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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지은이 : 김나미
출판사 : 황금가지 (2003/10/11)
읽은날 : 2004/03/27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한 허탈감이 무겁게 짓누르는 요즘이다. 내 어깨에 짊어진 온갖 무게와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에 그 어떤 의욕도 사라졌다.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적당히 타협해 버리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구심으로 한숨짓는다. 탐욕이나 성냄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는 제쳐두고라도 나 스스로의 가식적인 허울부터 벗어던지고 싶다. 이제 정말 ‘물같이 바람같이’ 살고 싶다.
그래선지 책 서두부터 도니 도인이니 말하는 부분이 조금은 떨떠름 하지만 한때 나를 몰입하게 했던 그 순수한 열정으로 다시금 나를 몰아세우고 싶었다. 세상이치에 도통한 양 자신감과 오만함에 차 있었던 철없던 기억 속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찾아 간다.


긴 한숨으로 한 단락을 읽었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가진 것이 너무 많기에 안타까워하고 속상해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불교 관력 서적이나 이런 글들을 읽으면 늘 드는 생각이다. 물론 그 말미에 붙는 ‘하지만...’ 역시 함께 붙어다닌다. 한창 책 속에 빠져들 때면 아집과 욕심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다그치고 책망하면서도 현실 속으로 돌아오면 ‘그런건 다 이상적인 얘기일 뿐이야’ 라는 혼잣말로 스스로를 합리화 시켜버린다.


다시 책을 펼치고 그 이상에 대한 답을 살핀다. 도는 물론 삶, 욕망, 좌절. 그리고 무위, 자연, 업 등의 이야기들이 저자가 찾은 다섯 명의 인물을 통해 전해진다.
자신을 숨기고 세상을 따뜻하게 보시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단출하게 살아가는가 하면, 요가 수행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기도 한다. 마치 한 마리 물고기처럼 유유히 헤엄치며 자신과 티베트를 여행하기도 하고 동네 노인들을 돌보면서 스스로를 다스리기도 한다. 그리고 나무를 가꾸면서 평온과 자연스러움을 채득하기도 한다.


모두가 지난날의 사연과 아픔은 다를 테지만 지금의 모습들은 상당히 비슷하다. 촌락에 살건, 숲이나 강에 살건 세상과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는 점이나 현실에 만족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물 흐르듯 사는 모습이나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던 단출한 것들이다.
그러나 ‘단출함’을 체득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가족과 건강, 사회와 직장, 돈과 명예 등 무시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누구나가 동감하지만 섣부르게 행할 수 없다. 결국 자신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의 정체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그 뒤얽힌 관계를 풀어줄 수 있는 열쇠가 아닐까.
하지만 그 ‘용기’는 우리사회의 중심에선 실천할 수 없는 것일까. 진정한 도인(용감한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수련(?)하면서 자신은 물론 여러 사람에게 산림욕장 같은 휴식처를 제공해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회속에서 도인의 길을 택하고 싶다.
아직은 조그만 물건에 연연하고, 사소한 일에 삐치는 ‘쫀팽이’지만, 이 모든게 나를 발견하고 깨우쳐가는 과정이라 여기며 하루하루를 용기있게 맞서고 싶다. 남이 손가락질 한데도 나 스스로를 신뢰하면서 살고싶다. 그래서 물같이 바람같이 가고 싶다.

분류 :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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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4
등록일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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