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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지은이 : 도종환
출판사 : 사계절출판사 (2000/11/20)
읽은날 : 2002/10/15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오늘은 '이종환의 디스크 쇼'가 아닌 '도종환의 교육 이야기'를 듣는다.


'이종환'이라는 DJ와 동명이라는 것 때문인지 도종환님의 육성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고있는 기분이다. 또한 책 속의 고운 말들은 선생님에다가 시인, KBS 바른언어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에서 유발된 건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미사어구나 수식어 없이 단아하게 적혀진 글들은 곱게 늙으신(세상을 아름답게 살아오셨다는 느낌이 얼굴 속에 팍! 팍 묻어나는 그런) 어르신을 뵙는 듯 마음이 밝아지고 정화되는 느낌이다.


책은 도종환님이 집에서,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직접 현장을 발로 뛰시는 분인지라 어느 말하나 쉬 놓칠 수 없다. 때로는 한숨 속에서, 때로는 미소 속에서 책을 읽으며 우리들의 교육과 선생님, 학생을 만난다.


우리 아버지 시대에 비해 우리가 받은 교육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발전했으며 오늘날의 교육 역시 민주적이고 학생중심으로 많이 발전해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와 문화(특히 청소년 문화)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부족한 부분에서 오는 오해와 모순을 일상생활을 통해 하나하나 집어나간다. 그리곤 그 틈을 메우기 위한 선생님과 부모님들의 역할까지 조심스레 얘기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선 좀처럼 좁혀질 것 같지 않은 현실의 괴리를 한 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엮어나가자 노력하는데 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책 내용 중에서 시시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향해 바위를 끝없이 밀어 올리는 일, 하지만 다 올려놓았다 싶으면 또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곤 하는 바위 이야기다.
도종환님은 말한다. "교육은 어쩌면 매일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만 거기서 다시 일어서서 허무와 절망과 실패로부터 매일 다시 시작하는 일, 그게 내가 매달려야 할 교육이라 생각한다."


나태한 나, 우유부단한 '문샘'에게 일침처럼 다가온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쉬 바꿔나가지 못한다. 이런저런 핑계거리로 현실의 교과서 안에서만 안주하려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까지 든다. 점점 작아지고 옹색해지는 자신을 되돌아본다.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아래로 떨어지는 시시포스의 돌은 아이들의 돌이 아니라 선생님, 아니 나 자신의 열정인지도 모르겠다. 언덕위로 올려놓으려 하지만 어느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바위...
끝없이 이어지는 희열과 추락의 반복일지라도 오늘의 주어진 무게만큼 밀어올리려 노력하고 싶다. 내일 다시 굴려 떨어진다 하더라도 오늘의 몫을 채우고 싶다. 아이들을 훌륭한 인격형성을 위해서라든가 국가나 민족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라는 거창한 말은 삼가더라도 자신과의 줄다리기에 열심히 임하고 싶다.


오늘도 언덕 위를 향해 열심히 바위를 밀고 있을 도종환 선생님을 생각한다.
나 또한 오늘 실망하고, 내일 좌절하더라도 다시, 다시 도전하리라 다짐한다.


PS:
전혀 초면의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글, 특히 수필이나 산문의 경우 마치 오래 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그 진면목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도종환 선생님, 수필 형식의 잔잔한 일상이지만 그 평범함 속에 들어있는 비수는 예리하고 따끔하기만 하다. 보면 볼수록 도종환님의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인 듯 하다.


그래서 글을 사랑한다.
수필과 산문에서 묻어 나오는 작가의 이미지를 사랑한다.

분류 :
산문
조회 수 :
3667
등록일 :
201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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