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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에는...

C8, 미치도록 포근한 교실이여!


 월요일 2교시. 시험시간 중간에 끼어있는 자습시간.
 교실을 둘러보자 답답해진 가슴에선 욕지기가 튀어나온다. 히터로 한껏 훈훈해진 실내공기는 턱 턱 막힌 가슴을 더욱 짓눌렀다. 3교시에는 국어 시험이 예정되어 있는데도 26명의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은 고개를 숙인 체 태평스럽게 졸고 있는 게 아닌가. 창가에 드리운 겨울햇살을 받으며 끄떡이는 고개는 시험이라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나른한 봄소풍의 느낌처럼 푸근하게 다가왔으리라.
 하지만, 하지만 곧 시험이 있는데! 긴장과 초조함으로 눈과 손의 움직임이 요란해야 할 시간에 지-극히 평온한 상태로 숙면에 들어간 그들을 보자니 속에서 천불이 일기 시작한다. 꽉 막혀버린 가슴이 잔뜩 구부러뜨린 미간 사이로 터져버릴 것만 같다.
 그나마 성적이 좋은 몇몇은 국어 선생님이 나눠줬을 법한 요약 프린트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를 펴고 확인해 본다거나 요약된 내용을 적어본다거나 하는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고개만 프린트 물을 향하고 있었지 그들의 생각도 시험과는 별 상관없어 보였다. 성불한 듯 앉아있는 그들은 나른하게 감겨오는 겨울햇살과 포근한 히터 열기와는 상관없이 날 미쳐버리기 직전까지 몰고 갔다.
 교실이라는 획일화된 공간, 개인의 가능성을 무시한 암기 중심의 교육, 권위주의적 선생님과 열악한 교육환경! 어떤 미사어구로 그들을 대변한다 해도 현실을 외면해버리는 그들의 ‘무념무상’ 앞에 우리 한국의 미래는 커녕 교사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신뢰감마저 무너져버린다.
 C8, 미치도록 포근한 교실이여!


- 2009/12/07
  기말고사가 있는 즐거운 교실에서...
조회 수 :
1766
등록일 :
2011.05.18
21:48:05 (*.182.22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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