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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능소화


지은이 : 조두진
출판사 : 예담 (2006/09/20)
읽은날 : 2006/12/16


능소화 바싹 타들어가는 건조한 겨울날에는 촉촉하게 가슴을 적셔줄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제격이 아닐까. 그러던 중 한 독서토론회에서 12월의 대상도서로 <능소화>가 선정되었다는 말을 듣고 토론회도 참여할 겸 서둘러 장만했다.


표지에 그려진 수묵화풍의 검붉은 능소화와 검게 흘려 쓴 제목에선 시간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버린 사랑의 힘이 강하게 느껴진다. 오랜 세월 속에 묵혀둔 진한 과일주 같다고나 할까.
또한 띠지에 적힌 “4백 년 시공을 뛰어넘은 슬픈 사랑”이라는 문구도 인상 깊다. 마치 은행나무에 깃든 천년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 <은행나무침대>의 카피를 보는 것 같아 그 내용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소설은 1998년 4월 경북 안동에서 이응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발견된 ‘원이 엄마의 편지’를 모티브로 능소화의 이미지를 빌어 그려내고 있다.


“소화는 기품이 넘치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원래 이 세상의 꽃이 아니라 하늘의 꽃이라고 합니다. 하늘정원에 있던 꽃을 누군가가 훔쳐 인간세상으로 달아났다고 합니다. 그 아름다움은 이 세상에 따를 것이 없고 사람들이 다투어 어여삐 여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궁궐과 양반가에서 그 꽃을 심고 즐겨온 것이 수백 년이옵니다. 워낙 기품 있는 꽃인 만큼 양민이나 천민들은 감히 가까이할 수 없는 꽃이옵니다. 상민이 제 집에 소화를 심으면 이웃 양반가의 노염을 사 매를 버는 지경이지요. 누구나 가까이 하기엔 아까우리만큼 기품이 넘치는 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소화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기 십상이나 그 속에는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 독이 있습니다.”
(본문 34쪽)


능소화, 너무 아름답기에 그 속에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를 슬픔의 ‘독’을 실제 사건과 작가의 소설적 상상력을 통해 그려놓았다. 남편(응태)을 먼저 보내는 여인(여늬)의 애절한 마음과 이들 앞에 놓인 피할 수 없었던 운명이 한여름, 화려한 꽃을 피우고는 시들지 않고 송이채 떨어지는 능소화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더욱이 쉽고 간결하게 씌어진 문체와 빠른 전개가 진부해지기 쉬운 러브스토리를 넘어 빠르게 몰입하게 만든다. 조금 진부할 수도 있는 전설 같은 먼 이야기를 마치 옆에서 듣는 듯 잔잔하게 써내려간다.


하지만 이를 밝혀내고 풀어놓았던 화자 개입은 지나치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것 같다. 맘껏 잡아놓은 사랑의 애잔한 분위기를 한순간에 흐려놓는 느낌이랄까. 화자의 개입을 최소로 줄이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조금 상투적일 수도 있는 평이한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겨진 지고지순한 사랑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미완으로 끝난 이들의 사랑을 4백 년이 지난 오늘, 아름답게 이어가고 싶다.


능소화에 얽힌 전설

능소화


옛날에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답니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소화뿐이었겠습니까?
다른 빈들의 시샘과 음모로 소화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하게 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답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담장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결국 임금님의 옷자락도 보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러지지 않은 채 "담장 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는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에,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바로 능소화랍니다.
(네이버 지식검색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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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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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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