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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대성당 (Cathedral)


지은이 :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
옮긴이 : 김연수
출판사 : 문학동네 (2007/12/10)
읽은날 : 2011/03/02


대성당  평범하게 보이는 일상.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친구의 집에서 본 흉측한 치형(이빨을 교정하기 위해 만든 모형)과 못생긴 아기, 그리고 새 같지 않게 조숙한 공작, 그 속에서 식사를 하는 두 쌍의 부부가 등장하는 <깃털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함께 있었지만 뭔가 어색하고 단절된 듯 한 분위기다. 이체로움을 넘어선 모호함.
 이어지는 <보존>, <칸막이 객실>은 더욱 아리송하다.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에서 한 부분을 오려낸 것처럼 알듯말듯한 상황만 남긴 체 끝나버린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지? 작가의 의도는 물론이고 이 책을 옮긴 김연수 님의 생각마저도 궁금해진다. 혹시 놓쳐버린 내용이 있을까 다시 읽어봐도 역시 마찬가지. "뭐야~"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에서는 아들의 생일날 쓰일 케이크를 주문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며칠 뒤 아들은 뺑소니차에 치어 의식을 잃었고 결국 죽게 된다. 이를 모르는 빵집주인은 케이크를 찾아가라며 아빠와 엄마에게 계속 전화를 해댄다.
 박완서 님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통해 대략적인 줄거리는 알고 있었기에 특별히 새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들을 잃게 된 부부의 먹먹함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정지된 화면을 보는 것 같은 이 느낌은 특정 순간을 치밀하게 묘사해 내는 작가(레이먼드 카버)의 스타일이지 싶었다.

 이런 새로움도 잠시, <비타민>, <조심>,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에서는 작가의 의도를 전혀 종잡을 수 없었다.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은 먹먹함이랄까. 이해할 수 없는 텍스트에 갇혀버린 것 같이 가슴을 무겁다.
 그래서일까. 글자들이 눈을 스쳐지나 갔지만 제대로 읽혀지지는 않는다. 결국 띄엄띄엄 읽어가며 곁눈질로 페이지를 넘겨버렸다. <열>, <굴레>, <대성당> 이렇게 세 단편이 남아있지만 이걸 다 읽어야 하나 하는 한숨부터 나왔다. “그래 글자만 따라갈 바에 더 읽어서 뭐해! 그렇다고 여기서 덮어버리긴 너무 아깝잖아.”
 더는 못 참고 두 편을 건너 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과 <대성당>, 이 두 단편이 살아남는다면 제가 행복할 겁니다"라고 작가도 말했듯 <대성당>만큼은 좀 틀리겠지 기대하면서...


 <대성당>에서는 아내의 오래된 남자 친구가 찾아온다. 그가 맹인이라는 점과 그녀의 오랜된 친구라는 점에서 영 탐탁치 못했다. 어색해진 저녁 시간, 나는 맹인에게 텔레비전에서 소개되고 있는 대성당을 설명하게 되었고 결국 대성당을 함께 그려보게 되었다. 맹인의 손을 자신에 손에 포개놓은 체. 그리고 맹인의 말에 따라 눈을 감고 그려본다. 그러자 대성당에 와 있기라도 한 듯 신기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전작에 비해 비교적 스토리 라인이 분명해 그나마 다행이다. 뭐랄까, 내 여자의 친구라거나 앞을 못 보는 맹인이라는 선입관이 작은 그림 한 장으로 무너져 내린다. 아니 그 이상의 '소통'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도가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이외수 님이 즐겨 말해오던 '심안', 육안을 넘어선 영혼의 눈이 바로 이렇지 않을까.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눈이라는 허상에 가려 볼 수 없었던 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아름답고 부러운 일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대성당>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난해했다. 미국 문화에 대한 이질감도 약간 느껴진다. 아무튼 잘 이해되지 않는 단편들이었다. 하지만 서술 방식이나 상황 묘사는 미국 소시민의 삶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는, "리얼리즘"의 대가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었다.
 노랑 바탕에 띄엄띄엄 채색된 붉은 색 지붕처럼 짧지만 강한 인상으로 남을 것 같다.

분류 :
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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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2
등록일 :
20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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