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워낭


지은이 : 이순원
출판사 : 실천문학사 (2010/01/15)
읽은날 : 2010/03/26


워낭 # 1.


 얼마 전에 소규모 제작비에 비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워낭소리> 덕분인지 '워낭' 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았다. 오히려 구수함마저 갖게 하는 고향의 단어로 탈바꿈해 버렸다. 그런 이미지에 맞물려 책을 집어 들었는지 모르겠다.
 도시에 자란 나에게 농촌의 생활, 소가 풀을 뜯고 밭일을 하는 풍경을 사회 교과서나 다큐멘터리에서 봤을 뿐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동화 속 이상향이었다. 워낭이라는 단어는 그런 전원에서의 갈망을 묘하게 자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에 부산의 Y서점에서 <워낭>으로 독서토론회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정작 독서토론회가 있는 날엔 참석하지 못했다. 공연 이벤트에 당첨되어 뮤지컬을 보러 갔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 토론회에 참석하고 싶을 만큼의 구미를 끌어당기지 못했다.
 소를 중심으로 꾸려가는 이야기가 평면적인데다 지나치게 빠른 전개가 소설이라기보다는 동화책을 보는 듯 심플했다. 여백이 풍부한 한국화를 보는듯한 간결함이 소를 묘사하는데 적절히 사용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소설이라는 측면에서 보기에는 뭔가 2% 부족해 보였다.
 우추리 차무집에서 몇 대를 이어오며 가족처럼 살고 있는 소를 중심으로 조선 말기부터 한일합방, 해방, 한국전쟁과 같이 급변하는 역사를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소설 속에 나타난 역사를 따라가기에는 소설의 깊이나 분량이 얕아 보인다. 역사에 무심한 듯 살아왔지만 정작 자유로울 수 없었던 우리 민초들에 대해 좀 더 차분한 접근이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세대를 이어온 소의 삶과 질곡 많았던 우리 역사를 연결할 수 있는 다양한 고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둘러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지 싶다. 소가 단지 연극무대의 소품쯤으로 가볍게 치부되어버린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 2.


 글을 적고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부정적으로 흘러버렸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렇게 나쁘게 읽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빠른 전개, 심플함, 가벼움이 어쩌면 이 책을 특징짓는 최고의 장점일 수도 있는데 내 눈엔 왜 하나같이 단점으로 느껴졌을까.
 어쩌면 독서토론회(이하 독토)를 놓쳐버린 심술의 발로일수도, 중고로 구입한 <워낭>에 대한 홀대인지도 모르겠다. 독토를 겨냥해 한 달 전부터 벼르고 읽었던 책이라 그 토라짐이 더 컸을 테고, 특별한 기대 없이 중고로 구입한 책이기에 그 애착이 다른 책에 비해 떨어진 것은 아니었을까.
 아무튼, 머릿속을 떠나버린 생각은 글이 되어 남아버렸고, 뭔가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에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찜찜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워낭>에 대해 쓴 글을 하나 읽었다. 그 글 속에는 투정 이전의 내가 어렴풋이나마 느꼈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워낭>은 그런 소설이다. 역사의 맥을 짚으면서도 절대 앞세우지 않고, 소를 화자로 내세우면서도 절대 투정하지(여태 못했던) 않고, 인간의 소살림을 전혀 가엾이 여기지 않는 아주 자존심이 센 놈이다. 독자도 눈을 낮출 필요없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게 하는 그런 책이다. 소의 내력이 바코드로 축약되는 지금에 그간 소들은 모두 금우궁으로 멀어져 갔지만 결코 아까워할 이야기가 아니다" - 연필 한다스( http://motherstory.tistory.com/528 )님의 글 중에서


 “역사의 맥을 짚으면서도 절대 앞세우지 않고”라는 말이 기막히게 다가온다. 연필 한다스님의 혜안을 보며 이상하게 꼬여버린 내 글을 되짚어본다...

분류 :
한국
조회 수 :
6619
등록일 :
2011.05.09
22:50:25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1777&act=trackback&key=61e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177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54 한국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 서진 freeism 5380   2011-05-04 2011-05-04 14:57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지은이 : 서진 출판사 : 한겨레출판 (2007/07/18) 읽은날 : 2007/09/19 나는 누구이고, 왜 여기 있는가? 기억을 잃어버린 체 뉴욕의 지하철을 맴도는 하진은 지하철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어김없이 기절...  
53 한국 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freeism 4815   2011-05-06 2011-05-06 21:46
즐거운 나의 집 지은이 : 공지영 출판사 : 푸른숲 (2007/11/20) 읽은날 : 2007/12/26 <즐거운 나의 집>은 신문연재를 마치기 전부터 사생활 침해에 대한 전 남편의 고소로 조금 시끄러웠던 책이다. 그때 신문을 통해 세 번의 이...  
52 한국 하악하악 - 이외수 freeism 3970   2011-05-09 2011-05-09 14:43
하악하악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8/03/30) 읽은날 : 2008/04/22 이외수 님의 신작이 나왔다. ‘이외수의 생존법’이라는 부재를 달고 온 이 산문집은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하악하악>! 최근 외수님이 블로그(www.playt...  
51 한국 촐라체 - 박범신 freeism 4538   2011-05-09 2011-05-10 00:35
촐라체 지은이 : 박범신 출판사 : 푸른숲 (2008/03/05) 읽은날 : 2008/05/29 촐라체(6440m),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서남쪽 17Km, 남체 바자르 북동북 14Km 지점에 위치한 6440미터 봉우리로 전 세계 젊은 클라이머들이 오르기를 열...  
50 한국 바리데기 - 황석영 freeism 3934   2011-05-09 2011-05-09 22:13
바리데기 지은이 : 황석영 출판사 : 창비 (2007/07/13) 읽은날 : 2008/06/11 “‘바리’를 ‘버리다’의 뜻으로 해석하여 무가의 내용대로 ‘버린 공주’로 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바리’를 ‘발’의 연철음으로 본다면 ‘발’...  
49 한국 마이 짝퉁 라이프 - 고예나 freeism 4150   2011-05-09 2011-05-09 22:15
마이 짝퉁 라이프 지은이 : 고예나 출판사 : 민음사 (2008/06/13) 읽은날 : 2008/08/29 “요즘 책은 너무 쉽고 가볍습니다. 이런 세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학에서 이런 가벼운 것들만 존재할 수는 없겠지요. 그래서 나...  
48 한국 영원한 제국 - 이인화 freeism 5045   2011-05-09 2011-05-09 22:16
영원한 제국 지은이 : 이인화 출판사 : 세계사 (1993/07/15) 읽은날 : 2008/11/25 역사소설, 내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적인 지식이 많아야 된다거나 조금은 난해하고 지루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역사를 중심으로...  
47 한국 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freeism 5395   2011-05-09 2011-05-09 22:17
밤은 노래한다 지은이 : 김연수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2008/09/30) 읽은날 : 2008/12/22 1930년대 중국, 민생단 사건이 소설의 주배경이라는 말에 조금 어리둥절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내 ‘민생단’을 검색해본다. “일제가 만...  
46 한국 주머니 속의 고래 - 이금이 freeism 4229   2011-05-09 2011-05-09 22:22
주머니 속의 고래 지은이 : 이금이 출판사 : 푸른책들 (2006/12/20) 읽은날 : 2009/06/15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앞선다. 아무런 어려움 없이 지금의 평온함을 얻은 것 같다. 칠흑 같은 어두운 골짜기를 내려가 보지 ...  
45 한국 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freeism 5170   2011-05-09 2011-05-09 22:26
내 심장을 쏴라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2009/05/20) 읽은날 : 2009/11/20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나 글을 잘 썼기에, 무슨 내용을 어떻게 요리했기에...’ 하는 마음이 ...  
44 한국 사과는 잘해요 - 이기호 freeism 6981   2011-05-09 2011-05-09 22:30
사과는 잘해요 지은이 : 이기호 출판사 : 현대문학 (2009/11/12) 읽은날 : 2010/01/21 시봉과 나, 우리는 한마디로 사과에 목숨 거는 놈들이다. 복지시설에서 만난 우리들은 별 이유도 없이 복지사들에게 두들겨 맞았다. 하지...  
43 한국 공무도하 - 김훈 freeism 8716   2011-05-09 2011-05-09 22:44
공무도하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문학동네 (2009/09/25) 읽은날 : 2010/02/02 "님아 님아 내 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니. 아~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님을 어이 할꼬." ...  
42 한국 커피프린스 1호점 - 이선미 freeism 7314   2011-05-09 2011-05-09 22:49
커피프린스 1호점 지은이 : 이선미 출판사 : 눈과마음 (2006/08/09) 읽은날 : 2010/03/18 # 53. <커피프린스 1호점>을 읽고 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 꽤 인기를 끌었던 소설이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알아보니 2007년도에 방송된...  
» 한국 워낭 - 이순원 freeism 6619   2011-05-09 2011-05-09 22:50
워낭 지은이 : 이순원 출판사 : 실천문학사 (2010/01/15) 읽은날 : 2010/03/26 # 1. 얼마 전에 소규모 제작비에 비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워낭소리> 덕분인지 '워낭' 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는 않았다. 오히려 구수함마...  
40 한국 삼포 가는 길 - 황석영 freeism 7989   2011-05-09 2011-05-09 23:07
삼포 가는 길 지은이 : 황석영 출판사 : 창비 (2000/10/10) 읽은날 : 2010/07/20 황석영, 까칠한 표정만큼이나 집요한 그의 중단편은 분단과 전쟁, 이념의 대립 속에 휩쓸리는 인간 군상을 재조명함으로써 우리의 정체성과 앞으...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