많아지고, 목 뒤부터 붉어지더니만 점점 따끔거려가는 피부, 햇빛을 흡수하기라도 하듯 점점 무거워지는 배낭...
이런 불만들과는 아랑곳없이 펼쳐진 논과 밭, 무심히 시간을 음유하는 산과 바다, 그리고 그사이를 걷는 우리...
이런 게 바로 여행의 즐거움이고, 걷는다는 것에 대한 감사가 아닐까...


외변산 해안도로반쪽뿐인 외변산 일주도로가 지금은 공사중이라 우린 국도 중간의 마을길(샛길)을 타고 외변산의 해안도로까지 갈 수 있었죠. 지도엔 샛길이 잘 표시돼 있지 않아 약간 불안했지만 원마포 쪽에서 한 20분 정도 걷다 보니 곧 도로가 보이더라구요.
도로에 올라서자 불어오는 바닷바람, 그리고 해안 절벽, 거기에다가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더 좋더라구요. 아마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라 생각되더군요.
해안도로를 반쯤 돌았을 쯤 보이는 외변산 후문 매표소(1300원). 외변산으로 통하는 정식 입구가 아니라서 돈 없이 둘러볼 수 있을까 했는데... 돈 받는 곳엔 어디하나 빈틈이 없데요.


적벽강피곤한 다리로 쉬엄쉬엄 걷다보니 저 멀리 적벽강이 점점 눈에 들어오더군요. 잔잔한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전함 선두처럼, 거대한 요새처럼 보이더라구요. 아니나다를까 그 위에는 기관포 모양으로 생긴 총인지, 대폰지 한대가 놓여있더군요.
외로운 "군 사 시 설 보 호 구 역", 우울한 "민 간 인 출 입 통 제 구 역"


채석강적벽강을 돌아 격포해수욕장 앞 길가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고, 격포해수욕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죠. 역시나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
격포해수욕장에서 보이는 닭이봉, 그 아래 채석강.
밀물이 되면 잘 못 본다는 한 아저씨의 말에 서둘러 채석강으로 갔읍죠. 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보고 왼쪽 편으로 늘어선, 파도와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절벽인데 그 표면이 책 낱장처럼 보이데요. 가로로 이어진 지층이 한마디로 가관...
바위에 세겨진 또다른 수평선들. 얼마나 오랜시간 쌓인걸까, 얼마나 많은 파도와 바람이 다듬었을까...
아직도 침식이 계속되고 있어선지, 아님 주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지층의 균열인진 모르겠지만 주위에 '낙석주의'라는 팻말이 붙어있더군요. 그때 문득 채석강 뒤로 보이는 타워(송신탑?)가 마치 일본만화영화 'X'의 도쿄타워처럼 느껴지더군요. 은연중에 스며들어있는 나 속의 '이상한 나'. 괜한 미안함... ...


격포해수욕장에서 10분정도 남쪽의 격포항엘 갔읍죠.
비교적 조그맣고 아담한 항구죠. 항구라 그런지 변산에서도 보지 못한 활기가 많이 느껴지더군요.


바다냄새, 술냄새...오늘의 여행이 실질적인 마지막 날인지라 뭔가 쑈킹한 일(먹을거리)을 찾는데 잘 안보이더라구요. 이곳은 젓갈이 유명한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마지막 회포를 젓갈에 소주로 풀 순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친구랑 여기까지 와서 기냥 갈려니 아쉽고...
없는 여비에 인근 우체국에서 돈 찾고, 그래서 결국은 횟집엘 들어갔읍죠. 바닷가에 왔으니 회라도 한점 묵어야 되지 않긋냐는 맘에...
세꼬시에 보해소주 ^^
모처럼 묵는 근사한 음식이라 술이 입에 쪽쪽 달라붙는데... 키~아~
회에다 상추, 깻잎에 초장을 듬뿍 찍어서 한입에- 꿀 떡
...
아직 입안에 맴도는 초장냄새. 향긋한 바다냄새...


격포 해수욕장에서 텐트를 치고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분류 :
자연
조회 수 :
1489
등록일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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