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에는...
휴 휴-. 간만에 집어든 책은 생전 처음 보는 암호문처럼 다가온다. 동그라미와 사각형, 그리고 몇 개의 선으로 조합된 문자들은 하나의 음으로만 느껴질 뿐 서로를 연결하는 의미로는 기억되지 않는다. 꾸부정한 날씨 탓인지 허리띠에 짓눌려버린 뱃살 때문인지 책은 한없이 갑갑해 보인다. 휴-, 해독되지 않는 책을 덮자, 열려진 창문사이로 갑자기 ‘쏴-’하는 빗소리가 들린다. 문득, 빗속을 달리며 집으로 향하던 어린 날이 떠오른다. 머리를 적시던 시원한 물줄기와 귓불을 스치던 차가운 바람. 코끝에 대롱거렸던 한여름의 소낙비와 뜨거워진 등허리를 타고내린 한낮의 빗소리. 휴- 저 빗속을 날고 있는 나! - 2006/07/11 태풍이 지나가고 다시 장마가 시작된다... "와이리 찌뿌등하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