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교사와 학생 사이(Teacher And Child)

지은이 :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
옮긴이 : 신흥민

출판사 : 양철북(2003/11/15, 초판:1972)
읽은날 : 2013/03/11

 

 

교사와 학생 사이 (Teacher And Child)

  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오늘도 방황을 한다.
  우리 반 A군. 오늘은 아예 결석이다. 머리를 정리해 오라며 며칠째 타이르고 협박한 끝에 어제는 오후 2시가 지나서야 학교에 올라온 녀석.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병원을 다녀왔다고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물론 정리되지 못한 머리는 어느 정도 깎아왔지만 생활지도부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길어 보였다. 그래서 약간의 핀잔과 함께 다시 두발을 정리할 것을 다짐받고 교실로 올려 보냈더니 그냥 집으로 도망가 버렸다. 오늘도 결석이니 내리 이틀을 결석한 샘이다. 학기 초부터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되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하지만 A군의 어머니와 어제와 오늘의 일에 대해 통화하는 과정에서 A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아마 며칠 전에 있었던 나와의 첫 면담에서 "A, 너 효자구나~"라는 칭찬이 제법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새 학기에 대한 기대감에 큰마음 먹고 머리도 정리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려 다짐했지만 어머니를 돕기 위해 하던 야간 아르바이트에서 엉덩이를 다치는 바람에 어제는 병원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 병원에 갔다가 등교하겠다는 나와의 통화 이후 치료를 마치고 학교에 왔지만 담임선생님은 학교에 늦게 온 것과 더불어 모처럼 정리한 머리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새 담임은 날 싫어하는 것 같아..." 라는 생각과 함께 오늘도 학교에 가기 싫었다는 것이다.

  어제 학교에 왔을 때 좀 더 따뜻한 말로 A를 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머리카락도 정리했고, 아픈 몸을 이끌고 학교에 왔는데 첫마디부터 듣기 싫은 소리를 했으니 A의 상심도 이해가 된다.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 학생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이야기하고 학생의 감정에 귀 기울이자는 다짐이 무색할 따름이다. 그동안 읽었던 교육학, 심리학책들이 도로 아미타불이 되는 순간이었다. 조금 더 차분하게 그의 상황과 말을 받아들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나 역시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생들을 상대해야하는 교사, 특히 담임의 입장에서 학기 초만큼 중요한 시간은 없다. 부드럽게만 학생을 어루만져주다가는 학생들의 생활이 엉망이 되기 쉽고, 엄하게 몰아붙이기에는 교실이 너무 삭막해지기 쉽다. 학생 편에 서게 되면 이런저런 핑계로 학교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학생들이 속출하게 되고 규율과 질서를 통해 몰아붙이게 되면 교육의 가장 큰 의미인 '인성'을 놓치기 십상이다. 아직 나의 배움이 부족해 이 두 가지를 잘 조화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어쨌든 학기 초에는 이런 복잡한 심정으로 머리가 뒤죽박죽되기도 한다.

  <교사와 학생 사이>는 교육학에서는 꾀 유명한 책으로 출판 된지도 상당히 오래된 고전이다. 그래서 지금의 급변하는 교육현실과 상이한 부분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시선에 맞추어 교육을 하라는 명제만큼은 여전히 유효했다. 특히 책 초반부의 상황별로 정리된 사례는 교육 현장에서 바로 적용될수 있을 정도로 유용했다. 
  작심삼일이 되어버린 나의 다짐을 이번 기회를 통해 가다듬어본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학생들과 마주해야겠다.

.

분류 :
인문
조회 수 :
3493
등록일 :
2013.03.12
22:50:42 (*.182.220.171)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1001&act=trackback&key=3f5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6100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66 인문 사색의 즐거움 (余秋雨人生哲言) - 위치우위 (余秋雨) freeism 20368   2011-05-09 2011-05-09 22:57
사색의 즐거움 (余秋雨人生哲言) 지은이 : 위치우위 (余秋雨) 옮긴이 : 신규호, 유소영 출판사 : 이다미디어 (2010/05/21) 읽은날 : 2010/05/20 # 중국. "공간적인 차원에서의 위대함은 기세(氣勢)라 하고, 시간적인 차원에서의 ...  
65 인문 간단명쾌한 철학 - 고우다 레츠 (甲田烈) freeism 8601   2011-05-09 2011-05-09 23:04
간단명쾌한 철학 지은이 : 고우다 레츠 (甲田烈) 옮긴이 : 이수경 출판사 : 시그마북스 (2010/06/20) 읽은날 : 2010/07/08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현대철학... 연대기라 불러도 좋을 만큼의 철학 사상들이 그림과 함께 시...  
64 인문 9시의 거짓말 - 최경영 freeism 8529   2011-05-09 2011-05-12 23:41
9시의 거짓말 지은이 : 최경영 출판사 : 시사IN북 (2010/08/30) 읽은날 : 2010/09/25 <9 시의 거짓말>이라는 제목만 보면 언론의 진실성에 대한 내용 같다. 하지만 책의 상당부분은 언론에 의해 과장되고 왜곡되는 우리의 주...  
63 인문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Le Voyage d'Orient) -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freeism 8215   2011-05-09 2011-05-09 23:30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Le Voyage d'Orient) 지은이 :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감 수 : 한명식 옮긴이 : 최정수 출판사 : 안그라픽스 (2010/06/04) 읽은날 : 2010/09/14 특정 지역의 문화와 유적을 둘러보고 그곳 ...  
62 인문 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freeism 7776   2011-05-09 2011-05-12 14:11
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지은이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옮긴이 : 이순희 출판사 : 사회평론 (2005/01/05) 읽은날 : 2010/08/18 번역서에 대한 편견인지 피곤한 몸 상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  
61 인문 사랑은 없다 (Von der Unmöglichkeit der Liebe) - 잉겔로레 에버펠트 (Ingelore Ebberfeld) freeism 7621   2011-05-09 2011-05-09 22:56
사랑은 없다 (Von der Unmöglichkeit der Liebe) 지은이 : 잉겔로레 에버펠트 (Ingelore Ebberfeld) 옮긴이 : 강희진 출판사 : 미래의창 (2010/04/21) 읽은날 : 2010/05/10 "사랑에 빠진 사람은 우선 자신을 속이고 뒤이어...  
60 인문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The Gift of Betrayal) - 이브 A. 우드 (Eve A. Wood) freeism 7451   2011-05-09 2011-05-09 23:36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The Gift of Betrayal) 지은이 : 이브 A. 우드 (Eve A. Wood) 옮긴이 : 안진희 출판사 : 이마고 (2010/08/20) 읽은날 : 2010/10/14 배신에 대한 보고서이자 치유를 위한 영양제 같다고나...  
59 인문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Denk&uuml;rdigkeiten Eines Nervenkranken) - 다니엘 파울 슈레버 (Daniel Paul Schrebe... freeism 7411   2011-05-09 2011-05-09 23:15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Denkürdigkeiten Eines Nervenkranken) 지은이 : 다니엘 파울 슈레버 (Daniel Paul Schreber) 출판사 : 자음과모음 (2010/06/16) 읽은날 : 2010/08/11 신경병자 슈레버의 회고록이 2/3를 차지하며 금치...  
58 인문 4주간의 국어여행 - 남영신 freeism 7253   2011-05-09 2011-05-09 23:42
4주간의 국어여행 지은이 : 남영신 출판사 : 성안당 (2005/06/22) 읽은날 : 2010/11/19 미녀들이 나와 수다를 떠는 '미수다'는 한국말에 능숙한 외국인을 초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출...  
57 인문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 남영신 freeism 7248   2011-05-09 2011-05-09 23:13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지은이 : 남영신 출판사 : 까치 (2002/04/05) 읽은날 : 2010/08/09 국어는 어렵다. 정확한 단어와 문법을 통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많았...  
56 인문 조벽 교수의 희망 특강 - 조벽 freeism 7026   2012-02-22 2012-02-24 22:24
조벽 교수의 희망 특강 지은이 : 조벽 출판사 : 해냄 (2011/12/15) 읽은날 : 2012/02/20 조벽 교수님의 책을 읽어본 아내는 교사의 자세는 물론 교수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그의 책을 적극 추천했다...  
55 인문 프로이트의 의자 - 정도언 freeism 7001   2012-03-31 2012-03-31 09:21
프로이트의 의자 지은이 : 정도언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2009/10/05) 읽은날 : 2012/03/30 야심한 저녁, <프로이트의 의자>를 펼친다. 오래된 친구에게 자신의 속내를 풀어놓듯, 가슴 속에 응어리진 답답함을 하나씩 설명한다...  
54 인문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freeism 6989   2011-05-09 2011-05-09 22:59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지은이 : 이진우 출판사 : 책세상 (2010/04/28) 읽은날 : 2010/06/10 프레드리히 니체, 그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니체를 겪어보지 못한 내 무지에서 비롯된 막막함...  
53 인문 한 권으로 읽는 로마 제국 쇠망사 - 에드우더 기번 (Edward Gibbon), 가나모리 시게나리 freeism 6909   2011-05-09 2011-05-09 22:53
한 권으로 읽는 로마 제국 쇠망사 지은이 : 에드우더 기번 (Edward Gibbon) 편 역 : 가나모리 시게나리 옮긴이 : 한은미 출판사 : 북프렌즈 (2010/03/15) 읽은날 : 2010/04/27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 제국 쇠망사>(총3권...  
52 인문 예수 왜곡의 역사 (Jesus, Interrupted) - 바트 어만 (Bart D. Ehrman) freeism 6803   2011-05-09 2011-05-09 23:00
예수 왜곡의 역사 (Jesus, Interrupted) 지은이 : 바트 어만 (Bart D. Ehrman) 옮긴이 : 강주헌 출판사 : 청림출판 (2010/05/17) 읽은날 : 2010/06/28 본격적인 책읽기에 앞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일단 나는 ...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