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무지개와 프리즘

지은이 : 이윤기
출판사 : 생각의 나무 (1998/11/05)
읽은날 : 2012/11/13


무지개와 프리즘  

  고등학교 시절 읽은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책을 하나 읽었는데 그 책의 출판사가 "문성출판사"였다. 내 이름의 첫 두 글자가 같은 출판사 이름이기에 적잖이 관심을 갖던 기억이 난다. 펴낸이의 이름을 찾아보기고 하고(아마 문 씨였던 것 같다) 책 사이에 꽂혀있던 독자엽서도 보내기도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성출판사에서는 작은 시집 한권을 보내 왔던 것으로 기억난다.
  이번에 읽은 <무지개와 프리즘>도 이와 비슷한 연유에서 집어든 책이다. 내 홈페이지 이름이 프리즘(freeism.net)이라 이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궁금해 검색해봤더니 책 제목과 함께 '이윤기'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알다시피 그는 우리나라에 그리스 로마신화 열풍을 불게 한 주역으로 그리스 신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유려하고 정확한 번역문으로 명성이 자자했었고 나 또한 그가 번역한 <장미의 이름>, <그리스인 조르바>와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었기에 상당히 반가웠다. 특히 이윤기 님의 글을 모두 읽고는 그에게 주례를 부탁했다는 <전작주의자의 꿈>의 저자, 조희봉 님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아무튼 우리 시대를 빛내고 있는 최고의 글쟁이라는 점과 같은 '프리즘'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게 책을 펼쳐들었다.

 

  '1부 내가 사랑하는 인간들'에는 혜능, 니코스 카잔차키스, 생텍쥐페리, 베토벤, 소크라테스 등 인류의 삶에 빛을 가져다 준 현인들에 대한 단상들이 실려 있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들려주며 새로운 관심을 불러오게 한다. 특히 베토벤에 대한 글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여기서 소개된 <베토벤의 생애> (로맹 롤랑)까지 덩달아 주문해버렸다. 마음 맞는 친구의 오랜 지기를 만났을 때의 호감, 바로 이 느낌이다. 친구가 덩달아 늘어난 느낌이다.

 

  '2부 신화는 힘이 세다'에서는 신화속의 이야기가 어떻게 현실 속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두고 전개되는 글이기에 조금 난해한 부분도 보인다. 하지만 현실 문제를 푸는 실마리를 과거의 신화에서 발견해내는 해안이 돋보인다.

 

  '3부 청년들에게 고함'은 굳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글이라기보다는 작가 자신의 느낌을 적은 산문이나 수필로 보는 것이 가깝겠다. 그래서 심각하지 않으면서 어디 하나 얽매임이 없다.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그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가볍게 훑어보는 느낌이다.

 

  '4부 꿈이 너무 큰가요'는 후기를 대신해 29회 동인문학상(1998년)을 수상한 뒤의 인터뷰 글이 실려 있다. 그의 번역작업과 글쓰기에 대한 총평쯤으로 봐도 되겠다.
  특히 그가 매진했던 신화에 대한 견해가 인상 깊다. "신화와 고대 종교 읽기를 좋아합니다만 그 자체가 나의 목적은 아닙니다. 나의 목적은, 거기에 투사되어 있는 인간의 모습을 읽는 일입니다." (p342)
  신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소박한 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결국엔 인간, 우리라는 말이 그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리즘’은 무지갯빛 글을 만들어내는 작가 자신이나 시대, 혹은 문화를 의미했다. 상황이 어떻든 이것이 만들어내는 글이야 말로 우리시대 최고의 무지개라는 말.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곳 프리즘(freeism.net) 역시 나를 빚어내는 하나의 도구인 샘이다.
  이윤기 님에 대한 진면목을 깨달을 수 있는 책으로 조금 더 일찍 알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도 아마 조희봉 님처럼 이윤기 작가의 전작주의자가 되려는 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는 이미 이윤님의 소설, 번역서, 산문이 한 아름 쌓여있으니 말이다.

 

분류 :
산문
조회 수 :
4851
등록일 :
2012.11.13
16:23:42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0869&act=trackback&key=82f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6086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328 한국 아가미 - 구병모 freeism 3254   2013-05-14 2013-05-15 05:29
아가미 지은이 : 구병모 출판사 : 자음과 모음 (2011/03/23) 읽은날 : 2013/05/14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의 2/3이 물로 이뤄져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반 이상의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수영을 배웁니다...  
327 산문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 천종호 freeism 2564   2013-05-10 2013-05-11 15:42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지은이 : 천종호 출판사 : 우리학교 (2013/02/18) 읽은날 : 2013/01/09 소년법정의 모습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고개를 숙인 어린 나이의 피고인과 눈물로 선처를 호소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뒤로하고...  
326 인문 교사와 학생 사이(Teacher And Child) -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 freeism 3270   2013-03-12 2020-03-15 15:17
교사와 학생 사이(Teacher And Child) 지은이 : 하임 G. 기너트(Haim G. Ginott) 옮긴이 : 신흥민 출판사 : 양철북(2003/11/15, 초판:1972) 읽은날 : 2013/03/11 나는,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오늘도 방황을 한다. 우리 반 A...  
325 인문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 김현수 freeism 2963   2013-02-13 2013-02-13 12:35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지은이 : 김현수 출판사 : 에듀니티 (2012/12/21) 읽은날 : 2013/02/13 학교에서 근무한지도 올해로 10년을 넘어서는 것 같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나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  
324 산문 가슴으로 크는 아이들 - 이경수 freeism 2894   2013-01-17 2013-05-10 20:38
가슴으로 크는 아이들 지은이 : 이경수 출판사 : 푸르메 (2006/07/19) 읽은날 : 2013/01/10 교단일기를 쓴 기억이 난다. 매일 매일 적지는 못했지만 이삼일에 한 번씩은 적으려했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  
323 산문 사랑외전 - 이외수 freeism 4009   2012-12-31 2012-12-31 09:37
사랑외전 지은이 : 이외수(글), 김태련(그림) 출판사 : 해냄 (2012/10/30) 읽은날 : 2012/12/30 다시 외수님의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내가 구입한 책은 아니고 우연히 하늘에서 쿵! 떨어진 책. 사연인즉, 얼마 전에 한 온라인...  
322 인문 종교란 무엇인가 - 오강남 freeism 4286   2012-12-03 2012-12-03 21:46
종교란 무엇인가 지은이 : 오강남 출판사 : 김영사 (2012/09/21) 읽은날 : 2012/12/03 집중력은 책장을 넘길수록 흐려졌다. 소설 중심의 책읽기에서 벗어나 조금 심각해지고 싶다는 막연한 치기에서 선택한 종교이야기는 쌀쌀해진 ...  
» 산문 무지개와 프리즘 - 이윤기 freeism 4851   2012-11-13 2012-11-14 00:01
무지개와 프리즘 지은이 : 이윤기 출판사 : 생각의 나무 (1998/11/05) 읽은날 : 2012/11/13 고등학교 시절 읽은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책을 하나 읽었는데 그 책의 출판사가 "문성출판사"였다. 내 이름의 첫 두 글자가 같은 출...  
320 외국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freeism 5393   2012-11-10 2020-03-15 15:17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 지은이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옮긴이 : 김이섭 출판사 : 민음사(1997/08/01, 초판:1906) 읽은날 : 2012/11/08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출세였던 시절, 신학교 입학 시험...  
319 한국 캐비닛 - 김언수 freeism 5272   2012-10-22 2012-10-22 22:27
캐비닛 지은이 : 김언수 출판사 : 문학동네 (2006/12/17) 읽은날 : 2012/10/22 살인청부업자라는 독특한 소재를 맛깔스럽게 요리해낸 <설계자들>을 통해 작가 김언수를 알게 되었지만 그는 이미 <캐비닛>이라는 발칙한 소설로 상...  
318 인문 안철수의 생각 - 안철수 freeism 4656   2012-10-12 2012-10-12 23:20
안철수의 생각 지은이 : 안철수 엮은이 : 제정임 출판사 : 김영사 (2012/07/19) 읽은날 : 2012/10/12 그의 책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이번 대선에 출마 여부를 놓고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은 상태인데다 그의 생각을 직접...  
317 산문 욕망해도 괜찮아 - 김두식 freeism 4212   2012-10-05 2012-10-23 07:44
욕망해도 괜찮아 지은이 : 김두식 출판사 : 창비 (2012/05/21) 읽은날 : 2012/10/05 욕망, 우리 안에 감추어진 은밀한 욕구를 양파껍질을 벗기듯 사정없이 까발린다. 한 꺼풀씩, 더 이상 벗겨낼 것이 없어 보이다가도 또 다...  
316 사람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 김종대 freeism 3165   2012-09-27 2012-10-17 08:49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지은이 : 김종대 출판사 : 가디언 (2012/04/20) 읽은날 : 2012/09/26 누구나 마음에 담아둔 인물이 한두 명은 있게 마련이다.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처럼 일상 속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315 외국 제노사이드(ジェノサイド) -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 freeism 4570   2012-09-16 2020-03-15 15:20
제노사이드(ジェノサイド) 지은이 : 다카노 가즈아키(高野和明) 옮긴이 : 김수영 출판사 : 황금가지(2012/06/08) 읽은날 : 2012/09/16 " 제노사이드 : 특정 집단을 절멸시킬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는 행위 " <제노사이...  
314 인문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 최성애, 조벽 freeism 6432   2012-08-10 2012-08-11 12:38
최성애, 조벽 교수의 청소년의 감정코칭 지은이 : 최성애, 조벽 출판사 : 해냄 (2012/07/22) 읽은날 : 2012/08/11 몇 년 전 자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고 공감해 주라는 것에 대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보통은...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