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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지은이 : 정제원
출판사 : 베이직북스 (2010/04/20)
읽은날 : 2010/05/05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책 읽는 방법?
 많은 책을 읽어서 스스로의 습관으로 채득하는 것이지 누가 강요하거나 가르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선 짧은 단락으로 구성된 얇은 책, 가령 만화나 수필, 단편소설부터 읽으면서 활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야 한다. 이런 습관이 모이면 자연히 자신에게 맞는, 좋아하는 분야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좋은 글과 나쁜 글에 대한 판단을 통해 올바른 책읽기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책을 읽는 방법은 얇은 책부터 시작해 '무식한 다독'으로 틀을 잡아나가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의 서문에서도 말했듯 독서의 "'처음'을 이겨낸 독자에겐 거의 무의미"한 존재이기에 책에 대한 두려움은 덜한 나에겐 큰 의미로 다가오지 못했다. 따라서 틈틈이 책을 읽으라는,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된다는 식의 '독서법'은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는 기존의 책과는 달랐다. 독서의 효과나 방법을 열거하고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것으로 끝나는 여느 책과는 달리 30권의 책을 3장으로 나눠 소개하면서 자신이 채득한 책 선택 요령과 책 읽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책을 선택해 읽음으로써 몸소 책읽기와 쓰기의 전 과정을 보여준다. 같은 테마나 동일한 작가(번역가)의 글을 읽는다거나 생각의 깊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높여나가는 방법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책꽂이에 방치된 채 아직 읽지 못한 책과는 별개로 여기에 등장한 수백 권의 책들이 하나같이 구미를 자극한다. 하지만 꼭 읽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과연 제대로 이해할 수는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 이런 내 심정을 헤아리기라도 하듯 책은 서두르거나 급하게 휘몰아치지 않는다. 책 선택에 대한 망설임이나 잘 읽을 수 있을지 하는 두려움, 심지어 100% 이해할 수 없었다는 아쉬움마저도 앞으로의 책읽기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응원한다.


 책을 쓰고 읽는, 혹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따스함이 느껴진다. 작가의 책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오솔길을 걷는 것 같이 아기자기하다. 물론 중간 중간에 바람 시원한 골짜기도 만나고 숨 가쁜 언덕도 올라가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다그침이 없다. 그저 그럴 것이라는, 뻔한 말만 늘어놓고 말거라는, 자기 읽은 어려운 책에 대한 자랑만 가득할 거라는 선입견을 반성해 본다. 좋은 안내자를 곁에 둔 것 같이 든든하다.
 여기서 언급한 책을 몽땅 구입하고 싶어진다. 단순한 소유욕이라 해도 좋고 아니라도 상관없다. 그 속에 들어있을 무한한 깊이를 가까이 두고 음미하고 싶다.


 하지만 "독서법에 관한 책이면서 이렇듯 책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일독을 권하는 것"에 대해 몇 번이고 되풀이한다. 같은 주장을 반복하다 보면 그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인데 독서를 위한 몇몇 새로운 시도가 지나친 근심 앞에 반감되는 느낌이다. 사려 깊지만 너무 조심스러운 작가의 일면을 엿보는 것 같아 재밌었지만 좀 더 자신 있는 모습으로 독자를 격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인문학 위주의 책읽기라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산문이나 에세이 역시 진솔한 사람 냄새를 잘 표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 내용도 없는 신변잡기에 불과"하다는 식의 폄하도 눈에 띈다. 물론 모든 에세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독서를 지나치게 인문학 분야에만 국한시키는 것 같았다. 신변잡기의 에세이와 함께 허구세계를 표현한 소설 역시도 사람들에게 사색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데 말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권쯤은 과학책과 시집을 읽기를 권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권쯤은 소설, 혹은 무협지, 만화를 읽는 것은 어떨까. 얕아 보이는 깊이에 오히려 더 큰 삶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뭔가를 읽고 열심히 쓰고 싶은 욕구가 뜨겁게 올라온다. 일시적인 반작용으로 식혀버리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살짝 흥분된 지금의 열정을 늘 기억하며 살고 싶다...

분류 :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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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7
등록일 :
201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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