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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지은이 : 황광우
출판사 : 웅진 (2006/06/28)
읽은날 : 2010/03/03


철학 콘서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고, 난해한데다 일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구름 속의 학문’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내가 심취했던 몇 권의 명상 관련 도서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읽지도 않았다. 그저 교과서에나 한번 나올법한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고 막연하게 흘려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을 쉽게 풀어놓았다는 소개 글을 보고 초보적인 인문학 공부는 물론이고 <자본론>과 같은 고전에 대한 기초지식도 쌓을 겸 구입했었다.


 <철학 콘서트>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노자, 마르크스 등 이름만으로 우리를 위축되게 만드는 사상가들이 많이 등장한다. 시험을 위해 외웠던 철학자와 저서가 머릿속에서 남아있기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각 철학자의 주장과 사회적 배경을 듣자 내가 너무 철학을 막연하게만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짚어보게 되었다.
 여기서는 철학자의 저서와 그들이 살았던 시대상황을 통해 그가 주장한 핵심내용에 접근한다. 한 시대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개선하려는 노력 가운데 등장한 것이 철학이고 사상인데, 그런 통찰 없이 이해하려다보니 철학이 어렵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또한, 고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철학서, 사회학 혹은 경제학 관련 전문서적들도 줄줄이 만나볼 수 있다. 물론 <도덕경>(노자)처럼 해설서로나마 읽은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초면이다. <논어>(공자)는 한문 수업에 조금 공부했던 기억이 있지만,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향연>, <크리톤>, <파이돈>, <국가>나 <반야심경>(석가), <성서>(예수), <성학십도>(이황), <유토피아>(토마스 모어), <국부론>(애덤 스미스), <자본론>(마르크스)과 같은 경우는 교과서나 텔레비전 퀴즈쇼에서나 들어봤던,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난해한 '경전'과도 같았다.

 하지만 <철학 콘서트>를 읽으면서 고전에 대한 중압감은 점점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간단 명로하고 재치 있는 말투는 철학이라는 어려움을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낸다. 독자는 그저 흐르는 계곡에 띄어진 낙엽처럼 몸을 맡기면 그만이다. 주변으로 스쳐지나가는 철학의 언저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공부가 된다.
 책을 읽을수록 저자 황광우 님에 대해 생각해본다. 책 뒤표지에 보면 철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는데 어디서 이런 통찰이 나왔는지 궁금했다. 거기다 자신의 머릿속에 담긴 생각들을 이토록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알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가 다 이를 설명할 수는 없을 진데 저자는 이를 자연스럽게 해치워버렸다. 오랜 관심과 노력으로 이룩한 그이 해안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긴 어렵다. 글은 쉽지만 철학이 갖고 있는 원리를 이해하기는 나의 무지가 너무 크다. 수백 페이지의 형이상학적 언어로 구성된 철학서를 몇 페이지의 해설서로 마스터한다는 것은 너무 배부른 소린가?
 어쩌면 한번 듣고 깨달을 수 있는 철학이라면 그 깊이는 지금과 같이 않았으리라. 도달할 수 없는 더 깊은 곳으로의 사유, 그 사유 속에 철학이, 인생의 깊이가 숨어있지 싶다.
철학,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흘려보내기에는 소중한 울림이 너무 많다. 비록 당장의 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는 세상과 물질, 우리와 나를 둘러볼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지 않을까. 깊은 사유 속으로 나를 던져 넣고 싶다.

분류 :
인문
조회 수 :
6587
등록일 :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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