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지은이 : 서현
출판사 : 호형출판 (1999/09/05)
읽은날 : 2001/06/29


그대가 본 이거리를 말하라 1.
멋지게 휘갈겨진 책...
건축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중심을 건축물에 국한시키지 않고 '사람'을 그 중심으로 세워 놓는다. 그래서 더욱 좋은 책...
가까이 있지만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도시의 모습들을 일깨운다. 오늘날의 건축과 과거의 건축이 어우러진... 함께 보전하고 가꿔야 할 우리의 도시를 되돌아보게 한다.


도시와 건축, 전통, 거리와 사람에 대해서 거침없는 입으로 온갖 독설을 내뱉는다. 하지만 그 독설 속에 숨어있는 서현님의 건축학적인 인식과 사물을 보는 냉철한 시각은 도시에 대한 사랑과 함께 하기에 단순한 불평, 불만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섬뜩하게, 때로는 쪽팔리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내 맘에 와 닿는다.


오히려 꽉 막혀있지 않은 서현님의 기풍이 느껴진다. 흔히 전문 분야 종사자들이 갖는 '자신의 일에 대한 맹목적 자위(?)'가 아닌 자신의 일에서부터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 멋있어 보인다. 아름다움을 노래하기에 앞서, 조화롭지 못하고 추한 것을 욕하고, 비판하는 모습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으리라.
한마디로 '건축 에세이'라기 보다는 '문화 에세이'에 가까운 책. 우리의 도시가 갖는 외형적인 모습 이면에 내재된 우리 문화의 본 모습을 보고자하는 작가의 모습이 아름답다.


2.
다시 읽는다. 아니 이번에는 이 도시의 '길'과 '사람'들을 음미하며 다시 걷는다.
두 번째 걸음에서 올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이 거리'를 읽는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 아픈 책... 그렇다고 외면해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


자동차가 활보하는 거리에 작은 모습으로 숨죽이며 걷는 사람들... 우리는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선 차에 대고 욕을 할 수 있는가... 내일의 우리가 정지선을 넘어 보도로 질주하는 차 속의 주인이 되어 있을 수도...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꽤 도전적이며 직설적이다.


"자동차는 보도에서 떠나라.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것이 폭력배의 대표적 속성이 아니던가. 자동차가 보도에 올라서는 이유는 차도를 달리는 다른 자동차가 두렵기 때문이다. 힘없는 보행인들이 폭력배를 몰아내는 길은 단결밖에 없다. 만국의 뚜벅이여, 단결하라. 폭력배들은 문신도 필요하다. 기꺼이 새겨주자. "보도 위 주차금지!"라고."


그래서 약간의 오해의 소지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내용들은 우리시대, 우리가 한번쯤 반성해 봐야할 우리의 '문화'다.
도시와 건축, 거리에 담겨진 우리의 '문화'이다.


이 책은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들어 나간다는 의식이다. 거리는 시민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 파란 신호등을 계속 밝힐 이는 바로 우리, 시민들이다."


이 도시의 주인은 깨어진 보도블록도 아니고, 자동차에 둘러싸여 숨죽이고 계신 이순신 장군도 아니다. 부실과 날림으로 무너진 성수대교도 아니며, 도심 가로막고 서있는 미군부대의 철조망 역시 아니다. 주인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분류 :
인문
조회 수 :
3779
등록일 :
2011.04.26
14:53:06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48&act=trackback&key=72f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648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날짜 최근 수정일
88 외국 잃어버린 것들의 책( The Book Of Lost Things) - 존 커널리(John Connolly) freeism 6242   2012-01-24 2020-03-15 15:22
잃어버린 것들의 책( The Book Of Lost Things) 지은이 : 존 커널리(John Connolly) 옮긴이 : 이 진 출판사 : 폴라북스(2008/10/15) 읽은날 : 2012/01/24 # 1 책읽기를 좋아하는 데이빗은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새엄마...  
87 인문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 강대진 freeism 5644   2012-02-06 2012-03-10 01:41
일리아스, 영웅들의 전장에서 싹튼 운명의 서사시 지은이 : 강대진 출판사 : 그린비 (2010/03/15) 읽은날 : 2012/02/04 <일리아스>는 "트로이아 전쟁(기원전 13세기) 중에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이 분노한 사건"을 노래한 구송시...  
86 한국 고래 - 천명관 freeism 5801   2012-02-12 2012-02-12 07:33
고래 지은이 : 천명관 출판사 : 문학동네 (2004/12/24) 읽은날 : 2012/02/11 # 1. 검푸른 바다를 소리없이 유영하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깊은 숨을 몰아쉬는 당신은 고래를 본 적이 있나요? 가난과 절망에 찌들어버...  
85 인문 조벽 교수의 희망 특강 - 조벽 freeism 6877   2012-02-22 2012-02-24 22:24
조벽 교수의 희망 특강 지은이 : 조벽 출판사 : 해냄 (2011/12/15) 읽은날 : 2012/02/20 조벽 교수님의 책을 읽어본 아내는 교사의 자세는 물론 교수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그의 책을 적극 추천했다...  
84 외국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ttv... freeism 5958   2012-02-29 2020-03-15 15:21
돈키호테(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지은이 :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Sattvedra) 옮긴이 : 박 철 출판사 : 시공사(2004/11/06, 초판 : 1605) 읽은날 : 2012/02/28 '돈키...  
83 산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 파커 J. 파머(Paker J. Palmer) freeism 7327   2012-05-07 2020-03-15 15:21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지은이 : 파커 J. 파머(Paker J. Palmer) 옮긴이 : 홍윤주 출판사 : 한문화(2001/12/18) 읽은날 : 2012/05/06 오래전에 어느 블로거가 남긴 평을 보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  
82 외국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izgerald) freeism 5398   2012-04-12 2012-04-12 23:53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지은이 :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izgerald) 옮긴이 : 김동욱 출판사 : 민음사 (2003/05/01) 읽은날 : 2012/04/11 집 근처 하천을 달렸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움츠렸던 몸이 하...  
81 한국 무진기행 - 김승옥 [1] freeism 5308   2012-03-11 2012-07-13 13:25
무진기행 지은이 : 김승옥 출판사 : 민음사 (1980/11/30) 읽은날 : 2012/03/10 <무진기행> (1964) 잘나가는 처가의 도움을 받으며 그럭저럭 제약회사에 다니던 윤희중은 전무 승진을 앞두고 무진으로 휴양을 온다. 그의 고...  
80 인문 프로이트의 의자 - 정도언 freeism 6837   2012-03-31 2012-03-31 09:21
프로이트의 의자 지은이 : 정도언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2009/10/05) 읽은날 : 2012/03/30 야심한 저녁, <프로이트의 의자>를 펼친다. 오래된 친구에게 자신의 속내를 풀어놓듯, 가슴 속에 응어리진 답답함을 하나씩 설명한다...  
79 한국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freeism 6834   2012-03-20 2012-03-20 12:22
엄마를 부탁해 지은이 : 신경숙 출판사 : 창비 (2008/11/10) 읽은날 : 2012/03/18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라는 말로 소설을 시작된다. 생일잔치를 위해 시골서 올라온 아버지는 함께 올라온 어머니를 서울역에서 놓쳐...  
78 산문 달리기와 존재하기(Running & Being) - 조지 쉬언(George Sheehan) freeism 5642   2012-05-20 2020-03-15 15:20
달리기와 존재하기(Running & Being) 지은이 : 조지 쉬언(George Sheehan) 옮긴이 : 김연수 출판사 : 한문화(2010/08/06) 읽은날 : 2012/05/20 나는 오늘도 달린다. 퇴근 후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시간을 이용해 어둠이 ...  
77 외국 도플갱어(Der Dppelgänger) - 주제 사라마구(José Saramago) freeism 7144   2012-06-15 2020-03-15 15:19
도플갱어(Der Dppelgänger) 지은이 : 주제 사라마구(José Saramago) 옮긴이 : 김승욱 출판사 : 해냄(2006/09/25) 읽은날 : 2012/06/15 도플갱어 :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신과 똑같은 대상(환영)을 보는 현상. 독일어로, '이중으...  
76 한국 원미동 사람들 - 양귀자 [1] freeism 6941   2012-07-05 2014-03-22 13:09
원미동 사람들 지은이 : 양귀자 출판사 : 살림 (1987/11/18) 읽은날 : 2012/07/04 서쪽으로 구월산(지금은 윤산)을 끼고 있는 금사동은 부산이라고는 하지만 2,30분은 버스를 타고나가야 시내에 닿을 수 있는 변두리에 속했다. ...  
75 외국 13계단(13階段) -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 freeism 5046   2012-08-03 2020-03-15 15:18
13계단(13階段) 지은이 :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 옮긴이 : 전새롬 출판사 : 황금가지(2005/12/20) 읽은날 : 2012/08/01 "저승사자는 오전 9시에 찾아온다." 우츠기 부부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판결 받은 사카키바라 료. 그...  
74 인문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 최성애, 조벽 freeism 6435   2012-08-10 2012-08-11 12:38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지은이 : 최성애, 조벽 출판사 : 해냄 (2012/07/22) 읽은날 : 2012/08/11 몇 년 전 자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고 공감해 주라는 것에 대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보통은...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