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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지은이 : 김연수

출판사 : 문학동네(2014/11/05)
읽은날 : 2014/12/07

 

 

소설가의 일

  "아무나 쓸 수 있다면 그 건 소설이 아니다" 누가 한 말이지? 아무튼 소설이라고 하는 동경의 대상, 아니 엄청난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제 집 드나들듯 밥벌이까지 하고 계신 김연수 님의 산문집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소설 쓰기를 주제로 글을 엮어 간다. 때로는 유모스럽게, 때로는 철학적으로, 소설의 형식과 구조를 이야기하며 어떻게 쓸 것인가 일러준다. 마치 옆집에 이사 온 소설가 아저씨와 담소를 나누듯 편안하게...


  하지만 역시 소설은 어렵다. 작가는 이런 저런 원칙은 집어치우고 일단 써보라고 이야기하지만 보통 사람이 쉽게 접근을 하기엔 아무래도 어렵다. "나도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에이, 그러면 개나 소나 다 소설가하게?"라며 체념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머릿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써보라며 다섯 가지 실천적 방법까지 제시한다.


  1. 생각하지 말자. 생각을 생각할 생가도 하지 말자. 

  "일단 한 문장이라도 쓰자. 컴퓨터가 있다면 거기에 쓰고, 노트라면 노트에 쓰고, 냅킨밖에 없다면 냅킨에다 쓰고, ...(중략)... 한 글자라도 쓰고 나면, 우리는 비로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소설을 쓰겠다면 생각하지 말자. 쓰고 나서 생각하자." (p199)


  2. 쓴다. 토가 나와도 계속 쓴다.

  "소설가의 첫 번째 일은 초고를 쓰는 일이다. 그 초고를 앞에 놓고 이렇게 묻는다. 내가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쓸 수 없는 건 무엇일까? 그렇게 해서 일단 모르는 것, 쓸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소설가의 두 번째 일이고, 모르는 것을 알고 쓸 수 없는 것을 쓰는 게 세 번째 일이다." (p204)


  3. 서술어부터 시작해서 자기가 토해놓은 걸 치운다.

  "자기가 쓴 것을 명확하게 다듬는 일부터 해야만 한다. 그러니까 쓸 수 없는 것을 쓰기 위해서는 쓸 수 있는 걸 정확하게 쓰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어 문장에서 제일 먼저 손볼 것은 바로 서술어다." (p204)


  4. 어느 정도 깨끗해졌다면 감각적 정보로 문장을 바꾸되 귀찮아 죽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계속!

  "소설은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는 단어들로 문장을 쓰는 일이다. 생각이 아니라 감각이 필요하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뭐가 보이고 들리고 맛이 나고 냄새가 나고 만져지는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게 소설 문장의 시작이라면, 끝은 그렇게 알아낸 감각적 묘사를 유사한, 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다른 감각적 표현으로 치환하는 일이다." (p217)


  5. 소설을 쓰지 않을 때도 이 세계를 감각하라.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학술적으로 아무리 떠들어봐야 한 번 안아주는 것만 못하다. 그건 못해도 너어어어무 못하다. 그러니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소설가는 늘 이 감각적 세계에 안기기를 갈망해야만 할 일이다." (p 225)


  그럼 어떤 소설을 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에 대한 이야기 외엔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아직은 세상의 이야기를 소화하고 풀어낼 재주가 없으므로 나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이야기를 적어보는 수밖에... 하지만 그건 소설이 아니라 자기 혼자 만족해서 히히덕거리는 일기일 뿐이잖아. 결국 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되 제3의 시선으로 자기를 느껴야할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넓혀가다 보면 결국에 그럴싸한 소설 한 편이 완성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라고 지금의 생각이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소설이 어디 그리 쉽겠는가? "에이, 그러면 개나 소나 다 소설가하게?"

  소설, 과연 잘 될까?

분류 :
산문
조회 수 :
2295
등록일 :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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