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여행에는...      > 여행속의 사진
     
 
 
- 여행에는...
- 사진속의 여행

여행에는...

터키, 비잔틴 여행기(3/5. 온천으로 뒤덮인 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


여행지 :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원형극장, 아폴로 신전), 석회층
여행일 : 2018/12/08, 09
사진첩 : 온천으로 뒤덮인 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icon_slr1.gif


일정(2018/12/08, 09)

터키, 비잔틴 여행기 주요 일정(이스탄불-에페스-파묵칼레-안탈야-카파도키아)



  해가 질 무렵 파묵칼레 숙소에 도착해 늦은 저녁을 먹고 나자 세상이 온통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날도 추운데다 비교적 외진 곳에 위치한 호텔이라 밤은 더울 길~게 느껴졌다.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호텔에 온천도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수영복과 수모를 챙겨 실내 풀로 향했다.
  가로 10m, 세로 15m 정도 되는 온천 풀에 남녀 구분 없이 모두 들어가 온천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과는 달리 수온이 높지 않아 미지근했다. 그저 파묵칼레 온천에 몸을 담가봤다는 정도에 만족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음날 파묵칼레에서의 아침, 오늘도 파묵칼레를 둘러보고 안탈야까지 가야하는 일정이라 서둘러 출발했다. 우선 파묵칼레의 대표적인 유적지 히에라폴리스로 향했다. 이곳은 페르가몬 왕국과 로마시대를 거쳐 번성했던 도시라는데 지금은 도시의 잔해만 남아 옛 영광을 대신하고 있다. 인간이 신을 모방해 만들었던 구조물은 지진과 함께 사라졌지만, 저기 자연 속에서 스멀스멀 솟아난 온천은 아직까지도 순백의 석회층을 만들며 오늘날의 파묵칼레를 영화롭게 만들고 있다. 감히 범접하기 힘든 자연의 힘이자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히에라폴리스의 아침(남 비잔틴 문과 열기구)    원형극장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히에라폴리스 전경

히에라폴리스의 남 비잔틴 문과 열기구. 그리고 원형극장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히에라폴리스 전경


  우리는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남 비잔틴 문을 지나 히에라폴리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까지 올라갔다. 밤기운을 머금은 히에라폴리스 언덕은 아침 여명과 선명하게 연신 셔터를 누르게 했다.

  원형극장은 에페스 유적의 것보다 훨씬 보존상태가 좋았다. 방금 공연을 마친 합창단의 모습처럼 당당했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무대를 중앙으로 둥그렇게 모아진 객석에는 커튼콜을 외치는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파묵칼레를 품은 거대한 원형극장을 돌아 내려오면 왼쪽으로 여러 건물터가 보이는데 뒤에 찾아보니 아폴로 신전과 교회 터라고 했다. 유적 발굴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가건물 아래로는 많은 석제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역사의 퍼즐은 레고 조각의 블록들을 연상케 했다. 지금은 하나의 돌조각이지만 언젠가는 아폴로 신전과 교회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히에라폴리스 원형극장에서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있는 원형극장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있는 원형극장


원형극장에서 바라본 히에라폴리스. 저기 타우르스 산맥의 설산이 보인다

원형극장에서 바라본 히에라폴리스. 저기 타우르스 산맥의 설산이 보인다.


  고대 유적을 뒤로하고 파물칼레의 상징인 되어버린 순백의 석회층으로 갔다. 파묵칼레의 히에라폴리스 남쪽 경사면을 따라 석회 성분이 함유된 온천이 흘러넘치면서 생성된 계단형의 석회층으로 하늘에서 내려앉은 하얀 오로라 같았다. 파묵칼레가 ‘목화의 성’이라는 터키어라는 말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나와 일행 몇몇은 한쪽에 마련된 족욕장으로 살금살금 내려가 발을 담가봤다. 어제 호텔에서 담그던 온천과 비슷한 온도였지만 한겨울 야외라서 그런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까칠까칠하면서 미끄러운 석회바닥이라 조심스러웠지만 발목을 감싸는 온천수는 포근했다. 또한 차가운 대기를 만나면서 피어나는 수증기는 목화의 성을 더욱 몽환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곳곳에 말라버린 석회층도 보였다. 지나친 개발로 온천이 메마르면서 여름철이 아니면 수량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일부 석회층은 허연 바닥을 드러낸 채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하늘빛 온천수가 계속 흘러 쓰러져버린 히에라폴리스를 일으켜 세우는데 많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파묵칼레의 석회층과 이를 뒤덮은 수증기    점점 말라가는 온천

파묵칼레의 석회층과 이를 뒤덮은 수증기. 하지만 점점 말라가는 온천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터키 남부로 향했다. 1400m가 넘는 산맥을 넘어 안탈야로 향했다. 터키 남부에 위치한 안탈야는 지중해를 끼고 들어선 아름다운 도시로 터키뿐만 아니고 유럽 최고의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아직 5시간 이상을 가야 하지만 이런 맑은 날이 내일까지 이어진다면 혹시나, 혹시나 지중해에서 바다수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지중해에서 수영을? 내가 언제 지중해에서 수영해 보겠어! ^^”

분류 :
외국
조회 수 :
366
등록일 :
2019.01.18
00:28:19 (*.52.194.1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3835&act=trackback&key=c7e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7383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91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5/6, 설산 속의 호수, 카라쿠리) freeism 3745   2011-09-08 2011-09-19 23:01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5/6, 설산 속의 호수, 카라쿠리) 여행지 : 카라쿠리 호수 여행일 : 2011/07/23, 24, 25 사진첩 : 설산 속의 호수, 카라쿠리 6인실 침대칸에서 눈을 떠보니 기차는 여전히 사막 위를 달리고 있다. ...  
90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4/6, 쿠처, 천산대협곡을 가다) freeism 3681   2011-09-01 2011-09-14 10:00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4/6, 쿠처, 천산대협곡을 가다) 여행지 : 천산신비대협곡, 쑤바스 불교사원유적, 봉화대 여행일 : 2011/07/22 사진첩 : 쿠처, 천산대협곡을 가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천산신비대협곡으로 향했...  
89 문화 로댕갤러리를 가다 (서울) freeism 3678   2011-05-14 2011-05-16 22:50
로댕갤러리를 가다 (서울) 여행지 : 로댕갤러리 여행일 : 2005/01/02 prologue 로댕, 로댕의 손길을 느끼다. 새해의 두 번째 날, 로댕갤러리로 향한다. 뭐, 미술이나 조각에 남다른 조예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얼마 전에 서현님의...  
88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2/6, 실크로드의 관문, 둔황) freeism 3632   2011-08-10 2011-09-04 22:35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2/6, 실크로드의 관문, 둔황) 여행지 : 둔황, 양관, 옥문관, 야단지질공원, 명사산, 월아천, 막고굴 여행일 : 2011/07/17, 18 사진첩 : 실크로드의 관문, 둔황 둔황(敦煌). 사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가...  
87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1/6,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freeism 3536   2011-07-31 2011-08-31 10:14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1/6,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여행지 : 베이징, 왕푸징 거리, 란저우, 백탑산공원, 황하제일교, 오천산공원 여행일 : 2011/07/15, 16 사진첩 : 란저우를 가르는 황하 공항, 비를 머금은 뿌연 하늘이 ...  
86 자연 마등령 (강원 설악산) freeism 3372   2011-05-19 2011-05-19 22:25
마등령 (강원 설악산) 여행지 : 비선대, 마등령, 공룡능선 여행일 : 2009/07/15 ~ 17 사진첩 : 공룡능선을 넘어서 1 지루하게 펼쳐진 돌길을 하염없이 오른다.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돌들이 흙길에 뿌리를 내리고 흩어져있...  
85 자연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전남) freeism 3310   2011-05-19 2011-05-19 21:46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전남) 여행지 : 백운산 여행일 : 2009/03/14 사진첩 : 백운(白雲)속의 눈꽃 산행 버스에서 내리자 계절을 착각한 커다란 눈송이가 사선으로 달려든다. 여기는 백운산 초입의 답곡, 장비와 옷을 챙기고...  
84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6/6, 우루무치에서 천산천지까지) freeism 3258   2011-09-22 2012-06-28 15:36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6/6, 우루무치에서 천산천지까지) 여행지 : 우루무치, 국제대바라르, 천산천지 여행일 : 2011/07/26, 27, 28 사진첩 : 우루무치에서 천산천지까지 카라쿠리 호수에서의 ‘양파티’ 이후 부쩍 잦아진 설...  
83 외국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3/6, 불타는 도시, 투루판) freeism 3203   2011-08-18 2011-09-09 11:45
실크로드, 사막을 가르다 (3/6, 불타는 도시, 투루판) 여행지 : 화염산, 고창고성, 이스타나 고분군, 포도구, 소공탑, 야시장, 철문관(쿠얼러) 여행일 : 2011/07/19, 20, 21 사진첩 : 불타는 도시, 투루판 투루판은 한마디로 태양...  
82 자연 다시 찾은, 지리산 (경남) freeism 3142   2011-05-19 2011-05-19 22:21
다시 찾은, 지리산 (경남) 여행지 : 중산리, 지리산, 백무동 여행일 : 2009/02/26 사진첩 : 다시 찾은, 지리산 정말 오랜만이다. 지리산에 마지막으로 찾은 지가 벌써 3년 전이던가? 20대 시절엔 일 년에 한두 번 이상은 꼭...  
81 자연 승학산 억새산행 (부산) freeism 2861   2011-05-19 2011-05-19 21:42
승학산 억새산행 (부산) 여행지 : 승학산, 구덕산 여행일 : 2007/10/21 사진첩 : 승학산 억새산행 가을은 내 몸에서 시작된다! 온 몸이 근질거리는 것 같더니 어느새 청명한 가을하늘이 계속되었다. 주말이면 도시는 교외로 떠...  
80 문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1/2, 경북 부석사) freeism 2658   2011-05-16 2011-05-16 22:56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 1/2, 경북 부석사) 여행지 : 소수서원, 소수박물관, 부석사 여행일 : 2006/02/04 사진첩 : 소수서원, 부석사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79 외국 히말라야 편지 (7/9, 포카라 통신) freeism 2640   2011-05-16 2011-05-16 15:20
히말라야 편지 (7/9, 포카라 통신) 여행지 : 포카라, 사랑코트, 뻐탈레 차고 여행일 : 2005/08/05, 06, 07 사진첩 : 네팔 카투만두, 포카라  
78 자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2/2, 경북 소백산) freeism 2551   2011-05-16 2011-05-16 22:57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걸어보니 (2/2, 경북 소백산) 여행지 : 비로봉, 연화봉, 희방사 여행일 : 2006/02/05 사진첩 : 소백산 “희방사 코스라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꽤 힘들텐데... 그러지들 말고 삼가리 쪽...  
77 외국 히말라야 편지 (5/9, 티벳에서 네팔까지) freeism 2549   2011-05-15 2011-05-16 15:21
히말라야 편지 (5/9, 티벳에서 네팔까지) 여행지 : 남초호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에베레스트 여행일 : 2005/08/01, 02, 03 사진첩 : 중국 티벳 hi, y~ 라사에서 출발해 사흘간의 로드투어로 도착한 여기는 니얄람. 중국(티...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