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28
지은이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2013/06/16)
읽은날 : 201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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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대표작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을 통해 빠른 속도감과 숨 막히는 스토리에 빠져든 나는 그녀의 데뷔작이었던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까지 찾아 읽었다. 그리고 최근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28>까지 읽었으니 나도 어쩌면 '전작주의자(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모아 의미를 해석해 냄으로써 그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자신의 세계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한때 이문열, 이외수 님의 책을 찾아 열심히 읽어 내렸던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여류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보기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정유정 님의 글을 특별히 찾아 읽었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이, 그녀의 책이 모두 베스트셀러에 들면서 나의 노력으로 찾아 읽었다기 보다는 시대의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읽게 되었다는 것이 더 적당한 표현 같다. 서점가의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읽지 않으면 왠지 주류에서 밀려나버릴 것 같은 불안감이 내 전작의 숨은 정체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나 인물 사이의 내적 관계보다는 전염병과 개를 중심에 놓고 벌어지는 외적인 사건이 주가 되다보니, 시각적 영상만 가득했지 이를 음미할 수 있는 묘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였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사건이 독자의 흥미는 이끌어냈을지 몰라도 소설의 현실성과 읽는 깊은 맛은 살리지 못한 것 같다. 특히 미치광이 살인자, 동해의 모습은 소설의 현장감을 떨어뜨리는 듯 했다. 개에 집착해 살인과 방화까지 마다하지 않는 악착같은 모습이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다. 작가가 표현하려 했던 인간애가 '무협호러액션물'에 가려진 느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