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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는...

강화기 (1/2)


여행지 : 강화도, 참성단, 마니산, 정수사
여행일 : 1999/04/16


1박 2일(4월 16-17일)의 일정으로 금요일날 희뿌연 흐린 날씨 속에 신촌(서울)으로 향했었죠. 9시 30분쯤 신촌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원하던 화도(마니산)행 버스는 시간이 좀 남더군요.
원래는 둘째날 마니산으로 갈려했는데 일기예보에서 둘째날(17일 토요일)은 비가 온다기에 할 수 없이 첫날의 계획을 마니산으로 바꿨죠. 신촌에서 인천시 강화군까진 버스가 10분 정도 꼴로나마 있지만 그외의 강화도 지역은 1~2시간 간격이거나 이나마도 잘 없더군요. 버스 터미널에서 마니산 가는 차는 6:28, 8:40, 10:10, 11:30. 이렇게 오전에 네번 뿐이데 강화군으로 가서 다시 군내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었지만 초행이라 한번에 가는 차편을 이용하기로 했죠. 강화도까진 2시간 정도, 거기서 다시 화도(마니산)까진 한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그런데 이런... 12시 30분쯤 '화도'라는 곳의 마니산 국민관광지에 도착하니 날씨가 좋겠다던 어제 예보와는 달리 마니산은 온통 구름에 묻혀 보이지도 않지 뭡니까... 이런 X같은 경우가 있나... 가는 날이 장날... ...
암튼 지도를 보니 산 횡단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 시간도 좀 남고 배도 출출해 근처 식당에서 '토속 된장 백반'이란걸 먹었는데... 우~와~ 큼직한 뚝배기에 상큼한 봄나물이 향긋한 된장국... 보글보글...꿀떡꿀떡... 50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먹었는데 무지 맛있고 시원하더군요.
정말 "국물이, 궁무리 끈내조요~"


저는 '화도(국민관광지)-참성단-마니산 정상-정수사'로 돌아 나오는 길을 잡았죠. 입장료 500원(성인)의 '마니산 국민관광지'의 산길 같지도 않은 포장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지 진짜 등산로가 등장하는데 참성단까진 계속 나무 계단으로만 되있어 보기보단 장난이 아니더구만요. 참성단 근처까지 왔을까, 삐죽삐죽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데 저 아래쪽 바위 위에서 쉬고 계시던 두분의 아주머니가 뒤늦게 내려오는 한 친구분에게 냅다 소리를 지르더군요.
"복자야! 빨리 안와! 우리끼리 내려간다!", "뭐해! 야이 18 X아! 빨랑~와~~"
허허... 나 이런 참... 민망해서리... 단군 할아버지 제사상 앞에서 방정맞구로... 단군 할아버지 들으면 놀라 자빠지겠군...


마니산 능선그리곤 마니산의 두번째 높은 봉(465m) -실제 많은 분들이 마니산 정상이라 알고 있으나 지도상으로 따로 정상(469.5)이 있음- 에 생각 외로 조촐하게 자리잡고 있는 참성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전국체전 때 싸이비 7선녀들이 성화를 밝히는 곳이고 단군 할아버지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죠. 근데 이런... 이미 산은 구름에 포위되어 보이는 건 흰 물방울들뿐이고... 보이지 않는 경관대신 묘한 신비감이 들더군요. 단군 할아버지의 흰 수염이 강화도를 모조리 덮어버린 느낌...
날씨가 더 나빠져 간간이 빗방울도 내리면서 홀로 마니산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갔죠. 지도에는 이 능선구간을 '위험구간'이라 표시한 걸 보긴 했지만 실제로도 정말... 아찔한 능선길이더군요. 물론 날씨만 좋았으면 그만큼의 바위능선의 경관에 감탄을 했겠지만... 삼각형의 모서리 같은 바위길을 조심스레 밟아 나갔죠. 역시나 여느 '비 국립공원'에서 느낀 거지만 이정표라든가 등산로가 잘 보이질 않아 고생도 무지 많이 했죠.


마니산 정상에서마니산(469.5m) 정상 -비석이라든가 아무런 표시가 없어 그냥 느낌으로 찍었죠- 에 도착했을 때가 약 2시 50분 정도니까 한시간 삼, 사십분 정도 걸린 셈입죠. 산은 높지 않지만 바위와 험한 능선으로 이뤄져있어 조금은 까다로운 산이라 생각됩니다. 날씨만 좋았어도 서해바다와 강화도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을 건데... 혼자 이리저리 포즈 잡고, 사진 찍고, 비바람 맞으며 발길을 계속 옮겼죠.


시간이나 날씨 탓에, 그리고 제가 지나온 길은 등산객들이 많이 없었던 길이라 좀 심심하긴 했어도 모처럼 느껴보는 '호젓함'이 참 좋았어요. 마니산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약 1시간 정도 내려오면 정수사라는 절이 있는데 지도에선 빨간색으로 중요하게 표시되어 있었지만 저 같은 '문화맹'에겐 그저그만한 절... 대웅전의 창살만큼은 화려하더군요.

인삼 막걸리
3시간 30분 정도의 산행끝에 정수사 아래 국도(큰사골)까지 왔는데 다음 목적지인 전등사 가는 버스는 고사하고 경운기도 한대 안다니는 무늬만 국도...
이런... 뭐 우야긋습니까... 기냥 전등사 쪽으로 막 걸었지요. 한 3Km정도를 걸은 후에나 버스가 오더구만요...
전등사 입구에 도착 했을 땐 이미 해가 지는 시간이라 전등사 근처에서 민박집을 잡고 하루(1인 10000원)를 쉬었었죠.


참 그리고 또 하나! '인삼막걸리(한병 5000원, 반병3000원)'
군대시절 한번 먹어보곤 이번에야 민박집에서 먹어봤읍죠.
크~ 크악~~ 술맛 좋다... ...
막걸리에 동동 뜬 인삼! 막걸리의 걸~죽함과 인삼의 상큼함의 조화...
밤새 이빨에 낀 인삼향이 가시질 않더군요... ...

분류 :
자연
조회 수 :
1621
등록일 :
2011.05.04
01:09:45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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