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ism.net
   
책(Book) 여행(Tour) 사진(Photo) 잡문(Memo) 게시판(Board)  
   > 책에는...      > 책 이야기
     
 
 
- 책에는...
- 책 이야기

  [1년에 50권 읽기]
   - 2012년 (30)
   - 2011년 (33)
   - 2010년 (59)

책에는...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지은이 : 도종환
출판사 : 사계절출판사 (2000/11/20)
읽은날 : 2002/10/15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오늘은 '이종환의 디스크 쇼'가 아닌 '도종환의 교육 이야기'를 듣는다.


'이종환'이라는 DJ와 동명이라는 것 때문인지 도종환님의 육성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고있는 기분이다. 또한 책 속의 고운 말들은 선생님에다가 시인, KBS 바른언어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에서 유발된 건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미사어구나 수식어 없이 단아하게 적혀진 글들은 곱게 늙으신(세상을 아름답게 살아오셨다는 느낌이 얼굴 속에 팍! 팍 묻어나는 그런) 어르신을 뵙는 듯 마음이 밝아지고 정화되는 느낌이다.


책은 도종환님이 집에서,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직접 현장을 발로 뛰시는 분인지라 어느 말하나 쉬 놓칠 수 없다. 때로는 한숨 속에서, 때로는 미소 속에서 책을 읽으며 우리들의 교육과 선생님, 학생을 만난다.


우리 아버지 시대에 비해 우리가 받은 교육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발전했으며 오늘날의 교육 역시 민주적이고 학생중심으로 많이 발전해가고 있다. 하지만 사회와 문화(특히 청소년 문화)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부족한 부분에서 오는 오해와 모순을 일상생활을 통해 하나하나 집어나간다. 그리곤 그 틈을 메우기 위한 선생님과 부모님들의 역할까지 조심스레 얘기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선 좀처럼 좁혀질 것 같지 않은 현실의 괴리를 한 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엮어나가자 노력하는데 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책 내용 중에서 시시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정상을 향해 바위를 끝없이 밀어 올리는 일, 하지만 다 올려놓았다 싶으면 또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곤 하는 바위 이야기다.
도종환님은 말한다. "교육은 어쩌면 매일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만 거기서 다시 일어서서 허무와 절망과 실패로부터 매일 다시 시작하는 일, 그게 내가 매달려야 할 교육이라 생각한다."


나태한 나, 우유부단한 '문샘'에게 일침처럼 다가온다.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쉬 바꿔나가지 못한다. 이런저런 핑계거리로 현실의 교과서 안에서만 안주하려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까지 든다. 점점 작아지고 옹색해지는 자신을 되돌아본다.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아래로 떨어지는 시시포스의 돌은 아이들의 돌이 아니라 선생님, 아니 나 자신의 열정인지도 모르겠다. 언덕위로 올려놓으려 하지만 어느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바위...
끝없이 이어지는 희열과 추락의 반복일지라도 오늘의 주어진 무게만큼 밀어올리려 노력하고 싶다. 내일 다시 굴려 떨어진다 하더라도 오늘의 몫을 채우고 싶다. 아이들을 훌륭한 인격형성을 위해서라든가 국가나 민족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라는 거창한 말은 삼가더라도 자신과의 줄다리기에 열심히 임하고 싶다.


오늘도 언덕 위를 향해 열심히 바위를 밀고 있을 도종환 선생님을 생각한다.
나 또한 오늘 실망하고, 내일 좌절하더라도 다시, 다시 도전하리라 다짐한다.


PS:
전혀 초면의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글, 특히 수필이나 산문의 경우 마치 오래 전에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그 진면목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도종환 선생님, 수필 형식의 잔잔한 일상이지만 그 평범함 속에 들어있는 비수는 예리하고 따끔하기만 하다. 보면 볼수록 도종환님의 성품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인 듯 하다.


그래서 글을 사랑한다.
수필과 산문에서 묻어 나오는 작가의 이미지를 사랑한다.

분류 :
산문
조회 수 :
3815
등록일 :
2011.04.28
12:12:31 (*.43.57.253)
엮인글 :
http://freeismnet.cafe24.com/xe/index.php?document_srl=776&act=trackback&key=acf
게시글 주소 :
http://freeismnet.cafe24.com/xe/77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53 산문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 이외수 freeism 3890   2011-05-06 2011-05-06 21:35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7/04/30) 읽은날 : 2007/10/14 한때는 소설보다 수필이나 산문을 많이 읽었다. 한 인물에 대한 가식 없는 모습이나 일상의 잔잔함을 편안하게 음미해 볼 수 있기 때...  
52 산문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 김훈 freeism 4296   2011-05-03 2011-05-03 02:41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지은이 : 김훈 출판사 : 생각의 나무 (2002/03/08) 읽은날 : 2005/10/15 달리는 지하철에서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순진...  
51 산문 홀로 사는 즐거움 - 법정 freeism 4109   2011-05-01 2011-05-01 01:19
홀로 사는 즐거움 지은이 : 법정 출판사 : 샘터 (2004/06/01) 읽은날 : 2005/01/18 달리는 지하철에서 법정스님이 전하는 자연의 가르침을 듣는다. 물 흐르는 소리, 새 지저귀는 소리 그리고 달빛 넘어가는 소리가 지하철의 소...  
50 산문 이외수 소망상자 바보바보 - 이외수 freeism 5219   2011-05-01 2011-05-01 01:10
이외수 소망상자 바보바보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4/06/22) 읽은날 : 2004/11/29 1. 한 시간 정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싱겁게 읽었다. 2. 작가의 일상을 적은 단편 글과 여백을 채운 삽화가 띄엄띄엄(?) 실려...  
49 산문 느리게 사는 사람들 - 윤중호 freeism 3632   2011-04-30 2011-04-30 01:46
느리게 사는 사람들 지은이 : 윤중호 출판사 : 문학동네 (2000/09/01) 읽은날 : 2004/10/09 느리게... 말 그대로 세상의 흐름에서 조금은 비껴 살아가는 인생들을 그려내고 있다. 돈이라든가 명예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기...  
48 산문 인연 - 피천득 freeism 4573   2011-04-30 2011-04-30 01:31
인연 지은이 : 피천득 출판사 : 샘터 (1996/05/20) 읽은날 : 2004/07/28 1. 무더운 여름의 저녁이다. 콱 막힌 방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펼쳐든다. 2단까지 올려진 선풍기에서도 더운 입김만 품어져 나온다. 숨까지 턱턱 막히는 답...  
47 산문 날다 타조 - 이외수 freeism 3648   2011-04-28 2011-04-28 23:48
날다 타조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리즈 앤 북 (2003/10/23) 읽은날 : 2004/04/21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하지만 이외수는 이렇게 말한다 ! “다 땔 치아라! 껍데기를 버리고 알맹이를 보라” 백수, 돈, 사랑, 자살...  
46 산문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 김나미 freeism 5520   2011-04-28 2011-04-28 23:47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하네 지은이 : 김나미 출판사 : 황금가지 (2003/10/11) 읽은날 : 2004/03/27 세상과 나 자신에 대한 허탈감이 무겁게 짓누르는 요즘이다. 내 어깨에 짊어진 온갖 무...  
45 산문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freeism 3690   2011-04-28 2011-04-28 13:00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지은이 : 이외수 출판사 : 해냄 (2003/07/01) 읽은날 : 2003/11/19 올 초부터 지루하게 읽어오던 박경리님의 토지(土地), 그 무게에 눌려 다른 책을 볼 엄두를 못 내다 잠깐 짬을 내어 인근 '...  
44 산문 학교종이 땡땡땡 - 김혜련 freeism 4733   2011-04-28 2011-04-28 12:58
학교종이 땡땡땡 지은이 : 김혜련 출판사 : 미래 M&B (1999/10/20) 읽은날 : 2002/12/20 "시팔, 졸라 재수 없어" 스치는 듯 지나가는 한 학생의 말을 들었을 때, 한없는 무력감으로 스스로 초라해진다. 치밀어 오르는 가슴을...  
43 산문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 진시륜 freeism 3590   2011-04-28 2011-04-28 12:16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지은이 : 전시륜 출판사 : 명상 (2000/10/12) 읽은날 : 2002/11/07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 그것만큼 진솔한 얘기가 또 있을까. 화려한 겉모습은 아닐지라도, 미흡한 ...  
» 산문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 도종환 freeism 3815   2011-04-28 2011-04-28 12:12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지은이 : 도종환 출판사 : 사계절출판사 (2000/11/20) 읽은날 : 2002/10/15 오늘은 '이종환의 디스크 쇼'가 아닌 '도종환의 교육 이야기'를 듣는다. '이종환'이라는 DJ와 동명이라는 것 때문인...  
41 산문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 장정일 외 freeism 3703   2011-04-28 2011-04-28 12:06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 지은이 : 장정일 외 출판사 : 행복한책읽기 (2001/11/23) 읽은날 : 2002/07/15 장정일. 아니나다를까 제일먼저 떠오르는 건 '거짓말 사건'이다. 그 사건이 한창 불거져 나올 무렵 책방에서 일하던 한 친...  
40 산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Tuesdays with Morrie) - 미치 앨봄 (Mitch Albom) freeism 3745   2011-04-28 2011-04-28 12:04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Tuesdays with Morrie) 지은이 : 미치 앨봄 (Mitch Albom) 옮긴이 : 공경희 출판사 : 세종서적 (1998/06/10, 7200원) 읽은날 : 2002/07/09 왠지 모르게 교화적인 분위기일거라는 생각에 책을 앞에 놓고 ...  
39 산문 아름다움도 자란다 - 고도원 freeism 3444   2011-04-27 2011-04-27 23:53
아름다움도 자란다 엮은이 : 고도원 출판사 : 청아출판사 (2002/03/07) 읽은날 : 2002/05/31 고도원님이 읽은 책들 중에서 좋은 글들만을 모아놓은 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종의 잠언집, 명상집이라 보면 될 듯싶다. 내가 한때...  
     
Since 1998. freeism.net
by moon sung man