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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유럽여행기 (10/12, 이탈리아)


여행지 : 밀라노,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 리도 섬
여행일 : 2003/08/09


밀라노를 떠난 기차는 이탈리아 해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복도까지 가득하다. 하지만 창밖으로 펼쳐진 전원의 모습은 의외로 한산하다. 우리네 시골처럼 텅 비어버린 집들이 자주 눈에 띈다. 돈과 문화를 찾아 도시로 모여드는 현상은 여기라고 예외는 아닌 듯 보인다.
기차는 어느덧 바다를 가로질러 베네치아의 산타 루치아 역에 도착한다.


베네치아에서여지저기 보이는 운하와 배를 통해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 온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우선 노선표가 즐비한 버스정류장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대운하를 내려간다.
이 수로는 왕복 10차선 정도의 크기로 베네치아의 중앙도로인 샘인데 교통법규나 순찰선까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운하의 배는 도로의 차, 운하를 건너는 다리는 도로를 건너는 육교와 같은 샘인데...
“그럼, 여기는 무단횡단 안하남? 수영만 되면 재밌겠는데...”


물위를 오가는 수상택시와 함께 베네치아를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골목길, 리오(좁은 운하)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여기저기 관광객을 태운 쪽배, 곤돌라가 한가로이 유람하고 있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골목길을 유람하는 인력거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산 마르코 광장의 비둘기두칼레 궁전 앞에 내린 우리는 '탄식의 다리'를 지나 산 마르코 광장으로 간다. 수많은 약탈품으로 만들어졌다는 산 마르코 대사원이나 연속되는 아치기둥으로 인상적인 코레르 박물관은 어쩌면 이곳의 두 번째 주인공이다.
이 광장을 지배하고 있는 주인은 단연 비둘기. 히치콕 감독의 <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엄청난 수의 새떼가 광장을 점령하고 있다. 광장 중앙의 가로등은 오래전에 비둘기들의 ‘똥밭’으로 변했고 주변의 건물역시 이를 알았던지 비둘기가 앉을만한 곳에는 어디에나 쇠침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비둘기 꼬지’라도 개발해서 팔아먹으면 어떨까... 새똥의 폐해를 줄인 ‘문화재 수호자’로 부상할까? 아니면 멍멍이도 성에 안차서 비둘기까지 잡아먹는 ‘야만족’으로 보일까?
비둘기 속에서의 유쾌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광장을 지나 간단히 식사를 한 후 인근 상점들을 둘러본다.
마치 ‘오페라의 유령’이나 피에로 얼굴이 연상되는 중성적 느낌의 카니발 마스크가 거리 곳곳을 장식한다. 또한 각가지 색과 모양이 섬세하게 어우러진 유리공예품, 베네치안 글라스가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리오에서 조카들과 함께우리는 다시 수상버스를 이용해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 휴양지, 리도 섬으로 향했다.
그리곤 지중해에 몸을 담근다. 수영복을 준비하지 않아 반바지 차림만으로 뛰어든 해수욕이었지만, 4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인지라 그 시원함이 남다르게 느껴진다. 또한 염분이 많아서인지 힘을 빼고 목을 뒤로 젖히며 누우니 몸이 쉬 뜬다.
구름에 기대어, 구름을 보는, 구름 같은 느낌이랄까...
나와 하늘이 하나가 되어 흘러간다.


리도의 저녁놀과 함께 이탈리안 피자로 저녁을 대신한 우리는 로마로 향하는 밤기차에 몸을 싣는다.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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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4
등록일 :
201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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