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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나는 산으로 간다


지은이 : 조용헌
출판사 : 푸른숲 (1999/11/18)
읽은날 : 2000/04/06


나는 산으로 간다 "나는 신선지락의 비원을 가슴에 품고서 오늘도 산에 오른다. 누렇게 벼가 익은 호남 벌판의 한가운데에 불쑥 솟은 두승산을 오른다. 한발 한발 오르면서 소나무를 쳐다보고 구름을 쳐다보고 산 냄새를 맡아본다. 한걸음 한걸음 산을 오를수록 산은 나에게 불멸의 키스를 선사한다. 솔향기가 코를 간지럽히면서 탁해진 머리를 시원하게 만든다. 산이 팔을 벌려 나를 껴안고 부비면서 애무한다. 당신은 그동안 어디서 무엇하고 이제사 오느냐고 묻는다. 온몸에 쩌릿쩌릿 전가가 온다."


조용헌님이 산으로 간 까닭은... 자연이 있어 여유롭고, 절이 있어 포근하고, 사람이 있어 그립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내가 한눈에 훑터보고 충동적으로 구입한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첨에는 조금 망설여졌던게 사실이다.
내가 책을 조금 가까이 하다보니 책의 전체적인 내용 못지 않게 지은이와 그의 사진(얼굴), 책표지에서의 느낌이 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았는데, 처음 책제목이 마음에 들어 이 책을 들었을 때 습관처럼 둘러보게 되는 지은이와 지은이의 사진을 보고 약간은 망설였었다.
'조용헌'님이 대학교수(대학교수라는 직함에 묻어있는 약간의 고지식함과 논문식의 어려운 글, 이론적이고 위압적 분위기...)라는 점이 그것이고, 약간은 사이비적인 모습으로 비춰진 그의 사진(약간의 간사함이 묻어있는 얼굴???)때문에...
그런 몇번의 망설임 끝에 '속는 셈치고' 산 책이 '나는 산으로 간다'이다.


하지만 책의 몇장을 넘기는 순간 나만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뼈대있는 말과 쉬운 글, 말빨로만 사람을 기죽게 하는 '말쟁이'가 아니라 몸으로 행동으로 표현되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나의 선입견으로 크나큰 실수를 할 뻔 했구만...
죄송합니다. 교수님...


산을 '화두'로 삼아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꾸려가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우면서 쉽게 씌여진, 직접 발로 역어가는 책이다.
산과 사찰을 돌아다니면서 만난 산사들과의 경험, 그 속에는 도를 닦는 고승들, 깨달음을 얻으려는 산승들, 세상이 버린 사람과 세상을 버리고 들어온 사람들이 부딪치면서 깨달은 자유로운 삶이 느껴진다. 또한 두 발로 직접 체득한 산의 미학을 소박하면서도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마치 산 속의 호젓한 암자에서 스님으로부터 전해 듣는 옛날 애기처럼.
특히나 눈에 띄는 점은 산과 절, 역사와 문화, 선과 도, 사주명리학과 같이 약간 딱딱해 질 수 있는 부분을 애기하면서, 원광대학교에서 명리학을 강의하는 교수님답지 않은 털털함과 순박함이 엿보이는 책이다.
책 중간중간의 세상에 대한 넉넉한 풍자와 잔잔한 미소가 여운으로 남는 책이다. 그래서 더 읽기 수월했고, 이해도 빨랐는지 모르겠다.


갖 구워낸 김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찹쌀밥을 얻고 그 위에 약간 설익은 김치 한 점을 올려놓고 먹는 짭짜름한 그 느낌이랄까... 목구멍에 고이는 침이 마음에 와 닿는다.
산이 땡기게 하는 책... 가방하나 둘러매고 산으로 떠나게끔 충동질하는 책...


우리시대가 발견한 '문화 교과서'중의 한권이라라!
요즘 말로 옮긴다면... "캡 짱!"

분류 :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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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4
등록일 :
201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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