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하늘로 돌아가리라던 천상병 아저씨의 유고 에세이집... 그러니까 오늘이 시처럼 <귀천> 하신지 꼭 6년째인 샘이다.
"너무나 정직해서 경이로울 수 밖에 없었던 천상병, 지선한 아름다움이 일상의 꿈이었기에 감동과 편벽의 대상도 필요 없이 실행 현재형의 삶만 살다 간 천상병의 유고 에세이이다. 살아서도 기인이었고 죽어서도 기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천상병, 그의 삶을 회고해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나의 천사송, 예술을 알면 배부르요?, 문화의 재건'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눠있는데 생전에 잡지나 신문에 기고한 글을 후에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6,70년대 이야기와 90년대 글들이 담겨 있고 책 후미에는 문학과 비평에 대한 글들(비 전공자인 나에겐 좀 난해하다)이 실려있다. 어린 아이 처럼의 천진함과 문학도로서의 진지함이 함께 담겨있는 책이다.
천상병... 소박한 소시민적 생활이 느껴진다고 할까... 똘똘이와 맥주 한잔... 사랑스런 문둥이... TV에서 본 천상병 님의 털털한 웃음이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걸 알아 주시오. 하루에 맥주 한잔을 마시고 기분이 좋아지면 마음속에 담아둔 마음의 애인들을 생각하고 어린아기들을 생각하면서 콧노래를 부른다면 이 세상에 무엇이 부러우리오. 날마다 아내가 용돈을 어김없이 줄 테니 예금 통장도 한푼이라도 불어날 것이고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어디에 있으리오."
생전에 나온 산문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와는 또다른 전문적인 문학도로서의 고뇌하는 천상병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남는다. 천상병 아저씨의 '귀천' 이후 1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역어진 책이라 좀 산만한 느낌...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글을 모으고 준비했으면 더 좋은 에세이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영원한 젊음과 웃음으로 봄 소풍을 다녀가신 천상병 아저씨의 행복을 빈다.
"여러분은 값지고 자랑스러운 '젊음'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사는데 더 큰 기쁨과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테니까요. 열심히 살아 보십시요. 인간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은 소풍을 온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을 해보십시오. 세상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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