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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에는...

책장 속의 나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
평소의 신조에 따라 정리고 청소고 다 생략한 체 있는 그대로의 책장을 공개합니다.


제 방엔 모양이 제각각인 책장이 세 개가 있읍죠.
[책장1]소설류를, [책장2]산문류과 음반을, [책장3]컴퓨터와 관련된 것들을 쌓아(?)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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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1] 소설류를 모아놓았습니다.

굉장히 육중한 책장입죠. 옛날엔 거실 장식장으로 쓰였는데 조금씩 늘어가는 책들의 숨막혀하는 절규를 보다 못해 제 방으로 공수해온 놈이죠.

우선 두 칸이 하나가 되는 네 개의 공간에 맞춰 ㄱ,ㄴ,ㄷ 순으로 정리를 해 놨습니다. 하지만 닥치는 데로 읽었던 몇몇 작가는 마지막 공간에 따로 모았습니다.
요즘은 공간이 부족해서 여기저기에 마구 쑤셔 넣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1)~(6)까지는 제목에 따라 정리했구여,
(7)엔 이문열님과 이외수님의 책을 모았습니다.
(8)엔 역사나 과학과 관련된 책이 있죠.

그럼 한 칸씩 자세히 들여다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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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부터 정리되어 있죠. 위쪽에 모로 처박은 책들은 <개미> 2, 3권이랑 <길 없는 길> 2, 3, 4권이죠.

끝에 <다물>이라는 책이 보이는데 중학교 때 윤리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때 윤리 선생님은 방학만 되면 소설책을 수십 권씩 사다 놓고는 하루 종일 바닥에 누워 '즐겁게' 책만 읽는다더군요. 그 느낌을 느껴보려고 사 봤던 책이죠.
내용은 미래 한국의 이야기로 통일이 되고 경제가 발전하여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타고 중국으로부터 합병된 옛 고구려의 영토(만주)를 둘러보는 이야기죠. 그땐 무지 설레면서 읽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쫌 황당한 내용입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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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가다 읽거나 혹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선물용으로 구입한 <산에는 꽃이 피네>. 제 게으름으로 산문집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서 뒹굴고 있네요...


아래로 <레인맨>이 보입니다. 톰 크루즈랑 더스틴 호프만이 나오는 유명한 영화죠. 영화의 원작인지 아니면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시나리오를 짜깁기한 책인지는 알 수 없지만 책에 흥미가 없었던 시절, 책의 '맛'을 눈으로 보여주게 해준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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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의 끝트머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 어밍 스톤의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호>죠.
최근에 쏟아져 나온 화려한 그림이 첨부된 고흐 관련 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이를 느끼게 해주죠. 그의 자화상처럼 꿈틀거리는 삶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고흐 교과서’라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 읽은 세 권으로 된 전집류 <삼국지>가 보입니다. 햇살 좋은 교실창가에서 책을 읽을 때 전장(똥종이) 위로 황급히 도망가던 책벌레(먼지다듬이)의 모습도 기억나네요. 두껍긴 하지만 널찍한 세로쓰기라 쉽게 읽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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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과 신기한 램프>는 <자유에의 용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마광수님의 이미지까지 여지없이 무너뜨려버린 책입죠. 감흥 없이 반복되는 'sex'의 지루함이란... ... 돈 아까움!


교육학을 배우던 시절, <에밀>이라는 책을 호기심과 의무감으로 읽었었죠. 유익한 내용이었지만 조금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아이를 키울 때 한번쯤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하네요.


그리고 대학교 때 1,2권을 구입해 놓고 읽기를 미루고 있는 <임꺽정>과 <장길산>이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너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언젠간 읽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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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똥찬 만화책 <쥐>. 유태인과 독일군을 쥐와 고양이를 빌어 그려놨습니다. 한번 웃고 넘기는 만화가 아니라 두루 생각할 수 있는 '문학작품'이죠.


중간에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가 세 권 나란히 꽂혀 있습니다. 제가 젤 좋게 읽었던 책이거든요. 있는 듯 없는 듯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는 콘트라베이스의 무게감... 그 무게를 경쾌하게 써내려간 느낌이 좋아 선물용으로 두서너 권씩 늘 비치해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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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눈에 띄는 것이 조정래님의 <한강>입니다. 우리 문학사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책, <태백산맥>의 매력에 빠져 한질로 주문했었죠. 이번 방학 때 '한강'을 여행해 볼 생각입죠.

그리고 학창시절, '최초의 신소설' 어쩌고 하면서 외우던 기억으로 산 문고판 <혈의 누, 귀의 성>. 한창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우리 고전도 조금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작위적 생각에 읽기 시작했지만 엉성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당한 짜임새와 재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신소설!
그 뒤로 <춘향전>, <홍길동전>, <허생전>등 우리 책을 몰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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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문열과 이외수라는 이름만 보여도 그 책을 사봤던 때가 있었죠. 그래서 이 두분은 따로 모아뒀죠.
이문열님은 특히 <영웅시대>가 기억에 남네요. 제가 볼 때 가장 이문열다운 책이라 생각됩니다. 연좌제에 얽힌 작가자신의 아픔이 잘 녹아든 책이랄까... (물론 이문열님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의 모든 작품들까지 싸잡아 욕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그리고 나의 영원한 싸부님, 외수형님의 책입죠. 외수님을 계기로 도와 불교, 명상 서적을 줄줄이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시중에선 못 보던 책이 보이죠. <산목>이라는 책입죠. 상, 하 두 권으로 기획 되었지만, 너무 쪽팔린다며(외수님 홈에서 언급했었죠) 상권만 내고는 접은 책입니다. 난 잼나게 봤었는데... 암튼 구하기 힘든 희기본입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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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칸에는 역사서적이나, 과학서적, 문학상 작품집 등을 모아놨죠.
가끔씩 텔레비전에 나온 신용하 교수님의 외모와 말빨, 사상에 반해버려 산 <한국 사회사의 이해>가 큼직하게 보입니다. 조금 전문적이라 생각되어 아직은 읽지 못했어요~


그리고 아래편에 누워있는 책 두 권은 출판사가 '문성'이라는 이유로 두말없이 샀었죠. 제 이름이 '문성만'인데 '문성출판사'라니! 당연히 사야 안 되겠습니까! 그 후 독자엽서에 제 이름을 크게 적어 보내기도 했었는데, 아뿔싸 출판사에서 독자님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시집이 한권 왔지 뭡니까.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
(고등학교 때 국어점수를 높일 요량으로 시작한 지루한 '책 읽기'. 그땐 이런 짧고 재밌는 단편 작품집부터 시작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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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2] 산문류와 음반을 모은 책장입니다.

유리문도 있는 근사한 책장인지라 제가 비중있게 봤던(?) 산문류나 젊은날 날 환장하게 만들었던 음반을 중심으로 모셔뒀어요.


(9)은 여행에 필요한 장비를 올려놨죠. 큼지막한 배낭과 함께, 검은색 가방에 든 텐트, 침낭, 버너, 코펠 등은 언제라도 출가하여 새살림(?)을 차릴 수 있는 나의 '모바일 하우스(Mobile House)'죠.

(10)~(13)에는 수필집 등의 산문류를 ㄱ,ㄴ,ㄷ순으로 정리했고,
(14)엔 영화나 음악 관련 자료를 모아뒀죠.

그럼 어떤 책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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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칸에는 <교사의 권력>이 기억에 남네요. 제가 청강하던 교수님이 교사의 권위와 전문화에 대해서 쓴 책이죠. 그런데 제 생각엔 학급을 이끌고 통제하는 권위적인 측면보다는 학생 개인과의 가식 없는 친밀감을 통해 사제간의 의사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리포트에서 강조했더니만... 헉, 'C+'이 나오더군요. 교수님 생각과는 상반되지만 내심 'A'를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


그리고 <노자> 관련 책들이 보입니다. 특히 우측 위에 올려진 책(윤재근 님의 <노자>)을 통해 조금은 쉽게 노장사상과 도덕경에 접근할 수 있었죠. 그런 경지(뻥인거 아시죠!)에 오르고부터는 여러 명상, 종교서적들을 읽기 시작했었죠. 특히 오쇼 라즈니쉬가 쓴 책들을 많이 읽은 기억이 나네요.


그 밑으론 "나는 누구인가? 적(사도)는 누구이며 어디서 오는가?"라며 끊임없이 질문하는 철학적이고도 모호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우측 로봇)이 있는데 몇 해 전 애니에 심취해 큰맘 먹고 구입한 놈입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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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돋보입니다. 버림으로써 가득 채울 수 있는, 텅 비어 있기에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공'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지만은 그 순수한 내용만큼은 우리가 기억해야할 이정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에 비하면 전 너무 많이 움켜 쥔 느낌입니다. 다른 건 다 버리더라도 몇 권의 책만은 가슴속에 소유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앞을 지키고 선 또 다른 소유물인 건담(RX-79(G))이 보입니다. 아~ 모순덩어리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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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은 잘 안 읽는 편인데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만큼은 몇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플하면서 섬세하게 그려진 글들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또한 귀농과 관련된 책을 찾다 우연히 집어든 책, <월든>. 소로우의 자급자족하는 삶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그 후 몇 년이 지나자 이 책이 '대박셀러'로 떠오르더군요. 남보다 조금 먼저 읽었다는 것뿐인데도 마치 내가 탁월한 '문학적 예지력'의 소유자라도 되는 양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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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휴가가 있던 날, 장욱진 화백의 회고전에 대한 아침프로를 보고는 뭔가에 이끌리듯 무작정 찾아갔었죠. 그리고는 순수하면서 심플한 그림에 매료돼 <장욱진 이야기>를 샀던 기억이 난네요.
그러다 외수 형님이나 중광스님의 지면을 통해 장욱진 화백이 언급된 부분을 발견했을 때는 오래전의 고마웠던 선생님을 만난 것 같이 얼마나 기쁘고 반갑던지...


그 앞으로는 나의 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책들입니다. 친구의 적극 추천으로 구입은 했지만 그 두께에 눌려 아직 펴지 못한 <장미의 이름>, 그리고 기다란 목의 매혹적인 여인이 그려진 <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등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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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세 칸에는 영화나 음반을 정리해 뒀죠.
새 LP판을 사서 비닐을 자르고 자켓을 열었을 때의 그 느낌을 아실란지... 코를 들이밀고 검은 레코드판의 구수한 향을 음미하곤 했었죠. 그리곤 헤드폰으로 그들의 음악을 밤새워 듣곤 했죠.
그 소중한 기억들을 함께한 LP판이 모셔져 있습니다.

맨 위에는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영화음반들이 a,b,c 순으로 정리되 있죠.
영화음반은 다양한 곡들이 있어 좋거든요. 클래식에서 락, 째즈까지 다양한 분위기의 음악을 영화의 기억과 함께 한장의 음반으로 들을 수 있죠.

그 아래 칸은 외국 팝송이나 뮤직 영상물들이죠.
Queen의 철지난 LP 한장을 사려고 부산시내 레코드 점을 다 뒤지며 돌아다닌 기억들이 검은 판사이에 숨어 있읍죠.

맨 아래는 우리나라 음반이 있습니다. 조용필부터 서태지까지 제 성장과 함께 음악적 취향이 변했던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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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칸에서 빼곡히 쌓인 CD를 꺼내면 그 뒤로 몇 개의 비디오테이프들이 보이죠.

먼저 괴팍한 할머니와 무던한 운전사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람’ 이야기 <드라이빙 미스데이지>가 있구여,
코믹스런 연기와 편집에 뿅 간 영화 <펄프픽션>, 로드무비 혹은 여성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이랄 수 있는 <델마와 루이스>, 어느 영화도 따라올 수 없는 화려한 시가전을 담은 <히트>도 있읍죠.

몇 해 전만 해도 이런 영화를 구하려면 비디오 대여점을 기웃거리거나 중고 비디오상의 먼지 속을 몇 시간째 뒤집고 다녔었는데, 지금은 DVD나 몇 번의 클릭으로 쉽게 영화를 구할 수 있죠.

혹시, 비오는 LP판을 들어보셨나요?
세월이 좋다지만 LP나 비디오 같은 '구식'이 갖는 정겨움을 미끈한 DVD는 따라올 수 없겠죠. 오래되고 닳을수록 더해지는 빛바랜 아름다움, 그 시간의 여운들...
가끔 음악을 애잔하게 적셔주는 단비 같은 잡음이 그리울 때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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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3]컴퓨터와 관련된 것을 모았습니다.

(15)에는 CD로 옮겨놓은 영화랑, 여행 잡지, 여행 지도가 있죠. 전국 명산의 등산로가 바로 이 책장에 다 그어져 있읍죠.

(16)은 컴 작업에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있습니다. 그 옆에는 제 홈에 올린 글을 스크랩한 파일이 보이네요.

(17)은 전산이랑 교육학에 관련된 전공서적들이 뒹굴고(?) 있읍죠. 공부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제일 후미진 자리로 밀려나 버렸죠.

(18)에는 엄청난 부피(총 21권)로 인해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박경리님의 <토지>가 웅크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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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에는 허접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때그때의 느낌을 적어 놓은 메모지도 함께 보관해 둡니다.

책을 읽은 느낌들을 홈페이지에 올릴 때는 보통 이런 메모들을 워드프로세서에 옮긴 후 이리저리 다듬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통해서 책의 내용을 두 번, 세 번 음미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버리기 아까운 제 '원초적 느낌들'인지라 보관해 두죠.

세 개의 책장을 구분해서 정리해 놓곤 있지만 그때그때의 나태함 때문에 엉뚱한 곳에 자리 잡은 책들도 몇 권 보입니다. 하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좋게 봐줬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이중으로 밀면서 정리할 수 있는 책장이랑 근사한 서재도 장만할 수 있겠죠~

책이 얼마 없어 간단하게 소개하려 했는데 이런저런 잡생각으로 글이 길어진 느낌이네요.
제가 보아온 책을 통해서 나를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 2004/06/30
  한 인터넷 서점(알라딘)에서 주최하는 '서재' 이벤트를 위해 적어본 내용입니다.
조회 수 :
1370
등록일 :
2011.04.29
00:04:46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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