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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속으로 


고전 속으로

  나름대로 책을 읽다보니 책장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감흥이 적었던 책이나 앞으로 읽지 않을 것 같은 책들부터 하나씩 처분하고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출판된 지 20년 이상 지난 책들이다. 책을 구입할 당시야 상당한 호감으로 읽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자 그 효용성이나 가치가 전과 같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요즘에는 무작정 책을 구입하는 대신 고전 중심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계속 읽힐만한 책들을 구입한다.

  <변신>, <데미안>, <1984>, <멋진 신세계>, <일리아스>, <햄릿>, <돈키호테>, <무진기행>, 최근 들어 읽은 고전들인데 특히 M사에서 시리즈로 나오는 '세계문학전집'을 한권씩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꽂이에 1, 2권(변신이야기)부터 3권(햄릿), 4권(변신), 5권(동물농장) 순으로 모으는 재미도 남다르지만, 고전이 갖고 있는 문학적 깊이와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발견하는 즐거움 또한 상당했다.

 고전은 사건의 배경과 인물의 언어만 달랐지 오늘날의 우리 모습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에 갈등했고 이웃의 다른 모습에 방황했다. 끝없는 욕심이 파멸을 자초하는가 하면 겉모습에 쉽게 현혹되어 일을 그르쳤다. 순간의 사랑에 설렜지만 다가올 이별을 알지 못했다.
  또한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사회를 오롯이 체험하게 해 주었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고, 역사 속의 영웅이나 흉악한 살인범이 되었다. 타인이 되어 또 다른 삶을 만끽했다.

  고전은 이처럼 하나의 삶을 무한대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삶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미지의 삶을 당당히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었다.

 

  물론 "고전을 읽는다"는 전시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왠지 클래식하게 보이거나 양서를 읽고 있다는 착각, 혹은 자만심이 은근히 이를 부추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가식적인 모습은 고전을 읽으며 느끼는 감흥과 깊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폼생폼사, 혹은 “이 정도는 읽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집어든 책일지라도 조금만 읽다보면 그만이 간직한 고유한 향기에 빠져든다.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오늘날에도 교감할 수 있는 깊이에 매혹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세계문학전집' 모으기는 계속되지 싶다. 동일한 디자인의 책이 칸칸이 쌓여가는 모양도 좋을뿐더러 나를 표현하는 레벨이 한 칸씩 올라가는 것 같아 뿌듯하니 말이다.



- 2012/03/0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좋아요~ ^^

조회 수 :
1975
등록일 :
2012.03.05
00:04:58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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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2012.03.07
09:34:17
(*.157.221.79)

책장을 디자인하는 성마니, 좋네. ^^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초장동(부산) 등에 흩어져 있던 책을 사무실로 모았더니, 그 양이 만만치가 않더라.

재봉이의 미련스런 집착 때문에 센터 사장님과 지선이의 고생이 컸지.

다음 이사 또는 육신과 영혼의 분리를 떠올리면... 다 부질없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버릴 용기가 안 생긴다.

불편한 치장이지만 일단 자리를 잡았으니, 수 년은 두고 볼 일이다.

 

놀러 안 오나?

지선이 곧 갈 것 같은데...

 

freeism

2012.03.08
21:07:34
(*.182.220.169)

들여놓은 만큼 버리려 한다.

그러다보니 살아남는 책들은 ‘고전’이 되더군.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관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명력!

나 역시 오랜 시간을 통해 빛을 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학기초라 일도 많고 탈도 많네. 이런저런 개인사, 가정사가 겹쳐 시간 내기가 어렵다.

4월에는 한번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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