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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여자는 두번 울지 않는다 (The Best Laid Plans)


지은이 : 시드니 셀던 (Sidney Sheldon)
옮긴이 : 정성호
출판사 : 북@북스 (2000/07/05)
읽은날 : 2001/11/21


여자는 두번 울지 않는다 과거 군대에서 밤잠을 줄여가며 읽었던 <영원한 것은 없다>와 같은 긴박한 전개와 구성, 그리고 반전을 기대하면서 그 첫 페이지를 열었다. 과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시드니 셀던'이라는 명성이 지금의 나에게도 이전처럼 명확하게 다가올 수 있을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독기' 품은 여인의 복수극이라는 약간은 진부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시드니 셀던의 '말빨'로 살아난다. 아니 그 이상의 흥미를 집중시킨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사건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음모. 사라져가는 용의자들과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그리고 반전...
책표지와 머리글(옮긴이의 말)에서 보여지듯 사랑하던 남자로부터 배신당한 한 여인의 복수극이 중심 줄거리로 굳이 책제목을 한국식으로 고친다면 <여자가 울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 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너무 재미만을 추구해서일까.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몇몇 허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방대한 스토리에 비해 지나치게 간결하게 넘어가는 이야기가 맘에 걸린다.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글은 긴박한 내용을 표현하는데는 더 이로울지 모르나, 때로는 무게중심을 잃은 난파선처럼 휘청휘청 가벼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안으로부터 흘러 넘치는 진득한 맛을 느낄 수 없는, 소리만 요만한 빈깡통의 '방정'처럼...


그리고 미래의 부와 명예가 보장된 남자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어수룩한 행동들, 상식 밖의 미국 정치와, 그 중심에 있는 대통령의 이상한 행동, 또한 복수라는 일념으로 한평생 '허송세월'로 탕진한 과대망상증의 여자 주인공.
사회나 인간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구조화시키거나 이분법적으로 묘사하는 부분들이 눈에 띈다. 소설의 재미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행위'라고는 하지만... 그 '뻥'이 너무 지나친 감이 없질 않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은 저 먼 별나라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소설과 나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이 된다.


또한 마지막의 '반전' 역시 조금 맘에 걸린다. 물론 이런 서스펜스소설에서 반전을 통해 이야기의 재미는 배가된다지만, 이처럼 이야기의 치밀함 속에 숨어있는 극적인 사건의 전환이 아닌, 작가에 의해 억지스럽고 엉성하게 꾸며진 듯한 반전은 '반전'만을 위해 책 전체를 몰아왔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전'에 초점을 맞춰 나가다보니 이야기의 첫 방향과는 좀 엉뚱한 결말이 나버린 듯한, 결과적으로 <여자는 두번 울지 않는다>라는 제목과는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져버린 내용이다. 마치 표지와 속내용이 다른 싸구려 3류 비디오나 도색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재밋게 읽긴 했지만 책을 읽은 뒤의 허탈감 외엔 남는 게 없다.
왜 그리도 권력에 집착하는지, 왜 한때의 사랑을 '복수'로서 갚아야 하는지... 그리고 '섹스'가 과연 한 인간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그런 존재인지... 인간의 단편적인 면모를 너무 부각시킨 나머지 한순간의 가십거리 이상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그냥... 시간이나 죽일 요량으로 넘길만한 고만고만한 통속소설...
아무런 생각 없이 멍청한 머리로 시간이나 죽일 때 읽을만한 책...

분류 :
외국
조회 수 :
4239
등록일 :
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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