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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히말라야 편지 (2/9, 북경 첫째 날)


여행지 : 만리장성, 13릉, 천안문 광장, 전취덕(오리고기)
여행일 : 2005/07/27
사진첩 : 중국 북경 icon_slr1.gif


To  y


y랑 통화 이후에도 한참을 더 돌아다니다 밤 10시가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들어왔네. 참 신기하지? 두 시간의 시차에다 존재하는 공간도 엄청나게 먼데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문명이란 게 꼭 공해만 낳는 건 아니었군. 암튼 목소리 들어서 너무 좋았다.

일일 버스투어
오늘은 북경여행의 첫날이었는데 많은 곳을 둘러본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재밌었다. 특히 ‘헉.헉.’거리며 둘러본 그 환상적인 ‘버스투어’는 말이지...
심상치 않은 하늘에선 아침부터 비가 내렸거든. 비를 피하며 조카와 난 민박에서 알선해 준 버스투어(120위엔)에 올랐지. 헉!(1) 근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내국인(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버스더라고. 우리 빼고는 다 중국짱깨(중국사람)들이데. 우리나라로 치면 ‘질문없는’ 사람들로 구성되는 일일 관관상품 쯤 될까나? 난감하데... 근데 좀 특이한 건 가족 단위가 많이 보이더라. ‘묻지 마 관광’을 즐기기엔 그나마 건전한 중국 사람들... ^^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만리장성이었다. 다행스럽게 버스에서 내릴 때는 비가 그쳐있었지. 표를 사는데 여기서는 케이블카를 반드시 타고 올라가야 된다네. 끼워 팔기 같은 전형적인 장삿속 같아 껄끄럽긴 했지만 만리장성에 왔으니 한번 타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거든. 헉!(2) 그런데 케이블카라는 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류가 아니라 공장에서나 쓰는 컨베이어벨트처럼 생겼데. 100m 정도를 플라스틱 도르래(?)를 타고 올라가는데... 신기하더군.
“이런 것도 케이블카라 부르는구나~”
하지만 장성을 보고 내려올 땐 꽤나 신나데. 동계스포츠 중에 봅슬레이라고 알아? 그 경기처럼 반원으로 생긴 양철파이프를 타고 지그재그로 내려오는데... 윳후! 양 볼을 스치는 그 짜릿한 속도감!


만리장성의 케이블카


충격과 전율로 다가왔던 케이블카 때문에 정작 만리장성 얘긴 빼먹었네.
역시 크더라. 중국집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던 만리장성의 사진만큼이나. 하지만 달에서도 보인다는 건 그 길이 때문이라기보다는 그곳을 오르는 사람들 때문에 보이는 게 아닐까 싶더군. 다양한 피부와 형형색색의 옷들이 회색빛의 장성과는 사뭇 대조적이데. 마치 길바닥에 떨어진 사탕을 뒤덮은 선명한 개미떼 같다고나 할까. ‘바글바글~’
또 하나의 생각은 장성 주변의 산세가 험해 과연 이런 절벽과 계곡을 넘어올 만한 적들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
“쪽수(사람 수)가 많으니까 별 짓을 다한다. 그치? ㅋㅋ”


산을 타고넘는 황룡, 만리장성  군중속의 만리장성, 만리장성의 사람들...


자, 그럼 여기서부터 오늘의 하이라이트! 만리장성을 빠져나온 버스에서 다음 장소는 어딜까 생각하고 있는데 기와로 지어진 근사한 곳 앞에 차를 세우데. 번호표 비슷한 걸 주더니만 드디어 입장. 돌이랑 옥이 전시되는 듯 하더니만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시끄러워 지데. 뭔가 싶어 보니 긴 진열장 앞에서 옥팔찌나 옥목걸이를 팔고 사는 사람들로 만원이더라구.
헉!(3), 속.았.다.”
9시 뉴스에서나 봤던, 그러니까 우린 관광을 시켜준다는 목적으로 할아버지들을 꾀어 물건을 판매하는 그런 모임에 끼이게 된 거지... ^^
심지어는 병원까지 갔었거든. 전형적인 약장사의 수법이었다고나 할까? 병원처럼 생긴 곳에 들어가더니만 단체로 어느 강의실에 밀어 넣더군. 그리곤 의사로 가장한(?) 노신사가 건강과 질병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더니만 무료로 봐준다는 식으로 맥을 짚어보데, 그리고는 약을 파는 뻔한 스토리로 말이지.
오성홍기와 천안문총 네 군데의 상점을 ‘관광’했는데 저렴한 일일투어라 내용이 튼실할 거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지나친 장사속 같아 약간은 씁쓸하더군. 뭐, 다 먹고산다는 하는 일이지만... 여기도 돈, 저기도 돈, 돈돈돈...
도중에 13릉도 들렀지만. 더운 날씨에다 이동과 ‘쇼핑’의 반복으로 진이 다 빠지더라구. 광활한 평원위에 세워진 릉을 보면서 “아, 무덤이구나!” 정도의 밋밋한 인상이랑 사진 몇 장을 남기고 다시 북경으로 되돌아왔다.


시간도 어중간하고 번잡하기만 했던 ‘깃발투어’에서 막 벗어난지라 조금은 단출하게 돌아보고 싶데. 그래서 민박으로 바로 가질 않고 천안문 광장으로 갔거든.
지하철에 내려 광장에 올라서자 붉은 색의 중국국기(오성홍기)와 어우러진 천안문이 보이데. 붉은 색이 갖는 힘과 머릿속에 새겨진 ‘공산당’이라는 단어 때문에 더 강렬해 보이더라.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군가라도 한판 때려야할 판...
“전우에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
그러자, 천안문에 걸린 모택동 아저씨가 시끄럽다더군~ ^^


그리고 혁명박물관, 인민대회당, 모택동기념관으로 둘러싸인 천안문 광장을 걸었다. 천안문 사태 알제? 그때 중국의 민주화 시위 때 참 많이도 피 흘린 곳이잖아. 아직도 여기저기서 총탄의 흔적이 남아있다더군. 우리는 한가롭게 사진이나 찍으며 걷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어땠을까... 마치 광주의 금남로 같은 곳이 아닐는지. 세상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도 많다지만 이로 인해 더 많은 가치들을 배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천안문 광장의 야경


그리고... 오리를 구워 그 껍질을 전병에 싸서 먹는, 북경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오리고기를 먹으러 ‘전취덕’에 갔는데 헉!(4), 근데 웬 사람들이 이리도 많은 겨! 대부분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리던데 우린 운이 좋아선지, 잘 몰라선지 그냥 들어가서 바로 시켜 먹었거든. 새치긴가?
암튼 맛있데. 구수한 향기는 물론이고 쫀득하게 익혀진 껍질과 육질이 입안에서 사르르~ 거기다 맥주한잔까지! 킈아~ 세상에 부러울 게 없더구만!
먹고 싶나? ㅋㅋ 삐끼지 마시길... 대신 한국가면 후라이드는 내가 쏠꾸마~


오늘은 내가 너무 헉헉거렸나?
하지만 y는 더위 먹고 헉헉거리면 안 돼요.
이거 읽느라 또 늦잠 잘라... (누가 미인 아니랄까봐! ^^)
잘 자고 또 연락할께~

from 프리즘

분류 :
외국
조회 수 :
2209
등록일 :
2011.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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