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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지은이 : 전시륜
출판사 : 명상 (2000/10/12)
읽은날 : 2002/11/07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 그것만큼 진솔한 얘기가 또 있을까. 화려한 겉모습은 아닐지라도, 미흡한 부분은 많을지라도 그 공백을 자기 나름의 생각과 웃음으로 채워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우연히 마주치게 된 책으로 간단한 저자소개와 몇 편의 서평들만을 보고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 했었다.
약간은 충동성도 있었지만, 이런 '돌발상황'에서 오는 뜻하지 않은 즐거움(간혹 슬픔이 되기도 하지만...)을 어찌 말로 설명할 수 있으랴. 내가 마치 뛰어난 문학적 식견의 소유자라도 된 듯한 뿌듯하고도 즐거운 착각(!)속으로 빠져든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게 만드는 맛깔스러운 젓갈의 느낌처럼, 한국에서의 어린시절과 군대생활, 미국에서의 어려웠던 생활과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 오늘날의 자신과 이웃, 사회의 이야기가 전시륜 님만의 '짭짤한' 언어로 적혀있다.
한국에서 젊은 날은 보냈지만 그후 미국과 타국에서 개방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접해서일까. 한국적 사고와 어우러진, 형식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표현들이 눈에 뛴다. 옆집 아저씨의 '취중진담'처럼 소탈하고, 무불도통한 선사의 '일갈'처럼 번쩍이고, 오랜 명상가의 '잠언'처럼 진지하게 전해진다.


재밌게 읽혀지는 다양하면서 소박한 내용들, 하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깊이와 날카로움은 어느 '유명 철학자' 못지 않다.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 흔히 접하는 평범한 사실, 문득 떠오르는 엉뚱한 생각들을 단순한 일상사나 객기로 넘겨버리지 않고 되짚어 보고, 느껴본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철학'으로 승화시킨다.
제자들을 모아놓고 열변을 토하는 그리스인이나, 뿔테 안경을 낀 어수룩해 뵈는 천재들만이 철학을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리라.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바로 이것 자체가 철학이 아니던가. 인생을 참으로 즐기려는 자세, 철학이 멋지게 다가온다.


정말 유쾌하게도 자-알 읽었다.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작은 용기들이 일상의 삶을 지루하지 않게 가꿔주는 듯하다. 부러움 속에서 지켜본 한 '촌놈'의 희극인생...


책 말미에 소개된 서머셋 모옴의 말이 기억난다.
"행복의 관건은 골목길에 순경이 서 있나 없나를 살펴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는데 있다."

분류 :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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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6
등록일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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