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종의 기원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2016/05/14)
읽은날 : 2016/06/07

 

 

행복의 기원

  "유진은 포식자야.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 (p259)

  '존속 살해'라는 충격적인 소재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살인자의 손에 쥐어진 면도날만 섬뜩하게 번들일 뿐 뇌리 속에 남는 것은 없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사이코패스의 강렬함이 모두 가져가 버린 듯하다. 책을 덮은 지 하루가 지났지만 잔혹함과 매스꺼움이 가시질 않는다. 내 귀라도 잘라버려야 끝이 날는지...


  표지에 그려진 수영장이 검붉은 핏물을 채우고 있는 것처럼 섬뜩하고 잔인하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책을 놓지는 않았다. 피 튀기는 광기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자극적인데다 끊기 힘든 구경거리였다. 남의 집 불구경이 제일 재밌다는 이야기처럼 자기와 상관없음을 확인한 타인의 눈에는 그저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흥밋거리일 뿐이었다.

  혹시 내 안에 숨어있는 광기가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얌전하고 온순한 척 내숭을 떨고 있지만 속으로 상대방의 허점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넘겨버린 상대방의 약점을 마음 속 깊이 세기며 유용하게 써먹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지 반문해본다.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은 소설 속 사이코패스의 시작이 아닐까.


  책은 읽자마자 인터넷 중고서점을 통해 저렴하게 팔아버렸다. 더 이상 우리 집에, 내 방에 놓아두기가 싫었다. 나의 머리 속에 남은 핏자국을 어서 지워버리고 싶었다. 

  나의 책이 누구의 손에서 읽혀질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살인 속에 감춰진 이면을 간파할 수 있는 독자가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류 :
한국
조회 수 :
323
등록일 :
2016.06.09
13:52:35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3029&act=trackback&key=5a1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7302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364 인문 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2011-05-09 7434
363 산문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 최순우 2011-05-09 7430
362 한국 삼포 가는 길 - 황석영 2011-05-09 7368
361 산문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 한비야 2011-05-09 7300
360 외국 대성당 (Cathedral) -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 2011-05-11 7280
359 산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Let Your Life Speak) - 파커 J. 파머 (Paker J. Palmer) 2012-05-07 7165
358 외국 변신 · 시골의사 (Die Verwandlung · Ein Landarzt) -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2011-05-09 7157
357 인문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Denkürdigkeiten Eines Nervenkranken) - 다니엘 파울 슈레버 (Daniel Paul Schrebe... 2011-05-09 7121
356 한국 수난 이대 (외) - 하근찬, 이범선 2011-05-09 7044
355 산문 카일라스 가는 길 - 박범신 2011-05-09 6992
354 인문 4주간의 국어여행 - 남영신 2011-05-09 6991
353 인문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 남영신 2011-05-09 6984
352 인문 심리학, 배신의 상처를 위로하다 (The Gift of Betrayal) - 이브 A. 우드 (Eve A. Wood) 2011-05-09 6983
351 외국 도플갱어 (Der Dppelgänger) - 주제 사라마구 (José Saramago) 2012-06-15 6965
350 사람 희박한 공기 속으로 (Into Thin Air) - 존 크라카우어 (Jon Krakauer) 2011-05-09 6946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