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수레바퀴 아래서(Unterm Rad)

지은이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옮긴이 : 김이섭
출판사 : 민음사(1997/08/01, 초판:1906)
읽은날 : 2012/11/08


수레바퀴 아래서 (Unterm Rad)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출세였던 시절, 신학교 입학 시험을 보기위해 주(州) 최고의 수재들이 슈트가르트에 모였다. 슈바벤 지역의 대표로 올라온 한스 기벤라트도 그중 한 명으로 마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2등으로 합격한다.
  이렇게 마울브론 수도원에는 입학한 한스는 각지에서 모인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특히 슈바르츠발트에서 온 헤르만 하일너와  가깝게 지낸다. 하일러는 엉뚱하지만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인물로 공부에만 매달려온 한스에게는 신선한 바람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하일러와 가까워지면서 한스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전부라고 믿었던 학문적인 공부 이외의 다른 세상을 접하면서 공부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시들어버린 것이다. 최고의 모범생으로 입소한 한스의 성적은 계속 떨어졌고 급기야 수도원의 문제아로 전락해버렸다. 한스는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급기야 수도원에서 도망친 하일러로 인해 더욱 자포자기해 버린다. 결국 수도원에서 쫓겨난 한스는 주변의 안타까운 눈총 속에 귀향했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들른 대장간에서 육체노동의 건전한 가치를 알게 되며 새로운 삶에 적응해 간다. 하지만 사랑에 눈을 뜸과 동시에 찾아온 배신으로 다시금 깊은 수렁에 빠진다. 결국 한스는 강물에 빠진 체 주검으로 발견되고 만다.
 
  한스의 장래식에서 마을 주민이 나눈 대화를 끝으로 소설은 끝난다.
  "'저기 걸어가는 신사 양반들 말입니다.'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사람들도 한스를 이지경에 빠지도록 도와준 셈이지요.'" (p263)
  "신사 양반"이란 다름 아닌 한스가 다닌 학교의 교사, 교장. 한스의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교육을 꼽으며 현실의 교육제도와 이를 수행하는 교사에 의해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희생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소설 중간에도 "수레바퀴 아래 놓인 달팽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수레바퀴가 현실의 교육제도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그 아래에 놓인 달팽이는 바로 학생들을 의미했다. 아무 잘못 없는 달팽이를 짓눌러버리는 무지막지한 수레바퀴를 교육으로 묘사한 것이다.
 
  아무래도 헤르만 헤세는 기존의 교육제도를 부정적으로 본 것 같다.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하고 고유한 특성을 무시한 체 특정분야의 지식만 측정, 평가함으로써 인간을 황폐화 시킨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라 일컬어지는 소설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10대 때 자살을 시도했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헤세의 이력이 마치 억압접인 교육으로 인해 기인한 듯 인상을 받게 된다. 기존의 교육제도가 없었다면 보다 더 자유로운 이상을 가졌을 수도, 더 위대한 삶을 살 수 있었다는 무언의 시위처럼 보였다.
 
  우리나라의 일선 교육현장을  담당하는 내 역할 때문에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한 인간의 삶을 제도권 교육의 결과로서만 해석하려는 것은 아닐까 의아했다. 학교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유년기의 가정 상황, 이를테면 부모님의 생활습관이나 경제적 정도, 가족 구성원의 상호관계에 따라 학교 교육의 영향이 천차만별로 나타나는데 말이다.
  제도권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회적 요인들은 배제한 체 교육제도만을 만병의 근원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교육은 가정과 사회 모두의 책임인데도 유독 학교와 교사만 모진 매를 맞아야 한다. 잘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당신 탓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교육의 역할이 크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제대로 된 교육은 한 인간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 모든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교육을 부정적인 요인만을 물고 늘어지며 책임을 운운하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짧다.
  교육만을 악의 축으로 몰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반성과 협력이 필요하지 싶다. 드러난 문제점을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 경제, 문화, 정치, 언론 등의 분야에서 함께 바로잡아 나갔으면 좋겠다.

 

분류 :
외국
조회 수 :
5568
등록일 :
2012.11.10
20:25:46 (*.182.220.169)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60847&act=trackback&key=832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6084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sort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332 외국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freeism 2887   2013-07-06 2020-03-15 15:1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 지은이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옮긴이 : 박찬기(민음사), 이효상(오늘의 책) 출판사 : 민음사 (1999/09/25), 오늘의 책(1995.01.10, 초판 1...  
331 한국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freeism 2937   2013-07-10 2013-07-11 10:01
달콤한 나의 도시 지은이 : 정이현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2006/07/24) 읽은날 : 2013/07/10 모처럼 맛보는 초코케익처럼 자극적이고 달콤하다. 아래턱 침샘에서 시작된 전류는 온 몸을 전율케 했고 한 스푼에 칼로리가...  
330 사람 전태일 평전 - 조영래 freeism 2938   2011-04-25 2011-04-25 06:38
전태일 평전 지은이 : 조영래 출판사 : 돌베개 (1983/06/20) 읽은날 : 2001/02/21 전태일과의 만남 ... 아직은 무어라 말할 수 없네... 시대를 뛰어넘은 거리감에서 오는 무심... 불행한 삶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약간의 ...  
329 외국 책 먹는 여우(Herr Fuchs Mag Bücher!) - 프란치스카 비어만(Franziska Biermann) freeism 2956   2014-05-13 2016-09-05 23:27
책 먹는 여우(Herr Fuchs Mag Bücher!) 지은이 : 프란치스카 비어만(Franziska Biermann) 옮긴이 : 김경연 출판사 : 김영사(2001/10/10) 읽은날 : 2014/05/10 책 맛을 모르겠어. 최근엔 바쁜 직장생활이나 운동을 한다는 핑계...  
328 외국 싯다르타(Siddhartha)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freeism 2970   2013-06-11 2020-03-15 15:16
싯다르타(Siddhartha) 지은이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옮긴이 : 박병덕 출판사 : 민음사 (1997/08/05, 초판:1922) 읽은날 : 2013/06/10 삶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출가를 결심한 싯다르타는 사문(탁발승)을 따라 수행하던 ...  
327 기타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 스베덴보리(Swedenbory) freeism 2997   2012-01-01 2020-03-15 15:25
스베덴보리의 위대한 선물 지은이 : 스베덴보리(Swedenbory) 편 역 : 스베덴보리연구회 출판사 : 다산북스(2009/02/05) 읽은날 : 2011/12/31 "천국은 하늘에 있어도, 천국 가는 길은 땅에 있다." (p204) 스베덴보리(1688~177...  
326 산문 가슴으로 크는 아이들 - 이경수 freeism 3023   2013-01-17 2013-05-10 20:38
가슴으로 크는 아이들 지은이 : 이경수 출판사 : 푸르메 (2006/07/19) 읽은날 : 2013/01/10 교단일기를 쓴 기억이 난다. 매일 매일 적지는 못했지만 이삼일에 한 번씩은 적으려했었다. 특성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학...  
325 인문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 김현수 freeism 3088   2013-02-13 2013-02-13 12:35
행복한 교실을 만드는 희망의 심리학 지은이 : 김현수 출판사 : 에듀니티 (2012/12/21) 읽은날 : 2013/02/13 학교에서 근무한지도 올해로 10년을 넘어서는 것 같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나 교사로서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  
324 사람 스티브 워즈니악 (iWOZ) - 스티브 워즈니악 (Steve Wozniak), 지나 스미스 (Gina Smith) freeism 3216   2011-05-09 2011-05-09 22:14
스티브 워즈니악 (iWOZ) 지은이 : 스티브 워즈니악 (Steve Wozniak), 지나 스미스 (Gina Smith) 옮긴이 : 장석호 출판사 : 청림출판 (2008/01/05) 읽은날 : 2008/07/10 사실 자서전을 포함한 전기물은 그다지 잘 읽는 편이 아...  
323 사람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Endurance) - 알프레드 랜싱 (Alfred Lansing) freeism 3222   2011-05-09 2011-05-09 22:15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Endurance) 지은이 : 알프레드 랜싱 (Alfred Lansing) 옮긴이 : 유혜경 출판사 : 뜨인돌 (2000/03/03) 읽은날 : 2008/10/22 1. 인듀어런스 호의 침몰 2. 얼음 위의 대원들 3. 삶과 죽음의 갈림길 4. ...  
322 산문 아름다움도 자란다 - 고도원 freeism 3256   2011-04-27 2011-04-27 23:53
아름다움도 자란다 엮은이 : 고도원 출판사 : 청아출판사 (2002/03/07) 읽은날 : 2002/05/31 고도원님이 읽은 책들 중에서 좋은 글들만을 모아놓은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잠언집, 명상집이라 보면 될 듯싶다. 내가 한때...  
321 만화 나쁜 광수 생각 freeism 3277   2011-04-30 2011-04-30 01:38
나쁜 광수 생각 지은이 : 박광수 출판사 : 중앙M&B (2003/07/31) 읽은날 : 2004/08/23 박광수. 세간에선 처자식을 버리고 젊은 여자와 놀아난 나쁜 놈이라 불렀다... 이혼과 재혼에서 오는 사회적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320 한국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이경해 freeism 3368   2014-05-29 2016-06-13 21:59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지은이 : 이경해 출판사 : 바람의 아이들(2004/04/28) 읽은날 : 2014/05/22 몇 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읽어보길 권했던 책인데 정작 나는 오늘에서야 읽게 되었다. 청소년 도서로서 받은 높은 ...  
319 한국 아가미 - 구병모 freeism 3374   2013-05-14 2013-05-15 05:29
아가미 지은이 : 구병모 출판사 : 자음과 모음 (2011/03/23) 읽은날 : 2013/05/14 수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의 2/3이 물로 이뤄져 있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반 이상의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수영을 배웁니다...  
318 사람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 김종대 freeism 3375   2012-09-27 2012-10-17 08:49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지은이 : 김종대 출판사 : 가디언 (2012/04/20) 읽은날 : 2012/09/26 누구나 마음에 담아둔 인물이 한두 명은 있게 마련이다.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처럼 일상 속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