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땅끝까지 (2/8)
여행일 : 1998/08/04
한 밤의 비 소식, 지리산의 비가 서울, 강원 지역으로 옮겨 간 듯한 느낌. 10시쯤 송호리 해수욕장을 떠나 성만이의 "트레킹"이 본격 시작 됐죠. 처음 계획엔(5Km/h X 6시간 = 30Km) 정도로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서울 쪽의 비 소식과 상관없이 내리쬐는 햇빛, 거기다 길은 끝도 없이 보이고... 이런 여행은 첨이라 이것저것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많이 챙겨와서 그런지 배낭 무게도 장난이 아닌 것 같고... 한 20Kg은 되었던 거 같네요. 의자나 난간에 의지하지 않고는 일어나기도 벅찰 정도였으니깐요. 어깨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물론 준비한 물은 벌써 데워져서~ 밍밍- 거기다 가는 곳마다 정전이라서 지하수도 나오질 않고... 하지만 피곤 속에서 혼자서 있다는, 산과 바다를 옆에 끼고 걷는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좋았죠. 그러니까 송호-송종-중리-송지-미아-군곡 까지 한 15Km(4~5시간) 걸으니까 완전 Down ! 하여튼 거기부터는 버스를 타고 해남을 거쳐 두륜산으로 갔었죠. 근데 차타면서 보니까 성만이가 반나절이나 걸어온 길은 차로는 10분! 허망하면서도 "문명"의 황당함도 느꼈죠.
해남에서 버스를 타면 대둔사(두륜산) 입구 주차장까지 들어오죠. 대둔사로 가는 길이 보이고, 산 쪽으로는 민박, 여관, 나이트등이 있구요, 제가 텐트 친 곳은 유스호스텔 아래 야영장이었읍죠. 그러니까 입구에서 800m 정도 유스호스텔 쪽으로 걸으면 나옵니다. 몸이 피곤하니까 이 거리도 장난이 아니데요. 야영장은 꽤 넓고 풍광도 좋고, 화장실이나 세면시설도 잘 되어있었죠. 날이 좋아서 그런지 가족 단위 식구들이 많았었는데... 고기도 굽고, 수박도 자르고.... 성만인 침만 삼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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