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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지은이 : 서현
출판사 : 호형출판 (1999/09/05)
읽은날 : 2001/06/29


그대가 본 이거리를 말하라 1.
멋지게 휘갈겨진 책...
건축을 중심으로 우리의 도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중심을 건축물에 국한시키지 않고 '사람'을 그 중심으로 세워 놓는다. 그래서 더욱 좋은 책...
가까이 있지만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도시의 모습들을 일깨운다. 오늘날의 건축과 과거의 건축이 어우러진... 함께 보전하고 가꿔야 할 우리의 도시를 되돌아보게 한다.


도시와 건축, 전통, 거리와 사람에 대해서 거침없는 입으로 온갖 독설을 내뱉는다. 하지만 그 독설 속에 숨어있는 서현님의 건축학적인 인식과 사물을 보는 냉철한 시각은 도시에 대한 사랑과 함께 하기에 단순한 불평, 불만으로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때로는 섬뜩하게, 때로는 쪽팔리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내 맘에 와 닿는다.


오히려 꽉 막혀있지 않은 서현님의 기풍이 느껴진다. 흔히 전문 분야 종사자들이 갖는 '자신의 일에 대한 맹목적 자위(?)'가 아닌 자신의 일에서부터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 멋있어 보인다. 아름다움을 노래하기에 앞서, 조화롭지 못하고 추한 것을 욕하고, 비판하는 모습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으리라.
한마디로 '건축 에세이'라기 보다는 '문화 에세이'에 가까운 책. 우리의 도시가 갖는 외형적인 모습 이면에 내재된 우리 문화의 본 모습을 보고자하는 작가의 모습이 아름답다.


2.
다시 읽는다. 아니 이번에는 이 도시의 '길'과 '사람'들을 음미하며 다시 걷는다.
두 번째 걸음에서 올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이 거리'를 읽는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 아픈 책... 그렇다고 외면해 버릴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


자동차가 활보하는 거리에 작은 모습으로 숨죽이며 걷는 사람들... 우리는 횡단보도 정지선을 넘어선 차에 대고 욕을 할 수 있는가... 내일의 우리가 정지선을 넘어 보도로 질주하는 차 속의 주인이 되어 있을 수도...


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꽤 도전적이며 직설적이다.


"자동차는 보도에서 떠나라.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것이 폭력배의 대표적 속성이 아니던가. 자동차가 보도에 올라서는 이유는 차도를 달리는 다른 자동차가 두렵기 때문이다. 힘없는 보행인들이 폭력배를 몰아내는 길은 단결밖에 없다. 만국의 뚜벅이여, 단결하라. 폭력배들은 문신도 필요하다. 기꺼이 새겨주자. "보도 위 주차금지!"라고."


그래서 약간의 오해의 소지도 없진 않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진 내용들은 우리시대, 우리가 한번쯤 반성해 봐야할 우리의 '문화'다.
도시와 건축, 거리에 담겨진 우리의 '문화'이다.


이 책은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만들어 나간다는 의식이다. 거리는 시민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그 파란 신호등을 계속 밝힐 이는 바로 우리, 시민들이다."


이 도시의 주인은 깨어진 보도블록도 아니고, 자동차에 둘러싸여 숨죽이고 계신 이순신 장군도 아니다. 부실과 날림으로 무너진 성수대교도 아니며, 도심 가로막고 서있는 미군부대의 철조망 역시 아니다. 주인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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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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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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