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칼의 노래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1/10/22)
읽은날 : 2004/01/29


칼의 노래 오래전에 사다가 책장에 꽂아둔 ‘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노랫소리를 따라 남도 뱃길을 흘러간다.
‘공 격 하 라 ~ 물 러 서 지 마 라~!’라 외치던 한 사극의 장군상 때문인지 공격을 독려하는 이순신 장군의 칼짓이 눈앞에 그려진다.


짧고 간결한 문장은 장군의 심리적 상황뿐만 아니라 명랑과 노량에서의 전투를 박진감 있게 표현한다.
둥.둥.둥. 출진 북소리가 울리면 책장위로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그 위로 대장선과 거북선이 적을 향해 돌진한다. 이순신의 마음이 되어, 그의 칼이 되어 왜선을 무너뜨린다. 시퍼런 칼날의 군더더기 없는 순수함으로, 단칼에 쓸어버리는 '일필휘지'의 간결함으로 이순신을 노래한다.


또한 여러 기록(난중일기, 선조실록, 장계 등)을 바탕으로 백의종군할 때부터 마지막 노량해전까지의 이순신을 사실적으로 서술한다. 어떻게 성웅이 되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죽어야 할 사지(死地)를 찾아가는 무장의 모습으로, ‘적군의 적군’으로 전쟁에 임하는 군인의 모습으로 담담히 그려진다.
위인전에서나 볼 수 있는 신화화 된 인물이 아닌 고뇌하고 갈등하는 한 인간으로서 마주게 된다. 군대를 통솔하는 지엄한 사령관은 물론 한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로, 전쟁 속에 휘둘리는 중년 남성으로 그를 만난다.


검푸른 남해바다와 울렁이는 대장선은 아니지만, 번잡한 도심의 비좁은 지하철에서 <칼의 노래>를 들었다. 전쟁의 혼란함과는 대조되는 단순하고 절제된 표현들에 몰입되어 나만의 배에 오른다. 졸고 있는 앞사람은 상상도 못할 필살의 해전이 지하철 귀퉁이에서 펼쳐진다.
한 여인을 몸에 품고 적군을 생각한다. 그리고 군율을 세우기 위해 부하의 목을 배고, 출진을 명한다.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학익진으로 적선을 몰아붙인다. 날아드는 적탄을 피하며 칼은 '피'를 노래한다.
순간, 목적지에 도착한 ‘나’를 발견한다. 칼에 묻은 피를 뿌려 씻으며 지하철에서 내린다. 대장선에서 내린다.


남해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 새벽, 인근 산에 올라 해우가 낀 남도 바다를 굽어보고 싶다. 그래서 칼을 잡고 굽어봤을 장군의 사지을 둘러보고 싶다.
나의 사지는 어디인가...


PS : 이순신 할아버지! 거북선으로 ‘Sea Of Japan'의 ‘다께시마’부터 몰아주세요!

분류 :
한국
조회 수 :
3616
등록일 :
2011.04.28
23:45:17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812&act=trackback&key=238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8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119 산문 인연 - 피천득 freeism 4317   2011-04-30 2011-04-30 01:31
인연 지은이 : 피천득 출판사 : 샘터 (1996/05/20) 읽은날 : 2004/07/28 1. 무더운 여름의 저녁이다. 콱 막힌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펼쳐든다. 2단까지 올려진 선풍기에서도 더운 입김만 품어져 나온다. 숨까지 턱턱 막히는 답...  
118 외국 운명 (Sorstalansag) - 임레 케르테스 (Imre Kertesz) freeism 3840   2011-04-30 2011-04-30 01:29
운명 (Sorstalansag) 지은이 : 임레 케르테스 (Imre Kertesz) 옮긴이 : 박종대, 모명숙 출판사 : 다른우리 (2002/12/05) 읽은날 : 2004/07/08 ‘호국보훈의 달’이 다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117 한국 지상의 숟가락 하나 - 현기영 freeism 4956   2011-04-30 2011-04-30 01:27
지상의 숟가락 하나 지은이 : 현기영 출판사 : 실천문학사 (1999/03/15) 읽은날 : 2004/06/18 “이 글을 쓰는 행위가 무의식의 지층을 쪼는 곡괭이질과 다름없을진대, 곡괭이 끝에 과거의 생생한 파편이 걸려들 때마다, 나는 마치...  
116 외국 난초도둑 (The Orchid Thief) - 수잔 올린 (Susan Orlean) freeism 3971   2011-04-30 2011-04-30 01:26
난초도둑 (The Orchid Thief) 지은이 : 수잔 올린 (Susan Orlean) 옮긴이 : 김영신, 이소영 출판사 : 현대문학 (2003/05/08) 읽은날 : 2004/05/29 “나무에 붙어서 살아가는 착생식물과에 속하는, 메마르고 삐죽삐죽 가시가 돋...  
115 한국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freeism 3443   2011-04-30 2011-04-30 01:19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지은이 : 최시한 출판사 : 문학과 지성 (1996/10/25) 읽은날 : 2004/05/07 학교와 학생을 중심에 놓고 써내려간 연작 소설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선재(학생)의 일기를 빌어 다섯 편으로 묶여있다. 1. 구름 ...  
114 한국 현의 노래 - 김훈 freeism 3549   2011-04-28 2011-04-28 23:50
현의 노래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4/02/10) 읽은날 : 2004/04/27 <칼의 노래>의 문학적, 대중적 성공 이후 대박 영화의 성급한 속편들처럼 얄팍한 상술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있었기에 읽기를 망설였었다. 하지...  
113 산문 날다 타조 - 이외수 freeism 3379   2011-04-28 2011-04-28 23:48
날다 타조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리즈 앤 북 (2003/10/23) 읽은날 : 2004/04/21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하지만 이외수는 이렇게 말한다 ! “다 땔 치아라! 껍데기를 버리고 알맹이를 보라” 백수, 돈, 사랑, 자살...  
112 산문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 김나미 freeism 5288   2011-04-28 2011-04-28 23:47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지은이 : 김나미 출판사 : 황금가지 (2003/10/11) 읽은날 : 2004/03/27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한 허탈감이 무겁게 짓누르는 요즘이다. 내 어깨에 짊어진 온갖 무...  
» 한국 칼의 노래 - 김훈 freeism 3616   2011-04-28 2011-04-28 23:45
칼의 노래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1/10/22) 읽은날 : 2004/01/29 오래전에 사다가 책장에 꽂아둔 ‘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 노랫소리를 따라 남도 뱃길을 흘러간다. ‘공 격 하 라 ~ 물 러 서 지 마...  
110 한국 관촌수필 - 이문구 freeism 3895   2011-04-28 2011-04-28 23:43
관촌수필 지은이 : 이문구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1977/12/15) 읽은날 : 2003/12/22 이문구님의 자전적 연작 소설로 여덟 편의 독립된 이야기가 관촌부락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전개된다. 연작의 단편 영화들이 극장 스크린에 ...  
109 한국 순정- 성석제 freeism 3833   2011-04-28 2011-04-28 23:41
순정 지은이 : 성석제 출판사 : 문학동네 (2000/12/06) 읽은날 : 2003/12/12 가자! <순정>이란 이름으로 가장한 성석제님의 ‘구라’속으로... 이 새롭고도 신나는, 엉뚱한 여행의 주인공으로는 좀도둑질에 만족하지 못한 체 한 여심...  
108 한국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 성석제 freeism 5107   2011-04-28 2011-04-28 23:39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지은이 : 성석제 출판사 : 창작과비평사 (2002/06/25) 읽은날 : 2003/12/08 -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얘, 만수야~ 만그이 읍냐(없냐)?’ 코믹하면서 빠르게 전개되는 만근이의 일대기에서 오래전에 방영되...  
107 외국 내가 나인 것 (ぼくがぼくであること) - 야마나카 히사시 (山中 恒) freeism 4919   2011-04-28 2011-04-28 13:04
내가 나인 것 (ぼくがぼくであること) 지은이 : 야마나카 히사시 (山中 恒) 옮긴이 : 햇살과나무꾼 출판사 : 사계절 (2003/08/30, 초판:1969) 읽은날 : 2003/11/29 생일이거나 자격증을 따서, 혹은 청소 잘해서, 그것도 아니면 그냥...  
106 산문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freeism 3453   2011-04-28 2011-04-28 13:00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3/07/01) 읽은날 : 2003/11/19 올 초부터 지루하게 읽어오던 박경리님의 토지(土地), 그 무게에 눌려 다른 책을 볼 엄두를 못 내다 잠깐 짬을 내어 인근 '...  
105 산문 학교종이 땡땡땡 - 김혜련 freeism 4522   2011-04-28 2011-04-28 12:58
학교종이 땡땡땡 지은이 : 김혜련 출판사 : 미래 M&B (1999/10/20) 읽은날 : 2002/12/20 "시팔, 졸라 재수 없어" 스치는 듯 지나가는 한 학생의 말을 들었을 때, 한없는 무력감으로 스스로 초라해진다. 치밀어 오르는 가슴을...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