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지은이 : 남영신
출판사 : 까치 (2002/04/05)
읽은날 : 2010/08/09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국어는 어렵다. 정확한 단어와 문법을 통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많았고 앞뒤 연결이 되지 않는 문장도 허다했다. 이상야릇한 표현은 글의 의도를 희미하게 만들었고 정리되지 못한 성급함만 남겨버렸다.
 불분명한 표현과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을 쓰면서도 이를 찾아보고 공부해보려는 노력은 늘 게을렀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는 문장들을 보면서 국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은 느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 올바른 표현에 대한 필요성과 국어공부에 대한 내 가능성도 확인할 겸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를 펼쳤다.


 국어의 어려움은 먼저 조사에 있었다. 조사는 명사에 붙어 주어나 목적어 등의 기능을 하게 만드는 요소로 '이/가, 은/는', ‘에’, ‘에서’와 같이 그 정확한 의미와 기능을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훈 작가 역시 <남한산성>을 쓸 때 조사 하나로 며칠씩이나 고민했다고 한다.
 <조사>에서는 그 의미와 올바른 사용법을 알기 쉬운 예문을 통해 설명한다. 가령 주어라든가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는 '이/가'를, 주제어나 서술어에 있으면 '은/는'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며 여러 예문을 곁들여 설명한다. 그리고 간단한 문제를 통해 자신의 국어실력을 확인해볼 수도 있다.
 계속해서 <어미>에서는 '고, 며', '므로, 으로'의 차이점을, <호응>에서는 주어와 서술어의 제약 관계를, <생략>에서는 주어나 서술어, 조사의 지나친 생략으로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를, <축약>에서는 지나친 수식이나 한자어 남용으로 인한 모호함에 대해 살펴본다. <높임말>과 <시제>에 대한 중요성도 지적한다.


 이 책에 인용된 수많은 문장들은 내 독해력에 대한 그 동안의 오해를 일부 해소시켜줬다. 몇 번을 되짚어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은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 표식 같았다. 하지만 내 독해력과는 무관하게 문장 자체의 오류도 상당히 많았다. 조사와 어미가 잘못 사용되거나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문장,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지나친 은유는 글을 이해하기 어렵게 했다. 이렇게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비문은 유명 작가의 소설, 산문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성 작가부터 글쓰기에 대한 바른 이해를 요구한다. "정확한 문장과 개성 있는 문체"를 위해 평생을 공부하라고 충고한다. 문학적 글쓰기가 문법적 글쓰기와 전적으로 동일할 수는 없겠지만 글을 표현함에 있어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지 싶다.


 그래도, 국어는 어렵다. 글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문장이 엉성해지고 문장의 구성에 신경쓰다보면 글이 막히기 일쑤다. 내가 쓴 글을 읽을 때 느끼는 어색함도 결국에는 엉터리 문법에서 시작되었음을 알게 된다.
 저자는 "바른 문장이 아름답다"라는 말로 책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어를 지금보다 훨씬 정교하고 정확한 언어로 다듬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어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저자의 말을 들으니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해 아무렇게나 써온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문법책이나 사전, 글쓰기 책을 찾아보며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갔어야 했는데 말이다.
 지금 쓰는 이글에도 온갖 엉터리 문법과 알 수 없는 미문으로 가득할 것이다. 십여 년 가까이 써왔던 엉터리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처지겠냐 마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다. 머릿속 생각을 체계적으로 풀어놓을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도 배워야겠다.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를 한번 읽고 밀쳐버릴 것이 아니라 손닿는 곳에 가까이 두고 읽고, 또 읽으며 공부해야겠다.

분류 :
인문
조회 수 :
7276
등록일 :
2011.05.09
23:13:22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1854&act=trackback&key=f76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185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6 인문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 유복렬 freeism 2208   2014-04-14 2016-06-13 22:00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 지은이 : 유복렬 출판사 : 눌와(2013/08/06) 읽은날 : 2014/04/13 얼마 전 교직원 연수차 청주의 고인쇄박물관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책인 <직지심체요절...  
5 인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Jean Ziegler) freeism 769   2015-03-30 2016-06-13 21:3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지은이 : 장 지글러(Jean Ziegler) 옮긴이 : 유영미 출판사 : 갈라파고스(2007/03/07) 읽은날 : 2015/03/29 온 가족이 지독한 감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둘째 아들이 감기에 걸렸는가 싶더...  
4 인문 비숲 - 김산하 freeism 905   2016-05-31 2016-06-13 21:27
비숲 지은이 : 김산하 출판사 : 사이언스 북스(2015/05/08) 읽은날 : 2016/05/30 부산에서는 '원북원부산'이라고해서 매년 한 권의 책을 정해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학교에 있다 보니 독서나 글쓰기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  
3 인문 행복의 기원 - 서은국 freeism 755   2016-06-03 2016-06-13 21:26
행복의 기원 지은이 : 서은국 출판사 : 21세기북스(2014/05/15) 읽은날 : 2016/06/02 몇 해 전에 연애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한 다큐멘터리를 봤었다.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접근해 데이트를 하지만 결국 그 많던 데이트 상대 ...  
2 인문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 이형주 freeism 941   2017-02-27 2018-08-04 23:14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 지은이 : 이형주 출판사 : 책공장더불어(2016/11/30) 읽은날 : 2017/02/20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 섞여 나온 커피를 갈아 마시는 루왁 커피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야생 사향고양이 배...  
1 인문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freeism 168   2020-07-20 2020-07-20 21:52
선량한 차별주의자 지은이 : 김지혜 출판사 : 창비(2019/07/17) 읽은날 : 2020/07/20 무의식중에 행해지는 차별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한마디로 "기울어진 세상에서 익숙한 생각이 상대방에게 모욕이 ...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