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지은이 : 한정원
출판사 : 행성B잎새 (2011/05/18)
읽은날 :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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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취재형식의 글도 아니고 책을 읽으라는 식의 논설조의 글도 아니다. 오래된 친구를 방문하듯,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듯 편안하게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조국, 최재천, 이안수, 김용택, 정병규, 이효재, 배병우, 김진애, 이주헌, 박원순, 승효상, 김성룡, 장진, 조윤범, 진옥섬. 각 분야에서 나름의 일가를 이룬 이들의 서재를 둘러보며 그들의 인생과 책 이야기를 들어본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항상 곁에는 책이 있었다. 관심 분야가 있으면 관련 책을 몽땅 읽어보거나 여러 책을 동시에 읽기도 했다. 서재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이 아닌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다. 책이 있어 즐겁고 책을 읽어 행복한 진정한 ‘책쟁이’들의 이야기다.
근사하게 꾸며진, 혹은 책으로 뒤덮인 그들의 서재가 부럽기만 하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의 느낌이랄까. 책 속에 파묻힌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이 느껴진다. 아니 부러운 시샘이 나를 채웠는지도 모르겠다. 몇 해 전에는 이중으로 된 서재를 꾸며볼까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내 방 사면에 빼곡히 들어찬 책. 그 분위기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은 책을 소장하는 것 보다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싶은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책이 갖고 있는 든든함은 돈이나 명예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여기 소개된 명사들 역시 이런 충만감을 쫓아 책을 탐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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