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변신 · 시골의사 (Die Verwandlung · Ein Landarzt)


지은이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옮긴이 : 전영애
출판사 : 민음사 (1998/08/01)
읽은날 : 2010/04/00


변신 · 시골의사  <변신>, 옛날에 한번 읽어봤던 기억이 난다. 자고 일어나니 바퀴벌레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렸던 주인공의 이야기로 기억되는데 읽기는 수월했지만 이해는 어려웠던, 꿈틀거리던 벌레의 기괴함만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읽었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를 통해 고전에 대한 철학적 주석을 듣게 되었다. 여기서 설명한 철학적 의미를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여러 고전이 갖고 있는 철학사적 의미라든가 이야기 속에 감춰진 속뜻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이런 자신감으로 카프카의 <변신>에 다시 도전했다.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하지만 카프카의 문체가 그런지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모호한 문장들이 책읽기를 방해한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그 의미를 알아들을 수 있는 긴 문장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책읽기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실패인가. 알 수 없는 암호문처럼 다가왔던 <변신>은 페이퍼를 채운 긴 문장 이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
 <변신>을 수도 없이 읽었다며, 그 깊이와 감흥을 이야기했던 책이 기억난다. 하지만, 난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좋고 나쁨도 없이 그저 어지럽고 혼란스러움만이 남았을 뿐, 벌레로 변한 자신과 이를 지켜보는 가족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는 그럴싸한 추천 글도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명작의 반열에 올라있는 이런 고전 앞에서 시답잖은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자신이 우습게까지 보인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절벽 앞에 와 닿은 느낌이랄까. 카프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판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마치 내 독해력 수준을 판결 받는 것처럼 어쩔 줄 몰랐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글은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어도 마찬가지. 번역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이 또한 '모르쇠'가 대부분인 것을 보아 번역만의 잘못은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카프카 자체의 문제일지 모른다는 '건방진' 생각마저 든다.

 그는 상당히 엄격하고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렇다고 아버지에 대한 반발을 표면적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카프카는 그의 억압된 정서를 글을 통해 표현했고 그래서 소심하고 나약한, 외부의 권위와 힘에 쉽게 무너져버리는 '약한' 인간상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설명을 듣자니 그의 난해함을 조금 알 것 같았다. 물론 그의 글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말은 아니지만...


 모호한 <변신>과 난감한 <판결>을 뒤로하고 다시 <시골의사>에 도전해본다. 하지만 역시...
 책은 <학술원에의 보고>, <굴>, <법 앞에서> 로 계속 이어지지만 난해함으로 끊겨버린 맥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다.


 아, 카프카여! 그대는 나에게 라면 받침대나 취침용 자장가 역할밖에 할 수 없단 말인가. 부릅뜬 그의 눈이 내 심금을 긁고 간다.
 문득 어느 과자 광고의 카피가 생각난다.
 "아 ~ ○○○, 언젠간 먹고 말거야~"

분류 :
외국
조회 수 :
8796
등록일 :
2011.05.09
22:52:16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1783&act=trackback&key=67c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178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104 외국 아이, 로봇(I, ROBOT) -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freeism 486   2020-03-21 2020-03-21 21:11
아이, 로봇(I, ROBOT) 지은이 :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옮긴이 : 김옥수 그 림 : 오 동 출판사 : 우리교육(2019/08/05) 읽은날 : 2020/03/19 [로봇공학의 3원칙] 제1원칙 :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  
103 외국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freeism 491   2020-03-24 2020-03-24 01:02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 지은이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출판사 : 민음사(2012/01/02, 초판 : 1952) 옮긴이 : 김욱동 읽은날 : 2020/03/23 산티아고는 84일째 아무런 고기도 잡지 못했지만, 이번...  
102 외국 무기여 잘 있어라(A Farewell to arms)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freeism 557   2020-01-28 2020-01-29 00:20
무기여 잘 있어라(A Farewell to arms) 지은이 :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출판사 : 민음사(2012/01/02, 초판 : 1929) 옮긴이 : 김욱동 읽은날 : 2020/01/28 “한 여자가 다섯 번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 깎고...  
101 외국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freeism 567   2020-01-14 2020-01-18 00:04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 Seagull) 지은이 : 리처드 바크(Richard Bach) 도 서 1 : 소담출판사(송은실 옮김, 1990/11/01, 초판:1970) 도 서 2 : 현문미디어(류시화 옮김, 2003/09/10, 초판:1970, 개정:1998) 도 서 3 : 현...  
100 외국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 테드 창(Ted Chang) freeism 597   2019-11-16 2019-11-16 23:50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지은이 : 테드 창(Ted Chang) 옮긴이 : 김상훈 출판사 : 엘리(2016/10/14) 읽은날 : 2019/11/16 테드 창의 SF 단편 소설집. 서점가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책인데다 최...  
99 외국 모비 딕(Moby Dick)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freeism 601   2020-01-22 2020-01-23 23:40
모비 딕(Moby Dick) 지은이 :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출판사 : 문학동네(2019/07/22, 초판:1851) 옮긴이 : 황유원 읽은날 : 2020/01/21 1820년 11월 20일 포경선 에식스호는 남태평양에서 '거대한 향유고래’와 충돌해 침몰했...  
98 외국 오베라는 남자(En man som Ove) -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freeism 902   2016-04-30 2016-10-07 13:39
오베라는 남자(En man som Ove) 지은이 :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 옮긴이 : 최민우 출판사 : 다산책방(2015/05/20) 읽은날 : 2016/04/30 주름진 얼굴에 삐딱하게 치켜든 노인의 얼굴이 심상찮게 그려진 책 표지를 ...  
97 외국 다섯째 아이(The Fifth Child) -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freeism 921   2014-11-12 2016-09-05 23:27
다섯째 아이(The Fifth Child) 지은이 : 도리스 레싱(Doris Lessing) 옮긴이 : 정덕애 출판사 : 민음사(1999/06/25, 초판:1988) 읽은날 : 2014/11/06 데이비드와 결혼한 헤리엇은 하나, 둘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행복한 삶...  
96 외국 로빈슨 크루소(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 다니엘 디포(Da... freeism 965   2018-12-14 2019-10-17 22:49
로빈슨 크루소(The Life and Strange Surprising Adventures of Robinson Crusoe of York) 지은이 : 다니엘 디포(Daniel Defoe) 옮긴이 : 류경희 출판사 : 열린책들(2011/03/20, 초판 : 1719) 읽은날 : 2018/12/05 로빈슨 ...  
95 외국 정글북(The Jungle Book) -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freeism 1152   2016-06-21 2016-09-05 23:24
정글북(The Jungle Book) 지은이 :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 옮긴이 : 손향숙 출판사 : 문학동네(2010/08/23, 초판:1894) 읽은날 : 2016/06/18 2016년 디즈니사에서 만든 <정글북>이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다는 ...  
94 외국 해부학자(El anstomistra) - 페데리코 안다아시(Federico Andahazi) freeism 1239   2016-10-13 2016-10-23 01:38
해부학자(El anstomistra) 지은이 : 페데리코 안다아시(Federico Andahazi) 옮긴이 : 조구호 출판사 : 문학동네(2011/02/25, 초판:1997) 읽은날 : 2016/10/13 현대소설보다는 고전 중심으로 책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요즘 책들...  
93 외국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A Grotesque Romance) -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freeism 1245   2019-01-19 2019-10-17 22:48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A Grotesque Romance) 지은이 :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 옮긴이 : 김석희 출판사 : 열린책들(2011/10/10) 읽은날 : 2019/01/08 누구나 한번쯤은 투명인간이 되면 어떨까라는 ...  
92 외국 인간 (Nos Amis Les Humains) - 베르나르 베르베르 (Bernard Werber) freeism 1271   2014-08-03 2016-09-05 23:27
인간(Nos Amis Les Humains) 지은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옮긴이 : 이세욱 출판사 : 열린책들(2004/11/30) 읽은날 : 2014/08/01 아무런 영문도 모른 체 거대한 유리 상자에 갇히게 된 라울과 사만타. 생면...  
91 외국 페스트(La Peste)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freeism 1427   2016-09-05 2016-09-06 20:15
페스트(La Peste) 지은이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옮긴이 : 유호식 출판사 : 문학동네(2015/12/26, 초판:1947) 읽은날 : 2016/09/04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 뜨거웠던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선 굵은 땀방울이...  
90 외국 바보 빅터(Victor The Fool) - 호아킴 데 포사다(Joachim de Posada), 레이먼드 조(Raymond Joe) freeism 1443   2014-11-17 2016-09-05 23:27
바보 빅터 (Victor The Fool) 지은이 : 호아킴 데 포사다(Joachim de Posada), 레이먼드 조(Raymond Joe)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2011/03/10) 읽은날 : 2014/11/16 빅터의 IQ는 73. 말도 더듬고 행동도 느려 늘 놀림감이 ...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