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동물농장(Animal Farm)


지은이 : 조지 오웰(George Orwell)
옮긴이 : 도정일
출판사 : 민음사(1998/08/05, 초판:1945)
읽은날 : 2011/02/19


동물농장  <동물농장>, 그곳은 인간을 몰아낸 동물들의 '해방특구'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이 꿈꿔온 이상과는 점점 멀어지기만 했다.
 동물농장을 이끌게 된 나폴레옹(돼지)은 권력이라는 달콤함에 점차 길들여졌고 자신들이 그렇게나 증오했던 인간들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몇몇 동물들을 제외하고는 회초리를 든 대상과 그럴듯한 ‘주의’만 달라졌을 뿐 고되게 반복되는 노동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담긴 미래의 그림이 있었다면 그것은 굶주림과 회초리에서 벗어난 동물들의 사회, 모든 동물이 평등하고 모두가 자기 능력에 따라 일하는 사회,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그날 밤 그녀가 오리새끼들을 보호해 주었듯 강자가 약가를 보호해 주는 그런 사회였다. 그런데 그 사회 대신 찾아온 것은, 아무도 자기 생각을 감히 꺼내놓지 못하고 사나운 개들이 으르렁거리며 돌아다니고 동물들이 무서운 죄를 자백한 다음 갈가리 찢겨죽는 꼴을 보아야 하는 사회였다.” (p78)


 마르크스의 이론으로 무장한 레닌과 스탈린. 그들은 노동자의 힘에 의해 소비에트를 세울 수 있었다. 자본가들의 억압과 수탈로부터 벗어나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같이 일해서 나눠먹는 사회주의를 이룩했다. 하지만 ‘인민해방’은 정치권력을 비호하는 구호에 머물렀을 뿐 인민의 배를 채워주지 못했고 더 많은 노동과 착취를 안겨줬다. 결국 반세기의 시간을 거치면서 쇠락을 거듭했고 종국에는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동물농장>은 한마디로 소련의 생멸과정을 보는 파노라마였다.


 소련은 사라졌지만 우리에게는 '북한'이라는 <동물농장>이 여전히 존재한다. 김일성으로부터 이어지는 3대의 독재는 <동물농장>에 나오는 나폴레옹(돼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자본가의 착취로부터 인민을 해방시키겠다는 당초의 목표는 권력의 맛에 길들여진 독재의 그늘 속으로 숨어버렸고 이를 호위하는 집권층의 기득권과 맞물려 철옹성의 권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인민해방'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어떠한 방해물도 용납될 수 없었다.
 앞날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해 권력을 유지해 나갔던 나폴레옹의 경우처럼 오늘의 북한 역시 전쟁이라는 심지를 건드리며 우리를, 세계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도되고 있는 북한 내의 여러 징후들을 보면 소련과 같은 단계를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권력 누수의 마지막에 있을 무모함이 아닐까. 그렇기에 <동물농장>의 일들이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사회주의자였다는 오웰. 그의 입에서 듣는 비판은 단호하고 냉정했다. 인민 위의 권력은 존재할 수 있는가. 권력을 썩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가 추구했다는 ‘진보적 사회주의’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어쩌면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특정 주의(ism)에 대한 문제 보다는 대중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의 속성과 집단주의적 사회현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럼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동물농장>은 없을까?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와 담함, 온갖 비리와 은폐는 나폴레옹의 독재가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비록 과거와 같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지는 않더라도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삶을 조종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과 복종은 내 자신 속에 감추어진 또 하나의 '동물농장'인지도 알 수 없다.
 권력과 돈, 힘의 논리에 휘둘리는 돼지는 되지 말아야겠다.

분류 :
외국
조회 수 :
5870
등록일 :
2011.05.11
00:12:04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2071&act=trackback&key=513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207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317 한국 인간 연습- 조정래 freeism 3370   2011-05-03 2011-05-03 02:52
인간 연습 지은이 : 조정래 출판사 : 실천문학사 (2006/06/20) 읽은날 : 2006/07/15 60년대 간첩으로 남파되었다가 친구의 밀고로 붙잡힌 윤혁은 비전향수로서 지옥 같은 독방생활을 견뎌왔지만 사회주의의 성지였던 소련의 몰락과 ...  
316 한국 백수생활백서 - 박주영 freeism 3379   2011-05-03 2011-05-03 02:54
백수생활백서 지은이 : 박주영 출판사 : 민음사 (2006/06/19) 읽은날 : 2006/08/15 바람한점 불지 않는 찜통더위, 벌거벗은 체 선풍기와 뒹굴어보지만 흐르는 땀방울은 주체할 수가 없다. 더위 먹은 잠은 오래전에 달아나버렸고, ...  
315 산문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 진시륜 freeism 3409   2011-04-28 2011-04-28 12:16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지은이 : 전시륜 출판사 : 명상 (2000/10/12) 읽은날 : 2002/11/07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 그것만큼 진솔한 얘기가 또 있을까. 화려한 겉모습은 아닐지라도, 미흡한 ...  
314 산문 외뿔 - 이외수 freeism 3415   2011-04-27 2011-04-27 00:29
외뿔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1/04/18) 읽은날 : 2001/07/11 외수 형님께... 안녕하십니까 외수 형님. 이게 얼마만 입니까? 그 동안 몸은 건강하셨는지... 간간이 형님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파지'속을 헤엄치고 ...  
313 한국 괴물 - 이외수 freeism 3421   2011-04-28 2011-04-28 13:07
괴물 (1, 2)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2/08/08) 읽은날 : 2002/10/24 책을 구입한 뒤 읽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버렸지만 오히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즐겁게 다가온다. 장롱 뒤에 숨어있을 꿀단지에 대한 생각만...  
312 산문 느리게 사는 사람들 - 윤중호 freeism 3428   2011-04-30 2011-04-30 01:46
느리게 사는 사람들 지은이 : 윤중호 출판사 : 문학동네 (2000/09/01) 읽은날 : 2004/10/09 느리게... 말 그대로 세상의 흐름에서 조금은 비껴 살아가는 인생들을 그려내고 있다. 돈이라든가 명예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기...  
311 인문 교사와 학생 사이(Teacher And Child) -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 freeism 3438   2013-03-12 2020-03-15 15:17
교사와 학생 사이(Teacher And Child) 지은이 :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 옮긴이 : 신흥민 출판사 : 양철북(2003/11/15, 초판:1972) 읽은날 : 2013/03/11 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오늘도 방황을 한다. 우리 반 A...  
310 한국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freeism 3445   2013-12-12 2013-12-12 22:15
살인자의 기억법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 (2013/07/25) 읽은날 : 2013/12/11 "나의 이름은 김병수. 올해 일흔이 되었다." (p27)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  
309 한국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 정유정 freeism 3452   2013-06-19 2013-06-19 07:45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비룡소 (2007/06/25) 읽은날 : 2013/06/18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2007)는 <내 심장을 쏴라>(2009), <7년의 밤>(2011)를 통해 강열한 인상을 심어줬던 정유정 님의 대표작으로 그...  
308 산문 날다 타조 - 이외수 freeism 3457   2011-04-28 2011-04-28 23:48
날다 타조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리즈 앤 북 (2003/10/23) 읽은날 : 2004/04/21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하지만 이외수는 이렇게 말한다 ! “다 땔 치아라! 껍데기를 버리고 알맹이를 보라” 백수, 돈, 사랑, 자살...  
307 만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 (Batman : The Dark Knight Returns) - 프랭크 밀러 (Frank Miller), 클라우드 잰슨... freeism 3473   2011-05-09 2011-05-09 22:19
배트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 (Batman : The Dark Knight Returns) 지은이 : 프랭크 밀러 (Frank Miller), 클라우드 잰슨 (Kalus Janson), 린 발리 (Lynn Varley) 옮긴이 : 김지선 출판사 : 세미콜론 (2008/07/31) 읽은날 : ...  
306 한국 잠수 거미 - 한승원 freeism 3480   2011-04-30 2011-04-30 01:44
잠수 거미 지은이 : 한승원 출판사 : 문이당 (2004/04/15) 읽은날 : 2004/09/22 #1. 책에서 서울에서 장흥으로 귀향한 한승원님의 경험과 생활이 바탕에 깔린 단편집으로 농촌에서의 생활이나 가족간의 애증을 연작형식으로 풀어놓는...  
305 한국 상도 - 최인호 freeism 3481   2011-04-27 2011-04-27 00:31
상도 (1~5) 지은이 : 최인호 출판사 : 여백 (2000/11/01) 읽은날 : 2001/08/20 얼마 전 서울의 한 서점에서 최인호님의 사인회가 있었다. 인호 형님이야 그전부터 잘 알고 있던 터라 굳이 인호 형님의 초대를 마다할 이유는 ...  
304 한국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freeism 3482   2011-04-30 2011-04-30 01:19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지은이 : 최시한 출판사 : 문학과 지성 (1996/10/25) 읽은날 : 2004/05/07 학교와 학생을 중심에 놓고 써내려간 연작 소설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선재(학생)의 일기를 빌어 다섯 편으로 묶여있다. 1. 구름 ...  
303 한국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 김주영 freeism 3501   2011-05-01 2011-05-01 01:24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지은이 : 김주영 출판사 : 문이당 (1988/11/30) 읽은날 : 2005/02/03 ‘김주영’님이 전하는 과거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현기영님의 <바다와 술잔>이 검푸른 바다색의 소년기였고, 박완서님의 <그 많...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