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의 특성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윤대녕 특유의 분위기인 듯한 모습이다. 마치 흑백필름 속에 담겨진 예술영화를 보는 것 같다. 정처 없이 떠도는 등장인물과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듯한 대사. 그리고 모호한 장면들 사이에서 부지불식간에 끝나버리는 영화라는 점까지...
한 친구는 이런 불완전함이 단편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하지만 나로선 쉽게 수용되지가 않는다. 그저 부족한 독서력과 짧은 이해력을 일깨워 스스로 책망하게 만든다. 결국 책읽기의 즐거움 보다는 작가의 비중에 대한 의무감과 나도 읽었다는 성취욕으로 책의 껍데기만을 먹고 있었다...

나는 책갈피를 끼워둔 체 중간 정도 읽은 책을 덮었다.
우리 문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책이지만 나는 그 의미를 알아볼 수 없었기에,
더 이상 <은어낚시통신>을 말한다는 것은 작가 윤대녕에 대한, 나에 대한 일종의 거짓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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