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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지리산 (2/2)


여행지 : 천왕봉, 장터목 산장, 백무동 코스
여행일 : 1998/09/24


자다 깨다... 한 네 다섯 번은 깬 것 같은데...
암튼 아침을 해먹고, 나머진 점심용으로 도시락을 싸고 출발.


아담한 절인 법계사 아래 로타리 산장을 출발해서 천왕봉 쪽을 향했읍죠. 어제 밤에도 약간 걱정했는데 역시 날이 별로 안 좋더군요. 비와 구름... 천왕봉에서 좋은 전망을 보려면 삼대가 적선을 해야 된다는데... 이런...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좀 심한 편이죠. 바위를 타고 가는 길도 몇 군데 있구요. 근데 그리 위험한 길은 아니니 조심해서 가시면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중간 중간의 길 중턱에선 신비한 운무도 감상할 수 있었죠. 쉬엄쉬엄 지리산의 전경을 둘러보고 가시면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정상까지 올라 갈 수 있죠.

천왕봉 바로 아래 있는 약수 "천왕샘"은 정말 맛있죠. 돌 사이로 떨어져 고인 물인데 지난 겨울에 왔을 땐 얼어서 맛볼 수 없었죠.

천왕봉에서천왕샘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이 나오죠. 오르는 길에 젖은 땀이 식어 춥기까지 합디다.
전망이 기가 막히데요. 비온 뒤라 운무의 신비스런 모습을 볼 수 있었죠. 성난 파도처럼 몇몇 섬들(봉우리)을 휘감싸는 모습... 파도의 울렁임처럼 구름이 산을 집어 삼켰다, 토했다 하는데 반야봉이 구름 속에 가물거리며 보이고 멀리 노고단까지 보이더라구요. 크아~ 아직 그 "감동"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발아래 구름과 또 머리위에 구름. 그사이로 솟은 봉우리들... 마치 신선이라도 된 기분입죠. 여지껏 지리산은 많이 올랐지만 이런 모습은 첨이었걸랑요. ... 제 작은 글 솜씨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한참이나 그 광경을 보고 있었죠. 사진도 많이 찍고 "야~호~"도 한판 때리고...


그리곤 서쪽 능선을 타고 내려 왔죠. 내려오기가 너무 아까웠었죠... 철제 계단과 바위 길을 내려오면 "고사목"들이 무더기로 있는 곳이 있는데 좀 씁쓸한 곳이죠. 30년 전 울창한 숲이었다는데 벌목꾼들이 나무를 무단으로 자르고 흔적을 없애려고 모든 나무들을 모조리 불질렀다는군요. 앙상한 나무들의 굵은 뼈들만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신들에게 인간들의 무지를 용서해 주십사 기원하는 모습같이 보이더군요.
한참을 묘지 사이로 걸어 내려가다 보면 장터목 산장이 보이죠. 얼마전 공사를 통해서 새로 지었는데 무늬만 통나무집이죠. 현대식의 2층으로 신축돼 크긴 크던데 왠지 좀 허전하데요.
준비한 점심을 먹고 백무동 코스로 내려갔죠. 원래는 "칠선계곡 코스"로 내려 갈려 했는데 길이 험하다고 통행을 금지시켜 놨더군요.


장터목 뒷길로 해서 백무동까지 가는 길인데 피곤해서 그런지 무지 길데요. 2시간 정도는 산 능선을 타고 계속 내려갔고 나머지 2시간 정도는 계속 계곡만 타고 내려 갔었죠. 계곡의 그 무수한 돌밭... 계곡이라 돌이 많아 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았죠. 신경은 신경대로 날카로워 지고... 으~
"참샘"이란 약수가 있어 목을 축이고 다시 행진. 약수터 아래 하동바위서부턴 일행 모두가 다리가 후들후들... 혼났죠.


거의 4시간이나 걸려 하산했죠. 백무동엔 야영장이 있어 야영해도 꽤 괜찮을 것 같았죠. 물론 민박집들도 많이 보이데요. 저흰 진주 가는 막차(19시 45분)를 타면 부산 가기가 어중간 해 함양을 거처 진주로 해서 부산으로 왔어요.


지리산... 무지 쑈킹 했어요. 그 운무와 봉우리들... 말로는 표현이 안되죠. 이 글 읽으시는 분도 한번 가보세요.

분류 :
자연
조회 수 :
1916
등록일 :
2011.04.30
01:58:25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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