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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지은이 : 천명관

출판사 : 문학동네(2010/02/18)
읽은날 : 2015/01/25

 

 

고령화 가족

  <고래>에서 봤던 천명관 님의 구라빨을 생각하며 골라든 책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최근 영화(<고령화 가족>(송해성 감독, 2013년))로 만들어져 개봉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천명관표 말빨을 시간 가는지 모르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민규, 성석제 님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구라쟁이'라 불러도 될 정도!

  성공 지상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한 가족의 이야기인데 사랑과 치정, 열정과 좌절, 멜로와 액션이 뒤섞여있다. 나물과 고기, 참기름과 고추장이 맛깔스럽게 비벼져 알싸한 침을 고이게 하는 비빔밥 같은 느낌이랄까.
  실패한 영화감독으로 백수생활 중인 나(인모)는 교도소를 자기집 드나들듯 하는 형(한모)과 바람을 피워 소박을 맞고 쫓겨난 여동생(미연), 그녀 못지않은 오지랖으로 나를 당황시키는 조카(민경)와 함께 엄마집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엄마는 사회에서 퇴짜당한 체 모여든 이들에게 오늘도 고기반찬을 준비한다.
  한지붕 아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지만, 인생의 온갖 쓴맛과 굴욕을 경험한 이들에게 가족의 유대감 같은 것을 애초부터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가족이 모인 자리는 화산폭발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지진처럼 불안하기만 했다.
  하지만 조카 딸래미의 가출과 망나니 형의 변신, 동생의 두 번째 재혼과 조폭의 습격과 같은 화려한 사건(?)을 거치면서 각자의 밑바닥에 가라앉아있던 가족애가 조금씩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고령화 가족>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중늙은이처럼 시들어버린 오늘날의 가족을 보는 것 같았다. 떨어지는 출산율로 인해 점점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최근 상황도 그렇거니와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시대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우리들은 젊은 날의 열정과 의욕으로 공부와 명예, 사랑과 권력에 올인 했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빚 독촉과 부양해야 할 가족들뿐이었다. 아니 최근엔 결혼시기도 늦어지고 있으니 가족이라는 마지막 보루까지 사라져버린 것 같다. 결국 경제생활에서 얻은 것은 가계부채와 그에 따른 상실감뿐이 아닐까.

  평균나이 47세의 <고령화 가족>은 한바탕 코미디극을 펼치며 이 시대를 풍자하고 있다. 하지만  유쾌한 소설의 뒤끝에 남는 씁쓸함은 천명관 님의 유쾌한 구라빨로도 채워지지 않는 우리들의 숙제가 아닐까...

분류 :
한국
조회 수 :
624
등록일 :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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