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여행에는...      > 여행속의 사진
     
 
 
- 여행에는...
- 사진속의 여행

여행에는...

지리산 동종주 (1/4)


여행지 : 화엄사, 화엄사코스
여행일 : 2003/01/18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45Km 주릉길을 갑니다.
화엄사코스를 올라 노고단(1박), 반야봉, 토끼봉, 벽소령(2박),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산장(3박), 천왕봉을 거쳐 중산리코스로 내려오는 3박4일간 여정의 동종주.
지리산 겨울(冬) 종주기!


화엄사 입구에서아침 8시30분, 친구 두 명과 함께 지리산으로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실었지요.
‘아~ 얼마만의 지리산이던가...’ 구름 속에 오뚝하니 서 있을 지리산 생각에 마치 오래전에 헤어졌던 옛 누이를 만나러 가는 듯 설레더군요.


버스는 부산을 벗어나 섬진강을 왼쪽으로 굽어보며 달렸읍죠.
아랫마을 하동사람과 윗마을 구례사람이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는’ 화개장터, 지금 열독중인 <토지>의 무대가 되는 악양면 평사리, 인간다운 겉모습과 서글서글한 글빨이 포근하게 다가오는 섬진강 시인, 용택이 형님(김용택 님) 등 온갖 모습과 생각들이 하동과 구례를 잊는 19번 국도를 따라 함께 지나가더군요.


화엄사 뒤 대숲길근데 부산을 출발하여 진주, 하동, 구례를 거쳐 오늘의 목적지, 화엄사에 도착(3시간 소요)했을 땐 구름에 가려진 하늘이 조금은 뿌옇더군요. 노고단이 있어야 할 자리가 허옇게 도배된 것이 신비함을 너머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집디다.
주차장(매표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마친 후, 화엄사 뒤의 붉은 대숲길을 올랐죠. '노고단까지 7.0km' 라는 팻말이 조금은 난감해 보였지만, 지리산과의 즐거운 동거를 생각하며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읍죠.


하지만 겨울추위와 눈길 때문인지 움직임이 지지부진하데요. 더군다나 초반의 평이하던 산길(화엄사코스)이 중반이후부터 가파른 바위길로 이어지면서 발걸음을 더욱 무뎌 지더라구요. 지루하게 이어진 경사로는 끝날 기미가 안보이고, 숨은 턱까지 차오르는데, 여느 때 같으면 발아래 펼쳐진 풍광이라도 땀을 식혀 줄테지만 흐릿한 시야는 그마져도 허락하지 않더군요.
하지만 우짭니까... 계속 오르는 수밖에요... 이런 땀냄새가 좋아 산을 찾았고, 지리산엘 왔는데... 아이젠에 긁힌 바위의 생체기만을 보며 한발씩 내딛었죠.


노고단산장 앞 도로그렇게 오르길 세 시간여. 노고단산장 앞 도로와 만났죠. 노고단 정상과 그 옆에 위치한 방송국 송신탑이 한눈에 들어옵디다. ‘이제 다왔구나’ 하는 깊은 숨소리와 얼마간의 성취감이 남더군요. 근데 ‘똥 누고 나온’ 사람의 간사함처럼 좀더 충실하게 땀 흘리며 걷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조금은 남더라구요. 아무튼 노고단 산장(1인 5000원)에서 간단히 저녁을 차려먹고 준비한 술과 안주를 벗 삼아 오늘의 땀기운을 삭히며 내일의 ‘고난’을 준비했읍죠.
날이 흐려 밤하늘 속 많은 별을 셀 수는 없었지만 내 마음에는 ‘지리산’이라는 포근한 별이 빛나고 있는 느낌이었죠. 부족한 잠자리지만, 그 별빛을 벗 삼아 잠을 청했죠.


참, 발꼬랑내 속의 산장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의외로 노트에 글을 적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데요. 관광버스로 우르르 몰려왔다 쓰레기만 쏟아 놓으며 놀다가는 것보다는 잔잔한 일정이나마 조용히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세가 어쩌면 진짜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님(?)도 간단함 메모나 편지를 남겨보세요! 한번의 발걸음으로 두걸음의 여행을 음미할 수 있을테니까요...

분류 :
자연
조회 수 :
1784
등록일 :
2011.05.12
22:54:05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2168&act=trackback&key=abc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216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76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1/6,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freeism 3939   2011-07-31 2011-08-31 10:14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1/6,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여행지 : 베이징, 왕푸징 거리, 란저우, 백탑산공원, 황하제일교, 오천산공원 여행일 : 2011/07/15, 16 사진첩 :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공항, 비를 머금은 뿌연 하늘이 ...  
75 자연 마등령 (강원 설악산) freeism 3762   2011-05-19 2011-05-19 22:25
마등령 (강원 설악산) 여행지 : 비선대, 마등령, 공룡능선 여행일 : 2009/07/15 ~ 17 사진첩 : 공룡능선을 넘어서 1 지루하게 펼쳐진 돌길을 하염없이 오른다.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돌들이 흙길에 뿌리를 내리고 흩어져있...  
74 자연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전남) freeism 3692   2011-05-19 2011-05-19 21:46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전남) 여행지 : 백운산 여행일 : 2009/03/14 사진첩 :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버스에서 내리자 계절을 착각한 커다란 눈송이가 사선으로 달려든다. 여기는 백운산 초입의 답곡, 장비와 옷을 챙기고...  
73 자연 다시 찾은, 지리산 (경남) freeism 3562   2011-05-19 2011-05-19 22:21
다시 찾은, 지리산 (경남) 여행지 : 중산리, 지리산, 백무동 여행일 : 2009/02/26 사진첩 : 다시 찾은, 지리산 정말 오랜만이다. 지리산에 마지막으로 찾은 지가 벌써 3년 전이던가? 20대 시절엔 일 년에 한두 번 이상은 꼭...  
72 자연 승학산 억새산행 (부산) freeism 3286   2011-05-19 2011-05-19 21:42
승학산 억새산행 (부산) 여행지 : 승학산, 구덕산 여행일 : 2007/10/21 사진첩 : 승학산 억새산행 가을은 내 몸에서 시작된다! 온 몸이 근질거리는 것 같더니 어느새 청명한 가을하늘이 계속되었다. 주말이면 도시는 교외로 떠...  
71 자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2/2, 경북 소백산) freeism 2914   2011-05-16 2011-05-16 22:57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2/2, 경북 소백산) 여행지 : 비로봉, 연화봉, 희방사 여행일 : 2006/02/05 사진첩 : 소백산 “희방사 코스라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꽤 힘들텐데... 그러지들 말고 삼가리 쪽...  
70 문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1/2, 경북 부석사) freeism 2973   2011-05-16 2011-05-16 22:56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 1/2, 경북 부석사) 여행지 :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부석사 여행일 : 2006/02/04 사진첩 : 소수서원, 부석사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69 외국 히말라야 편지 (9/9, ‘태국’기 휘날리며) freeism 2821   2011-05-16 2011-05-16 15:19
히말라야 편지 (9/9, ‘태국’기 휘날리며) 여행지 : 카오산로드, 파타야, 수상시장, 에메랄드 사원 여행일 : 2005/08/10, 12, 13, 14, 15 사진첩 : 태국 방콕 y에게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이네. 하지만 이런 태국의 찜통더위...  
68 외국 히말라야 편지 (8/9, 타오르는 네팔) freeism 2625   2011-05-16 2011-05-16 15:20
히말라야 편지 (8/9, 타오르는 네팔) 여행지 : 보우더나트, 퍼슈퍼티나트, 파턴 여행일 : 2005/08/08, 09 사진첩 : 네팔 카투만두, 포커라 y에게 다시 돌아온 네팔은 나흘전의 흐린 날씨와는 달리 파란하늘과 뜨거운 열기로 가...  
67 외국 히말라야 편지 (7/9, 포카라 통신) freeism 2971   2011-05-16 2011-05-16 15:20
히말라야 편지 (7/9, 포카라 통신) 여행지 : 포카라, 사랑코트, 뻐탈레 차고 여행일 : 2005/08/05, 06, 07 사진첩 : 네팔 카투만두, 포카라  
66 외국 히말라야 편지 (6/9, 네팔 속으로) freeism 2453   2011-05-16 2011-05-16 15:04
히말라야 편지 (6/9, 네팔 속으로) 여행지 : 쉬염부나트, 더르바르 광장 여행일 : 2005/08/04 사진첩 : 네팔 카투만두, 포카라 y 잘 있었나? 감기는 좀 어떻노? 한여름에 감기라니 우습지도 않다! 이 글 읽을 때쯤에는 다 회...  
65 외국 히말라야 편지 (5/9, 티벳에서 네팔까지) freeism 2873   2011-05-15 2011-05-16 15:21
히말라야 편지 (5/9, 티벳에서 네팔까지) 여행지 : 남초호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에베레스트 여행일 : 2005/08/01, 02, 03 사진첩 : 중국 티벳 hi, y~ 라사에서 출발해 사흘간의 로드투어로 도착한 여기는 니얄람. 중국(티...  
64 외국 히말라야 편지 (4/9, 티벳의 하늘) freeism 2557   2011-05-15 2011-05-16 15:21
히말라야 편지 (4/9, 티벳의 하늘) 여행지 : 노블랑카, 드레풍사원, 포탈라 궁, 조캉사원 여행일 : 2005/07/29, 30 사진첩 : 중국 티벳 y에게 아, 티벳. 그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을 설레게 만드는 히말라야, 나무한그루 자라기 ...  
63 외국 히말라야 편지 (3/9, 북경 둘째 날) freeism 2175   2011-05-15 2011-05-16 14:31
히말라야 편지 (3/9, 북경 둘째 날) 여행지 : 천단공원, 자금성, 경산공원, 북해공원, 왕푸징 여행일 : 2005/07/28 사진첩 : 중국 북경 y 북경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낼 이곳은 공설운동장의 자투리공간을 활용해서 만든 유스...  
62 외국 히말라야 편지 (2/9, 북경 첫째 날) freeism 2350   2011-05-15 2011-05-16 14:31
히말라야 편지 (2/9, 북경 첫째 날) 여행지 : 만리장성, 13릉, 천안문 광장, 전취덕(오리고기) 여행일 : 2005/07/27 사진첩 : 중국 북경 To y y랑 통화 이후에도 한참을 더 돌아다니다 밤 10시가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들...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